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왜 개불알꽃이라 했을까… 꼭 닮았거든”

기자명 법보신문

삼라만상 - 통도사 서운암 들꽃회 ‘꽃밭 법회’

5만평 야생화 보호 위해 발족

부산-울산 전국 7곳에 지부 300여 불자 꽃 사진 찍고 감상






지난 4월 20일 통도사 서운암에서는 ‘제1회 금낭화 들꽃 대축제’가 봉행됐다. 이 축제는 10년 전부터 서운암 주지 성파 스님이 중심이 돼 300여 명에 달하는 불자들이 함께 5만여 평에 달하는 꽃밭을 조성하고 100여 종의 토종 들꽃을 가꾼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주 5일제에 대비한 바람직한 신행 모델로 평가된다. 서운암 불자들로 구성된 ‘서운암 들꽃회’의 꽃밭 법회를 함께 체험해 보았다. (편집자)



통도사 서운암의 4월은 금낭화의 꽃망울로 시작해 그 꽃망울이 활짝 웃음을 띠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그렇다고 서운암 꽃밭에 금낭화만이 피었다는 것은 아니다. 할미꽃과 진달래, 개불알꽃, 민들레 등도 앞다투어 고개를 내밀었다. 서운암 들꽃회의 법회와 신행은 경쟁하듯 피어난 야생화 틈바구니에서 진행된다.

그렇다고 꽃밭 법회가 특별한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성파 스님과 회원들이 자연스럽게 꽃밭에서 대화하거나 들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꽃밭 법회의 전부다. 법회의 내용이야 야단스럽지 않지만 법회 시간 내내 불자들의 불심 증득과 ‘무언가 얻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계속된다. 야생화에 대한 상식이나 사진을 찍는 기법에 대한 지식과 함께 성파 스님의 불교 교리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들을 수 있는 건 서운암 꽃밭 법회만이 지닌 강점일 게다.

부산과 울산, 양산, 제주, 서울, 대구 등 지의 사부대중 1000여 명이 함께 한 가운데 4월 20일 11시 열린 제 1회 들꽃 대축제는 간단한 법회 의식에 이어 본 행사인 꽃밭 법회와 금낭화 감상, 들꽃 사진 찍기 등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이날 꽃밭 법회의 법사는 우리 나라 토종 식물과 들꽃을 30여 년간 연구해 온 김태정 한국야생화연구소 소장. 법회에 참가한 불자들은 초등학생부터 머리가 허연 할머니 불자에 이르기까지 계층이 다양하지만 들꽃에 대해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개불알꽃의 이름에 대한 유래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김 소장의 물음에 초등학생이나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웃음을 터뜨린다.

“그 모양이 비슷해서 그래요. 이 곳에 핀 금낭화나 민들레 등은 이젠 어지간한 야산에서는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귀한 손님이 됐어요.”

“미치광이풀나 등대풀, 일편단심 민들레 등 야생화의 이름은 그럴만한 연유가 있습니다. 미치광이풀은 먹으면 미치광이처럼 행동하는 것이고 등대풀은 해안가에서 많이 자생합니다.”

김 소장의 설명을 듣던 부산시 수영구의 조경희 불자는 “서운암 꽃밭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가족단위로 오고 있다”고 말하면서 “돌아오는 주말에는 가족들과 다시 이 곳을 찾아 야생화에 대해 공부하겠다”며 흡족해 한다.

서운암 금낭화가 핀 곳에서는 김 소장의 야생화 교육 프로그램이 진해되지만 할미꽃과 진달래, 철쭉이 어울린 단 한 켠에서는 성파 스님과 불자들간의 자연스런 대화가 진행된다.

“스님, 불자들이 꽃을 소중히 하고 야생화를 가꾸는 것이 신행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요.”

“불자들은 부처님의 큰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꽃과 향, 차, 쌀, 과일 등을 올립니다. 그 중 제일 공덕이 높은 공양은 역시 헌화입니다. 여러 불자들이 꽃 가꾸는 것은 바로 헌화 공양입니다.”

서운암 꽃밭에서 이루어지는 법회와 신행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이외에도 사진기를 들고 나선 불자들이나 화구(畵具)를 챙긴 사람들의 모습도 서운암 꽃밭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여섯 살 바기 딸과 함께 온 울산의 김영은 보살은 “사찰에 이런 꽃밭이 있는 것은 처음 보았다”고 말하면서 “전국의 산사들이 들꽃밭을 조성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불자가 될 것”이라며 꽃밭에서의 색다른 활동에 눈길을 돌린다.

서울을 비롯한 대구, 부산, 울산, 제주, 경남, 양산 등 7개 도시에 지부를 두고 있는 통도사 서운암 들꽃회는 현재 300여 명의 회원이 등록돼 활동하고 있다. 1년에 분기마다 4차례 모여 들꽃 보호에 관한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서운암 들꽃회는 들꽃 감상회와 사진반 등 소모임을 두고 있기도 하다. 여느 사찰 신도회의 신행과도 달리 정기적으로 법회를 봉행하지는 않지만 매주 주말 마음이 통하는 회원들끼리 통도사 서운암 꽃밭을 찾아 성파 스님이나 서운암 대중 스님과 함께 불교에 대해 공부하고 들꽃을 감상하고 있다.



서운암 주지 성파 스님 - “꽃 가꾸는 게 헌화공양이지요”



“서운암 인근 야산에 조성되어 있는 5만여 평의 꽃밭은 불자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 야외 법석이 되었어요. 사라지는 야생화를 위해 불자들과 함께 가꾼 것이 이젠 포교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10년 전부터 희귀 야생화의 씨앗을 직접 채집하고 분양 받아 5만여 평의 들꽃 단지를 가꾼 통도사 서운암 주지 성파 스님은 “불자들과 함께 꽃밭에서 실시하는 법회나 다담, 사진 찍기 등 프로그램은 지역 포교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님께 올리는 육법공양 중 꽃 보시의 공덕이 으뜸”이라고 강조한 성파 스님은 “서운암 꽃밭은 불자들에게 우리 토종 야생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살아있는 학습장인 동시에 불자들간의 화합을 돈독하게 하는 법당”이라고 소개했다.

2000년 4월 서운암 꽃밭 보호를 위한 신행단체인 ‘서운암 들꽃회’를 꾸린 성파 스님은 “이른 시일 내로 20만 평에 달하는 꽃밭을 조성해 불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꽃밭에 앉아 시와 사진, 수필로 들꽃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매주 주말이면 부산을 비롯한 울산, 대구, 제주 등지의 불자들과 꽃밭에서 다채로운 신행 활동을 주관하고 있는 성파 스님은 “헌화도량인 서운암 꽃밭은 주 5일제가 시행되면 더 각광받는 신행 공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운암 들꽃회에는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참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성파 스님은 들꽃회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진 찍기나 꽃감상, 시-수필짓기 등의 활동도 함께 펼치고 있다고 서운암 들꽃회에 대해 설명했다. 서운암 들꽃회 회원 1년회비는 5만원이다.

홈페이지 www.seowoonam.co.kr이며 이 곳에는 100여종에 달하는 야생화에 대한 사진과 정보가 소개되어 있다. 055)382-7094, 383-1100



글·사진 = 남배현 기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