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첫 염불시연대회
조계종 첫 염불시연대회
  • 김형규 기자
  • 승인 2014.07.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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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이 학인염불대회를 열었다. 종단 차원의 염불대회는 처음이다. 7월17일 열린 염불대회는 전국의 승가대학에서 300여명의 학인 스님들이 참여했다. 조계종 경내는 스님들의 경연대회를 구경하려는 불자들로 넘쳐났다. 조계사를 들렀다 그 자리에 눌러앉아버린 외국인도 많았다. 응원열기는 뜨거웠다. 승가대학 동문들은 플래카드, 피켓을 흔들며 치열한 응원전을 펼쳤다. 참가자들이 선보인 염불은 다양했다. 불가의 전통적인 염불에서 랩과 같은 현대적 운율이 가미된 신세대 염불도 선보였다. 장중하면서도 발랄하고 감동적이면서도 재미있는, 감동과 즐거움이 어우러져 생기가 넘쳤다.
 
일제 거치며 염불의식 엷어져
염불은 하근기 수행 잘못 인식
 
염불은 수행이며 장엄한 의식
염불선 대중화 계기되길 바라
 
조계종의 염불대회는 뜻밖의 일이었다. 조계종은 오랫동안 염불을 경원시했다. 전통적인 한국불교는 선과 교학, 염불이 어우러진 통불교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염불을 비롯한 불교의식은 점차 엷어졌다. 일제가 무속을 비롯한 전통문화를 탄압하면서 불교의식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무속은 불교의례를 폭넓게 받아들였다. 그 유사성으로 사찰에서의 의례 또한 미신적이고 천하다는 낙인이 찍혔다. 그래서 염불을 열심히 하는 스님들에게는 ‘무당짓’이라거나 ‘재(齋)받이’라는 비웃음이 날아들었다. 여기에 선이 가장 수승한 수행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조계종이 선종을 중심으로 한 수행종단을 표방하면서 간화선 이외의 나머지는 하근기의 수행으로 평가절하 됐다. 염불이나 불교의식에 소월한 것을 오히려 자랑 삼았다. 염불은 개인적인 수행이면서 만일결사와 같이 대중이 함께 하는 수행이기도 하다. 또한 오랜 세월 쌓아올린 화려하고 장엄한 불교의식이다. 그러나 염불이 위축됨으로써 한국불교는 화려함과 그 속에 깃든 멋과 흥을 잃어버렸다. 깨달음으로 향하는 또 하나의 문도 갈수록 좁아졌다.
 
이에 교육원이 나섰다. 교육원은 지난해 염불의식을 승가대학 정규과목으로 지정해 교육을 의무화했다. 승가대학에 입학한 스님은 누구나 염불 및 의례를 배울 수 있게 됐다. 첫 염불시연대회에 300여 스님들과 수많은 불자들이 조계사를 가득 메웠다. 겉으로는 염불을 가볍게 여겼지만 마음으로는 염불을 염원하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염불에 대한 열망은 재가자라고 다르지 않다. 2013년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의 여론조사에서 불자들은 염불수행을 가장 선호했다.

신라의 원효 스님은 교학을 공부하거나 참선하기 어려운 대중들에게 염불을 가르쳤다. 고려의 나옹혜근 스님은 염불을 통해 선정에 드는 염불선을 주창했다. 염불은 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부르며 맑고 밝은 부처님을 닮아가는 수행이다. 경전도, 공간도 필요지 않다. 오로지 마음만 있으면 된다. 지금은 부처님 명호를 부르는 것을 넘어 불교의식 자체를 염불이라 부르지만 의미는 달라지지 않는다. 염불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큰 영향을 준다. 듣는 것만으로 감동이 인다. 세속의 때가 씻기는 기분이다. 마음이 절로 맑아지고 깊어진다. 그래서 대중교화에 있어 이만큼 강렬한 방편도 없다. 염불의 활성화로 염불을 중심으로 한 장엄한 수행문화가 다시 꽃피웠으면 한다. 차제에 순우리말로 된 알기 쉬운 염불의식이 보편화됐으면 좋겠다.

▲ 김형규 부장
교육원은 앞으로 학인 스님들의 설법대회도 기획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염불시연대회의 열기가 설법대회에서도 뜨겁게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형규 kimh@beopbo.com
 
 
 
 
 
 
[1254호 / 2014년 7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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