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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과 五祖∼化人 해설

“‘이뭣고’ 화두는 남악 회양에 앞서 도명 스님과의 문답에서 시작”


양월중간 지대유령 (兩月中間, 至大庾嶺)

황매산 오조 스님을 친견하려고 갈 때는 집을 떠난 지 30여일 지나지 않았지만 법을 이어받고 올 때 걸린 기간은 황매산에서 대유령까지 두 달간이다. 사람은 마음먹기에 따라 이렇게 다른 모양이다.

소유령과 구별되는 대유령(1000m, 주봉 관음봉은 1428m)은 광동성, 호남성, 강서성 등 남부 세 성(省)의 분령이고 주강(珠江)과 양자강의 두 갈래가 나눠지는 분수경계이며, 천혜의 요새지로 손꼽히는 험난한 곳이다. 이런 까닭에, 100km가 넘게 길게 쭉 뻗은 산맥을 딛고 우뚝 선 대유령 주위는, 남과 북의 차이가 뚜렷한 기후며 매우 다양한 동식물의 분포로 인하여, 자연 그대로가 동물원이고 식물원인 셈이다. 중국 명산 사전(中國名山辭典, 163 쪽) 참조.

성진 명혜순(姓陳 名惠順)

혜순과 혜명이 다른 이유는 명(明) 자와 순(順) 자의 행서, 초서 모양이 서로 비슷해서 각 필사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도를 이른 후에는, 스승 혜능과 같은 함 자를 쓸 수가 없어서 도명(道明)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불교 인사 사략(佛敎人士事略, 30 쪽)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도명 선사(道明 禪師)는 원주(袁州) 몽산(蒙山) 도명 선사(道明 禪師)이다. 속성은 진(陳) 씨, 파양인(?陽人= 江西人)이고 진(陳) 선제(宣帝)의 후예인데, 이 후예들은 진 선제가 죽은 뒤에 민간 사이에 유랑하였다.

소년 시절에 영창사(永昌寺)에 출가하였다. 혹 다른 번역본에서 출가 전에 3품 장군, 또는 4품 장군의 경력을 말하고 있지만 사실과는 다르다. 왜냐하면, 그의 선조가 그런 것이지, 본인은 어려서 동진 출가를 하여서 그런 경력이 있을 리가 없다.

구도심(求道心)이 간절한 도명은 선종 5조 홍인(弘忍) 스님의 문하에 들어가 지냈으나 깨달음을 얻지는 못하였다.

어느 날 아침, 5조 홍인 스님의 가사와 법이 노 행자에게 비밀히 부촉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곧바로 도반 수십 명을 인솔해 앞장서서 추격에 나섰다. 대유령까지 갔을 때에, 도명이 제일 먼저 노 행자를 발견하였다. 이때였다. 위협을 느낀 노 행자는 가사와 발우를 바위 위에 올려놓고 말하였다. “이 가사 신표를 어찌 힘으로 다툴 것입니까? 스님이 마음대로 가져가시오.”

도명이 안간힘을 다해 들어올리려고 애를 썼으나 산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한참 머뭇거리고 두려움에 떨다가 말하였다.

“저, 여기에, 제가 온 것은 법을 구함이지, 가사가 아닙니다. 행자님은 저를 위해 법문을 해주시고 부디 깨우쳐 주시오!”

노 행자가 말하였다.

“불사선(不思善) 선도 생각하지 말고, 불사악(不思惡) 악도 생각하지 말라, 정임마시(正恁?時) 바로 이러한 때에, 아나개시(阿那個是) 어떤 것이, 명상좌(明上座) 명 상좌의, 본래면목(本來面目)? 본래 면목인고?”

이 한 마디 말끝에 대오(大悟)한 도명은, 기쁨을 견디지 못해 온 몸에 땀을 흘리고 눈물을 흘렸다. 도명은 여러 차례 절을 올리고 나서 물었다.

“위로부터 전해 내려온 밀어(密語)와 밀의(密意) 외에 다른 뜻이 또 있습니까?”

노 행자가 말하였다.

“지금 내가 명상좌에게 설해 준 것은 밀어(密語)와 밀의(密意)가 아닙니다. 만약 명 상좌가 자기의 본래 면목(面目)을 반조(返照)하였다면 그 밀어와 밀의는 명 상좌 쪽에 있음을 알았을 것입니다.”(오등회원, 송고승전)

이로써 볼 때, 지금까지 선종사에서 말하는 최초의 화두 이뭣고?는 남악 회양 스님과의 문답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남악 스님 시대보다 20년 이상 앞선 도명 스님과의 문답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야 더 적절할 것이다.



송광사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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