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시대적으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근대기의 시공간에서 불교계가 새롭게 정립하려는 불교 의식과 행보에 주목한다. 근대라는 시공간에서 불교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사부대중이 어떻게 불교를 존립, 발전시키려 했는가를 분석하고 그 흐름을 짚어내고 있다. 근대불교사와 한국전쟁 이후 불교정화사 연구에 천착해 온 김 교수는 이 책의 1장에서 ‘불교 근대화의 현실인식’을 주제로 나라의 존망이 위태로웠던 시기임에도 도성출입 금지가 풀려 도심으로 나와 포교당을 세우고 불교교세를 확장하려 했던 스님들의 활동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명한다.
일제강점기 당시 최초의 포교당이었던 ‘각황사’를 설립한 배경과 운영 등 전반에 대해 집중 조명하면서 일제하의 역경을 비롯한 불교출판, 근대불교의 청소년 포교와 조선불교소년회, ‘포교법 개설’에 나타난 근대불교의 포교 등 당시 시대상을 살필 수 있는 세밀한 면들을 분석적 시각으로 조명하면서 불교발전을 위해 일본불교와 연대해야 했던 이유와 배경을 제시하고 있다.
제 2장의 주제는 ‘불교 근대화의 다면성’이다. 이 주제를 통해 건봉사의 재일 불교유학생과 봉명학교에 대해 살피면서 불교 근대화의 자생성에 대한 견해도 밝히고 있다. 또 ‘석전과 한암의 문제의식’을 통해 불교 근대화의 노선을 사례별로 분석하고 ‘경봉, 자생적인 불교 근대화의 전범’, ‘만암의 선농일치(禪農一致) 사상’, ‘청담의 불교 근대화와 교육문제’, ‘화엄사 승가대학의 어제와 오늘’이란 주제를 통해서는 당대를 대표하는 선지식들이 불교 근대화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그러면서 선지식들이 조선의 불교와는 전혀 달랐던, 새로운 시대에 접어든 불교인들의 각성과 주체의식을 최우선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점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한 각성을 토대로 당시의 선지식들은 불교 개혁론을 완성해 나갔고 신식학교를 설립했으며 도회지에 포교당을 개설하고 외국 유학과 교단 재건을 위해 노력하는 등 다양한 활동에 매진했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이다. 여기에 새 시대를 맞이한 불교의 역사의식을 점검하는 것이 곧 불교 근대성 연구의 첫 걸음이라는 명제를 덧붙이고 있다.
저자는 마지막 3장에서 ‘불교 근대화와 불교 개혁론’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한용운의 불교개혁사상과 해방공간의 불교’, ‘광덕사상, 그 연원의 시론적 소묘’, 대학생불교연합회의 구도부와 봉은사 대학생수도원, 여성불교운동의 발자취 등 불교계 각 분야의 총체적 움직임들을 밀도 높게 정리했다. 불교계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4만7000원.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261호 / 2014년 9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