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손목에 단주차기
35. 손목에 단주차기
  • 송지희 기자
  • 승인 2016.11.07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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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정체성 드러내고 번뇌 끊는 ‘럭키체인’

 
올림픽 시즌은 물론, 골프와 야구, 축구 등 각 분야의 중요 경기에서 선수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는 불자들에게는 색다른 관전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선수들의 손목에 걸린 단주다. 손목에 단주를 착용한 선수가 있다면 ‘불자’라는 반가움에 더 큰 응원을 보낸다.

염불 횟수 세는 염주서
생활용으로 만든 불구
마음안정 찾는 데 효과
군장병 등 포교에 탁월


단주는 불자임을 드러내는 매개이자, 선수 개개인에는 치열한 훈련일정 속에서 마음을 다스리고 지탱하는 또 하나의 의지처이기도 하다. 매 경기마다 손목에 단주를 차고 임하는 양용은 프로골퍼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항상 단주를 차고 시합에 나간다”며 “단주를 차면 마음이 편안해져 경기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그동안 역대 조계종 총무원장스님들이 올림픽을 앞둔 시기, 선수들이 훈련하는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불자 선수들의 손목에 직접 단주를 걸어주는 이유와도 다르지 않다. 단지 손목에 찬 단주 하나일 뿐이지만 선수 개인에게는 부처님의 가피로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격려의 뜻이 담겨있는 것이다.

단주는 염주의 한 종류다. 염주(念珠)는 글자 그대로 생각하기 위한 구슬로, 불·보살님께 예불할 때나 염불·진언을 염할 때 그 횟수를 헤아리기 위해 사용하는 불구다. 단주는 이 염주를 손목에 착용할 수 있도록 간편화한 것으로, 흔히 54주 이하로 만들어진 염주를 일컫는다. 좀더 엄밀히 따지면 ‘단주’라는 명칭은 경전을 읽을 때 사용하는 염주 형태의 도구를 뜻하지만, 불교계에서는 흔히 손목에 차는 짧은 염주를 지칭하는 단어로 일반화 됐다.

염주에 관한 경전 기록은 ‘불설교량수주공덕경’ ‘금강정유염주경’ ‘목환자경’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목환자경’에 따르면 비사리국왕 파류리가 부처님께 손쉽게 불도를 닦을 수 있는 방법을 청하자 부처님께서 염주를 돌리는 공덕을 설했다고 전한다.

“번뇌 업보를 없애고자 하는 자가 목환자 108개를 끼워 항상 지니고 불법승을 외우며 돌리면 업이 소멸되고 위없는 진리를 얻을 수 있다. 이 염주를 항상 지니며 염불하기를 20만번에 이르면 명이 다해 죽더라도 천상에 태어날 수 있으며 100만번에 이르면 모든 번뇌가 사라져 열반에 이를 수 있다.”

손목에 차는 단주의 의미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간편하게 소지할 수 있으면서도 번뇌와 업보를 없애는 수행도구라는 점은 여러 불구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단주의 장점이다. 매일 출근에 앞서 조계사 대웅전을 참배한다는 박기선(57)씨는 “3년 전 부처님오신날 방문한 사찰에서 받은 단주를 회사에서든 집에서든 항상 손목에 차고 생활하고 있다”며 “손목에 단주를 차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이 내가 불자임을 알게 되기에 매순간 언행을 조심하게 되는 것은 물론, 화가 나거나 업무에 지칠 때 손에 쥐고 돌리면 부처님 가르침을 떠올리게 되어 마음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특성 덕분에 단주는 불자들 간의 선물로 의미가 크며 포교현장에서도 선호도 높은 선물 가운데 하나다. 교도소 재소자들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자비실천운동본부 이사장 해광 스님은 “재소자들에게 단주의 인기가 대단히 높다”며 “특히 교도소 생활을 끝내고 퇴소한 이들이 재범의 유혹을 이기고 마음을 다잡는 데도 단주 하나가 적지 않은 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포교에서도 단주를 빼놓을 수 없다. 매년 전국 군법당에 초코파이, 불서와 함께 ‘럭키체인’ 단주를 제작해 배포해 온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은 “군장병들 사이에서 단주는 불자들에겐 심심을 유지하는 불구로, 무종교 장병들에겐 부처님의 가피로 불운을 막고 행운을 전하는 부적 같은 의미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66호 / 2016년 1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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