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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지삼독(世間之三毒)

성소수자 공격 삼독의 극치

‘잡아함경’에 탐욕진애치(貪慾瞋恚癡) 세간지삼독(世間之三毒) 여차삼독악(如此三毒惡) 영제명불보(永除名佛寶)라는 가르침이 있다.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은 세 가지 독으로 이와 같은 세 가지 악독한 마음을 영원히 없애면 이름하여 보배로운 부처님이라고 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요즘처럼 세상이 복잡하고 살기가 팍팍할수록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 뒤범벅되기 싶다. 그럴수록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다잡아 삼독을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돌아보면 삼독을 조장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정당화하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일부 개신교도들이 그렇다. 자신들에게 전혀 해를 입히지도 않았는데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고 저주를 퍼붓고 거짓으로 이를 정당화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6월11일 서울시 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17회째 계속되고 있는 성소수자축제다. 이 축제를 둘러싸고 서울시 광장은 보수 개신교인들로 한바탕 몸살을 앓았다. 동성애자들의 축제를 허가했다며 서울시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확성기와 피켓을 들고 성소수자들에게 갖은 저주와 폭언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동성애를 허용하는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동성애에 대해 그들이 믿는 신이 반대를 했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다만 개인적인 성적취향에 대해 어떻게 법치국가에서 이런 막말과 폭언, 저주가 가능한지 이해할 수 없다.

불교계는 오래전부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장하고 있다. 성별이나 학력, 인종, 종교, 성적취향 에 따라 차별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법이다. 개신교가 성소수자를 들먹이며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것은 지독한 이기심에서 비롯됐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공격적 선교에 제재가 따를 것이고 기독교 왕국이라는 탐욕을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성소수자에 대한 분노를 부추겨 국민들을 어리석음의 상태로 몰아가려는 것이다. 한때 오른손이 바른손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왼손은 그릇된 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왼손잡이의 능력이 더욱 인정받고 있다. 삼독에 물들지 않으려면 마음을 다스리는 것 뿐만 아니라 세상을 보는 지혜도 있어야 한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48호 / 2016년 6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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