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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수륙재, 끝 아닌 새로운 시작…인양 함께 할 것”

  • 사회
  • 입력 2014.11.30 23:53
  • 수정 2014.12.01 16:35
  • 댓글 1

▲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27일째 되던 11월29일 오후 2시30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희생자 영가를 위한 수륙재가 봉행됐다.

‘언능 집에 가자, 다윤아.’
‘양승진 선생님 사랑해요.’
‘권재근님, 혁규군 돌아오세요.’

돌아오지 못하는 9명을 부르는 말들이 플라스틱 모빌과 현수막에 적혀있다. 11월29일, 세월호 참사 227일이 흘렀지만 전남 진도 팽목항에는 아직 산산이 부서진 이름들을 부르는 눈물 섞인 목소리가 가득했다.

29일, 팽목항서 수륙재 봉행
희생자 천도·유가족 위로
“희생자 위한 기도 이어갈 것”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27일째 되던 11월29일 오후 2시30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희생자 영가를 위한 수륙재가 봉행됐다. 조계종긴급재난구호단과 진도불교사암연합회, 백양사·화엄사·송광사·대흥사·금산사·선운사 등 호남 6개 교구본사가 공동주최한 이번 수륙재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가족 등 사부대중 300여명이 모여 떠나간 이들의 영혼을 위로했다.

수륙재에 앞서 진행된 추모음악회에서는 전국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선생님들이 참여해 춤과 노래, 추모시 등의 무대로 안타까운 죽음을 위로했다. 구슬픈 노랫가락이 팽목항 내에 울려퍼지자 참석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유가족 대표 예지 엄마는 “구조작업 중단과 인양에 대한 이야기가 모호해지고 있지만 유가족들은 팽목항을 지킬 것”이라며 인양이 진행될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을 부탁했다. 이어 “그동안 팽목항을 지켜주신 스님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몸을 추스릴 수 있었다”며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인양이 되는 순간까지 너무나 힘들었지만 마지막까지 손잡고 기도해주신 스님께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 엄숙한 분위기 속에 수륙재의식이 진행됐다.

팽목항에 처음 법당이 세워진 것은 참사가 발생한지 5일 후인 4월21일이다. 참사 다음날 조계종은 긴급재난구호봉사단을 팽목항으로 보냈고 무사귀환 기도를 위해 천막법당을 설치했다. 227일 동안 법당을 지켜온 선일 스님은 “일주일 기도를 생각하고 팽목항에 왔지만 막상 현장에 와보니 떠날 수 없었다”며 “유가족들 손을 한 번 더 잡아주고 옆에 앉아 가만히 기도해줬던 것이 그들에게 큰 힘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사회부장 정문 스님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아미타불 극락세계는 연화장 바다 위 연꽃 속에서 환생한다 했으니 이 슬픔의 바다는 아미타불 연화장 바다로 변하고 영가들은 그 위에 뜬 아름다운 연꽃이 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어 수색과 구조활동에 애써준 잠수사들과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참사의 진상이 밝혀지고 유가족들이 슬픔을 달랠 수 있을 그날까지 기도와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법일 스님은 수륙재를 마지막으로 참사와 관련된 활동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며 ”진상규명, 인양 등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27일 동안 팽목항을 지켰던 천막법당은 수륙재 후 철수됐다. 조계종 긴급재난구호봉사단 본부장 법일 스님은 수륙재가 세월호 참사 문제 해결의 끝이 아님을 강조했다. 스님은 ”진상규명, 인양 등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도 “남은 9명을 찾을 때까지 법당을 지키고자 했지만 정부의 수색중단 결정에 따라 법당도 철수하게 됐다”며 “아쉬움이 남지만 전국 사찰에서 남은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 참가자들은 헌다와 헌화를 하고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염원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수륙재는 헌다와 헌화의식으로 마무리됐다. 이어 풍등을 하늘로 띄워 보내고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기도로 끝을 맺었다.

실종자는 10월29일 10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마지막 실종자가 발견된지 103일째 되던 10월29일 자신의 생일날 황지현양이 엄마품으로 돌아왔다. 남은 실종자는 단원고 학생 남현철·박영인·조은화·허다윤, 교사 양승진·고창석, 일반인 이영숙·권재근·권혁규 등이다.

▲ 돌아오지 못하는 9명을 부르는 말들이 플라스틱 모빌과 현수막 등에 적혀있다.

한편 조계종 긴급재난봉사단과 호남 6개 교구본사는 참사 후 220여일 동안 팽목항 법당과 진도 실내체육관 법당에서 릴레이 기도를 진행하고 가족 위로와 잠수부를 위한 식사 제공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날 수륙재에서도 남원 선원사 운천 스님이 참석자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짜장면과 떡국 600그릇을 보시했다.

▲ 수륙재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가족 등 사부대중 300여명이 모여 떠나간 이들의 영혼을 위로했다.

진도=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73호 / 2014년 12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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