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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대승(新大乘)의 요청

기자명 김정빈

훈고학적 경전 해석, 대승 전통과 달라

현재 한국불교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날이 갈수록 신자의 수가 줄어들고, 신자들의 신심 또한 점점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 불교에 대한 고민은
불자들 함께 고민할 사안

교리, 개혁의 기관차와 같아
두려움없이 창조적 해석해야

그렇긴 하지만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 불교의 외연을 확장하고 신자들의 신심을 강화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안을 개발할 필요가 있는데, 필자는 그 필요에 부응하여 미래의 불교가 어떠해야 할지에 대해 여러 면에서 문제를 제기한 다음 해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미리 말씀드릴 것은, 미래 불교를 위한 문제의 제기와 해법이 필자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불교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필자와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해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하여 대승불교가 일어나던 때와 같이 도도한 새 흐름이 형성되고, 그를 통해 불교가 한 단계 더 빛나는 종교 체계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먼저, 문제의 제기와 해법은 교리에 대한 재검토를 포함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종교는 교리가 기관차가 되어 객차에 해당되는 나머지 것들을 이끌어가는 체계이다. 물론 종교 또한 경제 문제를 포함한 세속사와 관계하는 인간 활동이긴 하지만, 그것이 사업이 아닌 종교라면 교리를 기관차로 삼아 경제 등 나머지 것들이 따라오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 입장에서 볼 때 불교를 발전시키기 위해 사회사업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라든가, 의례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등의 문제는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그것은 객차의 문제일 뿐 기관차 문제가 아닌 것이다. 불교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객차 문제를 논의함으로써 좋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겠지만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기관차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같은 필자의 의견에 대해 “어찌 감히 교리를?”이라는 두려움을 갖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당연하게도 교리(경전)에 대한 그런 외경심은 존중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두려워하는 마음과 존경하는 마음이 합쳐진 외경심 중 두려워하는 마음을 떨쳐내지 못하는 한 한국불교는 개혁을 머뭇머뭇 미룬 끝에 쇠망해버릴지도 모른다.

기독교는 종교 개혁을 통해 개신교가 성립함으로써 중흥된 역사를 갖고 있고, 불교 또한 대승불교 개혁을 통해 새롭게 중흥된 역사를 갖고 있다. 이들 두 종교 개혁은 기존의 종교 본래의 모습을 잃고 있었던 데 대한 반작용의 결과였으며, 기존 교리를 두려움 없이 창조적으로 재해석한 것을 기초 삼았었다.

대승불교는 불멸 후 500년 경부터 발흥하여 이후 약 800년간 지속되었다. 초기, 중기, 후기로 분별되는 이 기간 동안에 대승불교인들은 기존 경전을 재해석하여 새로운 경전을 무수히 창작하였다. 문헌학적으로 엄격하게 분별하는 경우 대승불교 경전들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입에서 나온 말씀 자체는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북방불교 권에 속하는 대한민국의 불제자들은 대승불교 경전의 비불설설에 대해 어떻게 답하고 있을까? 답은 “대승불교 경전들은 부처님 가르침 중 핵심법인 연기법을 이어받고 있다. 따라서 그것은 부처님의 말씀이다”이다.

문제는 대승불교가 발흥한 지 2000 년 가량의 시간이 흘렀다는 점에 있다. 불멸에서 대승불교 발흥까지 500년 동안의 내외적 변화의 양을 그 후 2000년의 동안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일까? 후자가 전자에 비해 십만 배쯤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2000년 전에 찬술된 경전을 훈고학적으로 해석하면서 포교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한번 확정한 교리를 굳건히 지키는 타종교들과 테라와다(남방불교) 전통에서는 응당한 태도이지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온 대승불교 전통에서는 적절한 태도가 아닐 수 있다.

이 입장에서, 필자는 근래 한국불교가 맞고 있는 위기에 대한 거시적 · 본질적 · 전략적인 해결책으로서 (굳건하게 연기 중도법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한) 불교 교리의 재창조까지를 포함하는 새로운 불교 운동(신대승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김정빈 jeongbin22@hanmail.net


[1325호 / 2016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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