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명상포교-부산 미타선원
13. 명상포교-부산 미타선원
  • 김규보 기자
  • 승인 2015.09.14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도 부산 최초·유일의 사찰 운영 명상센터

▲ 한국명상상담학회 지부인 미타선원 행복선명상상담센터는 어린이청소년 대상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암울한 자료를 발표했다. 대한민국 자살률이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다는 통계였다. 대한민국 인구 10만 명당 29.1명이 자살하고 있는데 이는 OECD 평균인 12.1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며 2위 헝가리(19.4명)와도 큰 격차를 보인다. 무려 11년째 ‘자살률 1위’의 오명이 따라다니고 있는 대한민국의 참담한 현실은, 역설적이게도 경제수준이 높아질수록 심화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과는 반비례로 점점 각박해지는 현실이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하려는 욕구가 늘며 자연스럽게 명상에 대한 관심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부산 미타선원(주지 하림 스님)이 명상포교에 초점을 맞췄던 것은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읽어냈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명상포교 집중
수행학교 설립해 명상 지도
2011년에는 명상센터 조성
다채로운 명상프로그램 운영

10년 명상포교에 신도 변화
매주 한 번 신행활동 펼쳐
명상프로그램 참가 일반인들
불교에 귀의하는 사례 많아


하림 스님은 2005년 11월 미타선원 주지 소임을 맡은 직후부터 명상포교에 집중해왔다. 불자의 70%가 참선을 배우고 싶어 한다는 당시 여론조사에 착안해 시민선방을 개원했다. 그 후 2년 동안 연구와 불사를 병행한 결과 미타선원 명상포교의 모태가 되는 참선교육전문도량 ‘행복선수행학교’를 2008년 11월 개원할 수 있었다. 전국선원수좌회 학술위원장이자 문경 한산사 용성선원 선원장인 월암 스님이 교장인 행복선수행학교는 매년 500여명 가까운 불자들이 입학하는 등 괄목할 성장을 일궜다.

▲ 교육원연수교육 인증과정에 참가한 스님들.

행복선수행학교에서 대중들은 참선에 대한 이론과 수행을 겸비한 불자로 거듭났다. 참선 집중지도를 통해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게 만들어주는 미타선원만의 교육 방식은 입소문을 타고 부산지역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공인된 참선교육시스템 부재는 해결해야 될 문제였다. 참선 강좌의 기초이론과 교육결과에 대한 학계의 이론적 고찰이 전무한 실정에서 이를 포괄하는 명상 교육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게 하림 스님의 판단이었다.

하림 스님은 동방문화대학원대에서 박사학위를 수료한 뒤 2011년 3월 미타선원에 한국명상상담심리학회(회장 인경 스님) 부산지부인 행복선명상상담센터를 개원했다. 행복선명상상담센터는 부산지역에서 최초이자 현재까지도 유일한 사찰 운영 명상센터로 명성을 얻었다. 하림 스님과 미타선원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명상포교를 펼쳐나갔다. 지도자 양성을 주목적으로 부부, 노인, 어린이청소년 관련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개발·시행했다.

▲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노인들을 위한 명상프로그램.

일반인 대상의 ‘행복한 명상교실’ ‘중구청 협약 드림스타트, 어머니 명상프로그램’ 등과 노인 대상의 ‘수면장애 독거노인을 위한 개선명상’, 아동·청소년 대상의 ‘내 꿈 찾기 명상진로적성캠프’ ‘아하! 청소년 명상캠프’ ‘집중력 향상, 명상아 놀자!’ 등 풍부한 프로그램들이 연중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다. 특히 한국명상상담심리학회가 부여하는 3급 자격증 취득을 위한 강좌는 8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행되지만 참여도가 높다. 이밖에 조계종 교육원 연수교육 인증과정 ‘에니어그램에 기초한 고집멸도’는 강좌마다 30여 명의 스님이 참석해 교육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부산광역시 교육청 지원으로 진행 중인 대안교육프로그램 ‘나사랑’은 지역사회는 물론 불교계, 교육계의 귀감을 사고 있다. 프로그램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있지만 이를 호소할 곳 없는 아이들은 방황하며 자칫 ‘문제아’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행복선명상상담센터에서 그들은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받고 결국 자신의 스트레스를 극복해나간다. ‘나사랑’ 참가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지만 그 후에도 미타선원을 잊지 못해 이따금 놀러오기도 하는 것은 이곳의 명상·상담 이론이 현실 속에서 적용되고 있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해볼 만하다.

