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강을 예정으로 진행됐던 강의를 17강에서 중단한 것이다. 이렇게 방송을 중도에 내린 것은 재가자인 강의 진행자의 발언이 원인이었다. 8월 28일분 방송에서 문제가 된 것은 강의 내용 중 언급된 ‘가사적(袈裟賊)’. 가사입은 도적이라는 이 표현에 대해 불교텔레비전은 승가에 대한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평가하고 이날 방영된 불교수행론 1강을 원래 예정된 9월 2일에 재방송하지 않았다. 이 상황에 대해 방송 진행자 측이 방송국과 상의해 불교수행론 1강은 재방송이 되지 않고 2강과 3강까지 방송하고 프로그램을 마쳤다.
그러나 47분 여의 방송 시간 동안 전해진 내용은 승가에 대한 단순한 비방이 아니었다.
서산대사가 『선가귀감』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어찌하여 도둑들이 나의 옷을 빌려 입고, 부처를 팔아 온갖 나쁜 업을 짓고 있느냐고 하셨다’라는 구절을 적었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수행에 대한 일침이며 자신을 돌아보는 일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방송에서 내용의 적정성을 타진하고 방송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방송사 본연의 임무이자 권리다. 그러나 누군가의 압력에 의해서든 자체적인 결정에 의해서든 승가에 대한 비판을 방송사에서 제대로 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승가의 눈과 귀를 막아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도록 차단시키는 일이며 또 한편 승가가 비판을 수용하지 못할 것으로 여기는, 승가에 대한 암묵적인 모독인 것이다.
승보를 훼손하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비판을 잠재워버리는 ‘침묵’이다.
공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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