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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가을 불교 관련 박사학위 논문-하

사리는 사회통합 장치…돈황이 한국 화엄변상도 원류

 
법화경 삼보는 무상 아닌 영원
글쓰기명상 우울증에 큰 효과
초대종정 효봉 스님 사상 조명

치유 템플스테이 개발모형 제시
휴정 선시는 물아일여의 세계
간화선 재가수행자 체험 고찰

오명지 박사의 ‘중국 역대 왕조의 사리봉안 연구’(동국대)는 부처님의 신체 일부라는 상징성을 지닌 신성한 유물인 사리를 통해 중국에서 불교가 갖는 종교·문화적인 의의 이외에도 사회·정치적인 효용과 의미를 밝힌 논문이다.

논문에 따르면 사리는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초기부터 함께 전해지는데, 중국에서는 왕조라는 정치권력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사리가 봉안되고 공양됐다. 사리를 통한 감득이나 신이와 같은 비일상적이고 초월적인 종교현상과 국가에서 집단 실행한 사리의 봉안 과정을 이용해 왕권을 안정시키고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방편으로 활용됐다. 중국 왕조들은 사리봉안 의례를 통해 인적 동원력을 갖고 민심의 규합과 사회적 통합 및 왕실의 권위를 과시하는 기회로 삼았다는 것이다. 또 고대 한국과 일본의 통치세력들도 중국화 된 사리신앙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사리신앙은 무엇보다 왕권의 강화, 사회적 통합장치로써 활용됨을 논증했다.

오 박사는 “사리에 대한 인식은 당말에 이르러 선종이 성행하게 되면서 고승의 사리로까지 확대돼 성행하게 됐다”며 “그러나 이러한 승사리는 불사리와는 달리 황제들의 정권의 도구로서는 이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선희 박사의 ‘돈황 막고굴과 한국 화엄변상도의 비교 연구’(동국대)는 한국 ‘화엄경변상도’의 원류를 중국 돈황 막고굴의 ‘화엄경변상도’에 두고 각 시기별로 비교 분석한 논문이다. 김 박사는 양자 간의 유사성과 차이점, 그리고 변화 발생 과정을 규명했다. 또 형식적 측면에서 시대별 양식변화의 원인과 그 조형적 특징을 밝히고, 내용적 측면에서의 변화는 당 시대의 종교적 신앙체계와의 연관성을 살펴 ‘화엄경변상도’의 실제적 성격을 파악했다.

김 박사는 18세기 채색불화인 송광사, 선암사, 쌍계사 등 ‘화엄변상도’에 대한 분석과정을 거쳐 한국 ‘화엄경변상도’가 돈황 및 중국 ‘화엄경변상도’를 수용했지만 이들보다 더 세련되고 섬세한 필치로 형상을 묘사했음을 밝혔다. 화면을 여백 없이 가득 채워 구성하면서도 이를 균제와 조화의 형식으로 완성해 종교적 상징성과 시각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음도 밝혔다. 한국의 ‘화엄경변상도’는 경건하고 정제된 장엄미와 화사하면서도 단아한 장식미가 함께 어우러져있는 등 종교화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다하고 있는 불교회화의 정수라는 것이다.

김 박사는 “한국에 ‘화엄경변상도’가 전래된 이후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그 원류인 막고굴 ‘화엄경변상도’의 서사적이고 격정적인 표현은 상징적이고 온유하게 바뀌었고, 현란하고 중후한 색채도 조선 후반기 단아하고 담백하게 변화됐다”고 강조했다.

하영수 박사의 ‘법화경의 삼보 구조에 대한 해석학적 연구’(금강대)는 ‘법화경’을 역사적이나 문헌학적으로 분석했던 기존의 연구방법에서 벗어나 의미론적 통합성을 중시해 ‘법화경’의 사상을 해명한 논문이다. 하 박사는 경전의 통합적인 메시지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개념으로 삼보를 설정했다. 비록 ‘법화경’에 삼보가 명료한 언어표현으로 설명되지는 않지만 ‘법화경’의 내용과 구성에는 삼보의 요소가 온전히 포함돼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 박사는 논문에서 ‘법화경’은 붓다의 비밀을 열어 보임으로써 ‘방편품’에서 경험적 영역의 삼승법에 대해 비밀의 일승법을 설하고, ‘종지용출품’에서 영산회상의 보살들에 대해 불멸의 승보를 보여주고 있으며, ‘여래수량품’에서는 상주하고 있는 붓다를 밝혔다. 이를 통해 ‘법화경’이 제시하는 궁극적인 차원의 삼보란 무상한 것이 아니라 영원함을 본질로 하는 것으로서 불보의 상주성, 법보의 부단성, 승보의 불멸성이 곧 ‘법화경’이 제시하는 삼보에 대한 새로운 입장임을 밝혔다.

김성수 박사의 ‘가정폭력피해 쉼터여성을 위한 글쓰기명상 프로그램 개발과 효과성 연구’(서울불교대학원대)는 가정폭력피해 쉼터여성을 위한 글쓰기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확인한 논문이다. 쉼터여성들에게 10년 이상 명상을 지도해온 김 박사는 예비연구에서 가정폭력 가해남성 집단을 연구 대상자로 선정해 실험을 실시함으로써 본연구 참여자인 쉼터여성과 정서적 사회적 관계성의 의미를 고찰했다. 이어 12명의 실험집단 참여자와 12명의 통제집단을 대상으로 양적연구방법론을 이용해 글쓰기 명상 프로그램의 적용과 그 효과성을 고찰했다.

