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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황금

기자명 법보신문

황금은 무한 탐욕 상징
못쓸만큼 있어도 갈구
지나침은 화를 자초해
만족하는 지혜 갖춰야

 

얼마 전까지 전 세계의 금값이 치솟아, 금테크 열풍이 분 적이 있다. 한동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금값이 안정을 되찾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시 금값이 요동치는 것 같다. 국제 금값이 반등했지만 투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기사가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여하튼 예부터 금은 부의 지표였다. 그래서인지 동서양의 고대 왕국에서는 금화를 주조하여 유통하기도 했다. 금은 불변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다이아몬드나 에메랄드와 같은 보석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만 여러 측면에서 금이 더 좋은 것 같다.


금은 그 독특한 성질로 인해 다양한 최신 전자제품에 반드시 들어가는 광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이아몬드는 인조다이아몬드가 있지만 금은 인조금이 없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연금술을 현실화시키려 노력했지만 결국 아직까지 이 기술은 실현되지 못했다. 그리고 금은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생기는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결국 인간의 기술로는 만들지 못하는 우주의 선물인 셈이다. 그런 만큼 금이 시대를 초월해서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편 금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인간의 탐욕을 경계하시면서 “황금 산의 황금 모두가 두 배나 세 배가 되어도 한 사람에게조차 충분치 않다”라고 하셨다.

 

예를 들어 남산만한 크기의 산이 모두 황금으로 되어 있는데, 누군가 그 산을 소유했다고 하자. 그러면 그 사람은 더 이상 황금에 대한 욕심이 없을까? 오히려 한 돈짜리 금반지를 갖고 있는 사람보다 더 금을 갈구할 것이다. 그래서 그 만한 양의 황금이 또 있어도 그 사람의 욕심을 채울 수가 없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예는 오늘날 쉽게 볼 수 있다. 재벌가의 총수들 가운데에는 그 엄청난 재화를 갖고도 온갖 탈법적 방법을 동원해 탈세와 비자금을 조성하다가 법의 심판을 받는 경우를 본다. 그들에게 부족할 것이 무엇인가. 평생 써도 다 못쓸 만큼의 재화를 갖고 있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족을 모르는 인간의 욕심은 결국 그 화가 자신에게 미친 뒤에야 멈추게 된다. 그래서 옛 성현들은 한결같이 ‘지족(知足)’, 즉 만족을 알라고 하신다. 만족을 아는 자는 김치반찬 하나 만으로도 풍족하고 감사한 식사를 하게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제 아무리 진수성찬도 성에 차지 않는 법이다. 사람의 행복과 불행이 바로 ‘만족’에서 갈리는 순간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예전보다 풍족한 삶을 살면서, 행복도는 오히려 낮아져 있다. 그것은 만족을 모르기 때문이다. 만족을 모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비교’ 때문이다. 남과의 끊임없는 비교는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게 되고, 그로 인해 사실은 풍족하면서도 늘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비교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하신다. 비교는 집착을 낳고, 집착은 속박을 낳게 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괴로움만 커질 뿐이기 때문이다.

 

▲이필원 박사
내가 갖고 있는 것이 적으면 적은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 행복해진다. 그리고 남과의 비교를 멈출 때, 나의 내면은 평온해질 수 있다. 만족을 모르는 사람은 제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갖고 있어도 사실은 가난한 것이며, 만족을 아는 사람은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지만 아무나 실천할 수 없는 것이다. 실천에는 바른 견해와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필원 동국대 연구교수  nikay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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