▲ 주중에도 미타선원 선방을 찾는 불자들이 많다.

이처럼 행복선수행학교와 행복선명상상담센터는 미타선원의 두 축으로 신도들의 신행생활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신도들의 변화’라는 값진 결실을 거두는 원동력이 됐다. 미타선원 신도는 매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신행활동을 한다. 기초교리 강좌, 명상, 선화 강좌, 합창단 등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 미타선원을 찾는다. 하림 스님은 신도들에게 1회성 행사 참여보다는 지속적인 신행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깨달음이 유지되려면 생활이 곧 신행이 돼야 한다는 믿음에서다. 하림 스님의 철학은 10년간의 수행학교·명상상담센터 운영을 통해 미타선원 신도들의 실천으로 발현됐다.

이른바 ‘마음산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와 같은 미타선원의 활동은 불교계의 성공사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타선원의 성공요인은 무엇보다 불자 아닌 일반인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행복선명상상담센터 프로그램들에서 종교적인 내용을 찾기란 쉽지 않다. 불교가 전통에만 매몰된다면 결국 사람들이 사찰 대신 일반 명상센터를 찾게 될 거라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그럼에도 명상의 뿌리는 불교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부처님을 만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행복선명상상담센터를 통해 불법에 귀의하고 있다. 현재 명상 수요는 날로 커지는 반면 불교계는 이를 간화선 아닌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을 보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회적 흐름에서 도태돼 한국불교가 더욱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런 상황에서 미타선원은 수많은 불자들을 배출시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 미타선원은 평생교육원 설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미 교회 1500여 곳에서 평생교육원을 운영하고 있으나 불교계에는 6~7곳에 불과하다. 명상과 인성교육을 아우르는 평생교육원 설립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도심포교당 미타선원에게는 도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10년 동안 오로지 명상포교에 매진해온 뚝심은 조만간 평생교육원 설립을 현실로 만들 것이다. 불도(佛都) 부산에서도 최초이자 유일한 사찰 운영 명상센터에서 차곡차곡 쌓아온 이론과 경험은 보다 많은 이들을 부처님 품으로 인도하는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

“명상은 수천 년 이어온 불교의 언어”

미타선원 주지 하림 스님

▲ 하림 스님
부산·울산·경남지역 사찰 주지스님들과 신도들의 모임 ‘전법도량’의 의장 소임을 맡고 있기도 한 하림 스님은 스님들을 만나면 언제나 명상센터 설립을 권한다. 명상 붐이야말로 한국불교 중흥의 기회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천년고찰과 유서 깊은 참선의 전통을 명상에 접목해 포교한다면 불교가 보다 널리 확산되리라는 판단에서다.

스님은 “불교가 시대의 의식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종교성에만 매달린다면 사람들은 사찰 대신 일반 명상센터를 선택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불교계 내에서 명상포교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아진다면 사람들은 절로 사찰을 찾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인들이 명상을 ‘불교의 것’이라고 여기는 것과 달리 불교계에서는 이를 하대하기도 하는데 스님은 무엇보다 이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하림 스님은 “명상은 수천 년을 이어온 불교의 언어”라며 “명상이라는 용어가 고급 브랜드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실 속에서 불교계는 오히려 명상을 외면하고 있다. 대신 가톨릭계가 명상을 내세우고 있는데, 하루빨리 명상 브랜드를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통 수행법에 집중해온 스님들이 명상포교로의 ‘전환’을 결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특히 사찰 운영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주지스님들에게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림 스님은 “서양의 명상·심리학 이론도 불교교리에서 비롯된 측면이 적지 않다”며 “‘마음 전문가’인 스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명상을 지도하면서 신행생활로 이어지게 한다면 사람들은 결국 불자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하림 스님은 스님들이 자리(自利)의 좁은 틀을 탈피해 이타(利他)로 향할 것을 주문한다. 하림 스님은 “미타선원은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을 모토로 한다. 사람들이 이를 자각하게 만드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며 “한국불교가 진정한 대승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스님들이 세상 밖으로 먼저 나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1310호 / 2015년 9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