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재적사찰 갖기
22. 재적사찰 갖기
  • 김현태 기자
  • 승인 2016.06.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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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구성 첫 걸음이자 육바라밀 실천하는 출발선

 
2005년 기준 통계청 인구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불자’라고 밝힌 사람은 1076만6463명이다. 이 결과는 전체 인구의 23%, 종교를 가진 사람의 43%를 차지하는 것으로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대 종교가 불교임을 확인시켜 준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스스로 불자임을 밝히면서도 ‘불자로서 불자답게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교육·정보 제공해
부처님 가르침 배우고 실천
기복불교 중심 세태 벗어나
신행으로 나아가는 첩경


이 같은 지적은 통계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고산문화재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 달에 한 번 이상 사찰을 찾는 불자는 34% 수준이었다. 불자 10명 중 7명은 소위 ‘초파일신자’ 수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개신교 신자는 79%, 가톨릭 신자는 51%가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종교시설을 찾는다고 했다. 이는 한국갤럽이 2014년 조사한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종교의례 참석’의 중요성에 대해 불자는 19%만이 동의를 표했으나 개신교 신자는 49%, 가톨릭 신자는 32%가 중요성을 역설했다.

‘불자답게 삽시다’ 실천항목 ‘재적사찰 갖기’는 불교계의 이러한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첫 걸음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단위가 가정인 것처럼, 사찰은 교단을 이루는 최소단위이다. 개별 사찰이 모여 교구를 형성하고, 종단이 되고, 교단을 형성한다. 따라서 재적사찰 갖기는 교단을 구성하는 첫 걸음인 동시에 계를 수지하고 불법을 배워 육바라밀을 실천하는 시작점이다. 결국 앞서 제시한 불자답게 거듭나기 위한 항목들을 실천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인 셈이다.

포교일선에서 활동 중인 스님들도 재적사찰 갖기에 대해 사찰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가지고 불자임을 드려내는 실천행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서울 호압사 주지 우봉 스님은 “불자로서 권리를 행사하기에 앞서 의무를 생각해야 한다. 불자의 의무는 부처님 법을 배워 실천하고 외호대중으로서 사찰과 교단의 발전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재적사찰은 불자로 하여금 소속감을 부여하고 책임감을 갖도록 함으로써 정기적인 신행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재적사찰 갖기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기복불교 중심의 현 세태를 수행·신행불교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최선책이라는 것이다. 황철기 조계종 포교원 포교차장은 “재적사찰이 불분명하다보니 정기적인 신행활동이 이뤄지지 않게 되고, 결국 사찰을 찾는 목적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워 실천하기보다는 영험이나 기복에 치우치게 됐다”며 “조계종은 불자들의 신행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취지로 1994년 종단개혁 직후 이 문제를 공론화했고, 이듬해 ‘신행혁신의 해’ 선포와 함께 재적사찰 갖기 운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조계종은 재적사찰 등록 불자들에게 신도증을 발급하고 있다. 신도증 소지자에게는 1년 1만원의 신도교무금 납부 의무가 발생하는 반면, 문화재 보유 사찰 무료입장을 비롯해 동국대의료원, 한국문화연수원, 불교전문서점 등 지역 종합병원과 한의원, 템플스테이시설, 대중음식점에서 할인 등의 권리와 혜택을 부여한다.

“재적사찰 갖기는 기복불교에 치우친 불자들의 신행행태에서 벗어나 교육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정기적으로 법회와 신행활동에 참여토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분석한 황철기 차장은 “불교에 호감이 있다는 것만으로 진정한 의미의 불자가 될 수 없다. 사부대중은 승가와 재가로 이뤄지며 불자가 불자로서 의무와 권리를 행사할 때 비로소 사부대중은 완성될 수 있다”며 “불자로서 실천해야 할 의무이자 권리인 재적사찰 갖기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49호 / 2016년 6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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