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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선 주노와 삼천대천세계

과학이 점점 발전할수록
불교와 접점도 더욱 커져
불교 우주관 새롭게 부각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목성 탐사선 주노(Juno)가 7월5일 목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2011년 8월5일, 지구를 떠난 지 꼭 4년 11개월만이다. 주노는 그동안 태양전지 등 연료를 이용해 시속 20만9200km로 날아가 마침내 28억km 떨어진 목성에 다다랐다. 주노는 이제 남은 20개월 동안 목성 주변을 회전하며 거대한 구름 행성의 내부와 태양계의 기원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현대과학은 우주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속속 밝혀내고 있다. 그러나 수백 년 전까지도 우주에 대한 설명은 주로 종교가 담당했다. 이 세계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그 거대한 세계 속에서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를 제시했다. 구약성서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했다’는 말처럼 기독교는 우주의 근원을 유일신으로 보았다. 유교에서는 무극인 태극이 움직여서 음양을 낳고, 음양이 결합해 수·화·목·금·토의 오행을 만들고, 음양과 오행이 결합해 천지만물을 만들고 무궁한 변화를 계속한다고 간주한다.

반면 불교에선 중생의 업과 수행의 차원에 따라 전개된 것이 삼라만상이며 우주라고 보았다. 그 세계는 욕망에 의해 형성된 욕계 6천, 물질적인 것은 있지만 감관의 욕망을 떠난 색계 18천, 순수한 정신의 세계인 무색계 4천의 28개가 거대한 수미세계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런 거대한 세계는 하나가 아니다. 28천으로 구성된 1개의 수미세계가 다시 1000개가 모여 소천을, 소천이 1000개가 모여 중천을, 중천이 다시 1000개 모여 대천세계를 이룬다. 이렇듯 우주는 해와 달을 비롯한 인간세계와 천상계를 포함한 수미세계가 무려 10억 개에 이르는 광활한 세계다. 또 이 10억 개의 수미세계는 12억8000만년을 주기로 형성·지속·파멸·텅빔의 네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초기경전인 ‘디가니까야’에서 부처님은 “나는 과거를 알고 있나니 세상은 수축하고 팽창했다. 나는 미래도 알고 있나니 세상은 수축하고 팽창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부처님의 이 같은 견해는 1927년 관측에 의해 처음 밝혀진 현대의 진동우주론과 대단히 유사하다.

일부 학자들은 불교에서 말하는 우주의 개념을 부처의 다른 표현으로도 풀이한다. ‘관무량수경’에 따르면 관세음보살의 신장이 80만억 유순이라고 한다. 이를 현대적으로 수치로 환산하면 관세음보살의 신장은 1.28×(10의 27승)km이며, 이는 은하계보다 27억배 크고 대우주보다 9000배가 넘는 엄청난 크기다. 150광년의 우리 우주 옆에 그보다 9000배나 큰 어마어마한 부처님이 서있는 형상이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미세한 티끌 하나에도 무량한 우주가 담겨 있다고 본다는 점이다.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 된다는 프랙탈 이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 이재형 국장
아인슈타인은 “종교가 없는 과학은 불구이고, 과학이 없는 종교는 맹목”이라고 했다. 그는 “만일 현대과학의 요구에 부합하는 종교가 있다면 그것은 곧 불교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불교는 목적과 방법론에서 과학과 크게 다르다. 그렇더라도 과학이 진일보할수록 불교와 더욱 가까워지는 것만은 분명하다.

목성 탐사선 주노는 앞으로 우주에 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그 사실들을 토대로 우주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지의 영역이 지구 밖에만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부지런히 수행하다보면 지혜의 눈이 열리게 되고, 그때 보다 확연한 우주의 실상을 깨닫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재형 mitra@beopbo.com
 

 [1351호 / 2016년 7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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