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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울증과 알아차림 명상 - 1

기자명 인경 스님

끊임없는 부정적 생각으로 비애감 초래

오늘날 우울증은 매우 보편적인 마음현상이다. 괜히 슬프고 의욕이 없으며, 자신에게 비관적인 생각이 자주 일어난다면 우울증의 초기 증상으로 의심해볼 만하다.

이것이 더욱 심해지면 해오던 일들을 갑자기 포기하면서, 방문을 닫고 밖에 나가지 않고 대인관계를 기피하며, 두통이나 위경련과 같은 신체적인 징후가 함께 한다.

그러다가 만성적인 피곤함과 함께 잠을 이루지 못하는 심각한 상태에 빠져든다. 이것이 지속이 되면 ‘이렇게 살 바에는 여기서 끝내자’는 극단적인 생각이 종종 찾아오곤 한다.

우울증은 일종의 정신적 감기
누구나 경험하는 보편적 정서
인지치료는 생각 바꾸기 방법
일상 돌아가면 재발율도 높아

우리에게 우울증의 심각성을 알려주는 계기는 사회적인 관심을 받는 사람들(정치인, 연예인, 기업가)의 자살이었다. 겉으로는 돌발적인 사건과 함께 자살한 것으로 이해하지만, 대부분은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아왔을 가능성이 높다.

우울증이 힘든 것은 완치되었다고 해도 어려운 상황에 노출되면 70~80%가 대부분 재발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우울증은 오늘날 ‘정신적 감기’라고 해서 우리가 자주 경험하는 보편적인 정서이다. “날 건들지 마라. 지금 나 우울해”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은 아니라 할지라도, 인생의 중요한 시점에서 한 번씩은 우울한 기분에 빠져본 적인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울증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치료가 가능한가? 1970년대 이후로 우울증의 치료로 가장 널리 사용하는 방법이 ‘인지치료’이다.

인지치료는 우울증의 원인으로 ‘자동화된 끊임없는 부정적인 생각(rumination)’이라고 본다. 그는 혹은 그녀는 자신의 실수나 좋지 않았던 상황을 반복적으로 생각 한다. 이것은 비유하면, 자신의 머리를 망치질하는 것이며, 마치 소가 밤 새워서 되새김질하는 것과 같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끊임없이 부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서 스스로 비극적 상황으로 몰고 간다.

이런 식이다. ‘그는 날 싫어한 게 분명해’ ‘내가 하는 일은 잘 된 게 하나도 없어’ ‘나는 정말로 쓸모없는 인간이야.’

우울한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과 세계를 부정적으로 해석하여 자꾸 파국적 의미를 재생산해 낸다.

이럴 때, 인지치료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긍정적인 생각들로 바꾸는 변화전략을 선택한다. 우울정서는 부정적인 생각에서 비롯되었기에 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곳에서 발생된 정서도 마찬가지로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측한다.

구체적으론 보면, 첫 번째 전략은 그때의 상황을 그렇게 해석하는 근거를 찾게 하여, 부정적인 의미부여가 객관성이 없음을 보여준다. 곧 그 생각이 사실이 아님을 밝혀준다.

두 번째는 성공한 사례를 보게 한다. 실패한 그곳에서도 긍정적이고 보람 있는 교훈을 찾게 한다. 그래서 세 번째 전략은 직면한 사태를 현미경으로 보지 말고, 망원경으로 바라보도록! 나무보다는 인생이란 숲 전체를 보도록! 이렇게 해서 자신에게 고착된 생각의 웅덩이에서 빠져나오게 만든다.

인지행동 치료자들은 이렇게 자동적 생각과 그 밑바닥의 신념이 근본적으로 바꾸어지면 그의 삶이 바뀐다고 믿는다. 사실 이런 전략은 임상뿐만 아니라, 교육과 경영의 일선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고, 건강하게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매우 효과적임이 증명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오래되고 익숙한 ‘신념’을 바꾸기란 결코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려는 태도는 잘못하면 커다란 저항과 역효과만 불러일으킨다. 아마도 아이를 키워본 학부모님들은 이점을 공감할 것이다.

현실적으로도 우울증에 대한 인지치료는 약물치료보다는 훨씬 효과적이지만, 여전히 재발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상담실에서 호전된 것 같지만, 일상의 현장으로 돌아가면 다시 옛날 습관으로 되돌아가곤 한다. 그래서 인지행동치료 전략에 새롭게 도입한 방식이 ‘알아차림’ 명상이다.

인경 스님 명상상담 연구원장 khim56@hanmail.net
 

[1231호 / 2014년 1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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