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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검사장 출신 변호사의 추락

홍만표 변호사가 구속됐다. 검사 재직 시절 권력형 비리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수사검사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대통령과 대통령 아들까지 성역 없이 수사한 강단 있는 검사라는 검찰 내부의 평가와 함께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까지 역임했다. 그런 그가 ‘전관’을 앞세워 법과 원칙을 훼손하고 왜곡하는 전 방위 로비를 벌이며 부정한 돈 수백억 원을 벌어들인 탐욕스런 변호사로 추락해 검찰에 구속 수감됐다. 그는 사건을 동료 변호사에게 알선하고 돈을 챙긴 변호사법 위반과 함께 거액의 수입을 탈세한 혐의도 받고 있다. 불과 5년 사이 빌라 120여 채를 소유하게 된 배경도 논란이다. ‘전관’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사법정의를 왜곡시키고 뒷돈을 받는 ‘전관비리’ 의혹의 핵심 당자사로, 실체적인 진실이 밝혀질지도 지켜볼 일이다. 무엇보다 공정한 법의 집행자가 돼야 할 검찰 출신 변호사의 범법 행위에 국민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다.

물론 이런 형편없는 변호사를 배출한 검찰이 직접 수사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진실이 드러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그러나 그는 여론재판을 통해 이미 유죄가 확정됐다. 아마도 탐욕스러운 전관 변호사의 전형으로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금강경’에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이라는 문구가 있다. 꿈이나 환영, 물거품이나 그림자 같다는 의미다. 온전한 문장은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이다. “현상계의 모든 법은 꿈이나 환영, 물거품이나 그림자 같고 이슬 같고 또한 번개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볼지니라”라는 뜻이다. 지금의 비루한 그의 처지는 꿈과 환영 같은, 아침 이슬 같은 허망한 탐욕을 추구한 결과다. 그가 비록 개신교 검사들의 모임인 검찰신우회 창립멤버라지만 만약 ‘금강경’의 이러한 가르침을 알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법을 다루는 일은 항상 ‘삼가는 일’이다. 사법정의는 공평하고 곧은 잣대에서 나온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베는 칼이 되고 결국에는 자신의 발등을 찍는 도끼가 된다. 검찰이 검사장 출신 전관 변호사의 추락을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47호 / 2016년 6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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