김 박사는 이 같은 실험 결과 쉼터여성에 대한 적용에서 마음챙김과 드러내기라는 과정변인이 효과성을 발휘하며, 글쓰기명상 프로그램 적용은 쉼터여성의 집착, 우울 기분 반응양식 등 요인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글쓰기명상에서 안내자의 역할은 글쓰기 안에 존재하고 있는 마음챙김 기제를 깨우쳐주는 중재자임을 강조했다.

지원(최규태) 스님의 ‘효봉 원명의 선사상 연구’(동방문화대학원대)는 통합종단 조계종 초대종정으로서 현대 한국불교 정립에 크게 기여한 효봉(1888~1966) 스님의 선사상을 중심으로 수행과 실천행을 연구한 논문이다. 지원 스님은 ‘효봉법어집’을 근간으로 자료들을 정리하고 최근의 다른 연구 성과를 최대한 활용해 효봉 스님의 선사상과 실천행의 삶을 조명했다. 지원 스님은 또 효봉 스님이 조선의 억불정책과 일제의 계율해이를 극복하고 현대 한국불교의 정립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수행할 때 이를 뒷받침한 사상적 근간이었던 고려 지눌 스님의 정혜결사 정신이 이 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에 대해서도 구명했다.

지원 스님은 “효봉 스님께서는 선종의 정통사상을 근간으로 하되 선종조차도 넘어선 불교의 근본정신에서 한국불교의 역사를 정초하려 노력한 현대불교의 거인”이라고 강조했다.

서용석 박사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심신치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동방문화대학원대)는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개최를 계기로 시작된 템플스테이의 운영현황과 장점 및 문제점을 살피고 그에 따른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 논문이다. 서 박사는 이를 위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운영사찰 및 참여자의 참가동기와 만족도, 실제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설문을 통한 템플스테이와 스트레스 감소의 관계성, 그리고 템플스테이의 성과와 문제점에 대해 고찰했다.

서 박사는 이어 템플스테이 활성화 방안으로 템플스테이 사찰별 특화 모델 구축의 필요성, 맞춤형 프로그램 모델 구축의 필요성, 최근 마음치유 프로그램의 특화 유형, 프로그램 개발 운영과 심리상담 전문 인력 양성의 중요성, 외국인을 위한 효율적인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의 확보, 템플스테이 사회공익 인정 체계와 홍보 전략의 강화, 그리고 무엇보다 참가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특화된 치유프로그램 개발의 모형을 제시했다.

이서예 박사의 ‘휴정의 선시에 나타난 불교사상 연구’(동방문화대학원대)는 휴정(1520~1604) 스님의 선교관과 삼교회통의 특징, 원융종풍의 회통적 사상이 휴정 스님의 구도와 깨달음, 교화의 과정을 담아낸 선시에서 어떻게 투영돼 변용되고 있는가를 밝힌 논문이다.

이 박사는 휴정 스님의 선사상과 수행은 생사의 번뇌를 끊고 삼계를 벗어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함이며, 따라서 그의 사상은 어느 면에서 순수한 선문종풍만이 선양한 선사상만이 아니라 정토사상, 화엄사상 등을 포괄하는 원융종풍의 선사상임을 논증했다. 또 휴정 스님의 이러한 원융종풍의 선사상은 조선후기 불교교단의 공통된 수행방법으로 자리매김 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도 구명했다. 특히 무언의 자연에서 진여의 세계를 관조하는 휴정 스님의 선적 직관과 시적 상상력이 조화를 이뤄 빚어낸 물아일여의 깨달음의 세계를 드러내고 있음을 입증했다.

서찬영 박사의 ‘재가불자들의 간화선수행 체험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창원대)는 재가불자들이 간화선 수행으로 화두타파를 체험하고, 일상 속에서 변화된 삶의 모습을 보이게 되는 과정을 내러티브 탐구법으로 기술한 논문이다.

서 박사는 A선원에서 간화선 수행집중 프로그램에 참여해 체험을 이루고 선원의 제반절차에 의해 정식 신도회에서 수행 정진하고 있는 재가불자 15명을 대상으로 7개월간 그들의 신체적·정신적 상태와 체험의 과정, 체험 이후 삶의 변화 모습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서 박사는 이를 통해 수행참여자들이 간화선 수행에 돌입하면서 각자의 구도심과 스님의 지도 영향을 받은 형태에 따라 상이한 신체적 및 정신적 반응과 변화를 경험함을 밝혔다. 특히 서 박사는 수행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경계의 사례들이 깨달음의 세계로 안내하는 파랑새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명시한 뒤 초기불교 수행법의 ‘수행 중 나타나는 10종 통찰 장애’ 등에 견주어 조명하기도 했다.

서 박사는 “이러한 경계들을 거쳐 수행의 진전에 이르게 됨을 확인한 이 연구 결과가 수행 중의 수고로움을 피하지 않도록 수행자들을 독려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07호 / 2015년 8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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