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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지역단 동부총괄 사찰봉사2팀 정효숙씨-상

기자명 정효숙

매일 새벽 3시 발원과 참회의 절로 일상 시작

▲ 56·진여정
포교사가 되기 전과 후의 하루 시작은 새벽에 연다. 새벽 3시,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각이다. 삼라만상을 깨우는 도량석보다 먼저 대웅전에 오른다. 부처님 앞에 합장 삼배하고 조용히 읊조린다. ‘부처님, 오늘도 기도하러 올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안 각원사서 새벽기도
2150일 동안 매일 정진
1000일 회향마다 보시행
환희 나누고자 포교사로

조심스럽게 대웅전을 내려온 뒤 합장하며 대불전 계단을 오른다. 그리고 대불전 아미타 부처님께 인사를 고한다. 3가지 발원과 함께. ‘이곳을 찾는 모든 불자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발원합니다.’ ‘이곳이 모든 불자들의 안식처가 되기를 발원합니다.’ ‘이곳이 모든 불자들의 소원성취 기도도량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향 3개를 사른다. 전각에 향 내음이 퍼질 무렵, 삼보에 귀의하고 또 발원한다.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아미타 부처님, 이곳에 대불을 조성하여 좋은 기도처를 만들어 주신 조실 경해법인 큰스님과 주지 대원스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오래 사시길 발원합니다.’ ‘이 곳 불사에 보시공양하신 많은 불자들께도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하시길….’ ‘내가 아는 모든 불자들이 삿된 길로 가지 않고 부처님 정법에 들기를 발원합니다.’

마음속으로 발원한 뒤 4시까지 대불전 앞에서 참회의 절을 올린다. 아직 어둠이 머물고 새벽빛이 가물거린다. 달, 별, 구름과 동화되어 절을 하다보면 어느 덧 4시다. 대웅전 쪽에서 도량석 시작을 알리는 목탁소리가 들려온다. 마무리 절을 올리고 대웅전을 찾는다. 부처님, 관세음보살님을 모신 상단과 중단, 하단에 삼배의 예를 올린 뒤 ‘관세음보살보문품’을 장궤합장하고 간경한다.

‘화엄경약찬게’ 삼독을 올리면 조실 경해법인 큰스님 집전으로 새벽예불이 시작된다. 칠정례를 올리고, 중단에 ‘반야심경’, 하단에 ‘법성게’의 예를 올린 뒤 대웅전을 나와 조실 경해법인 큰스님께도 예를 올린다. 다시 대불전으로 올라와 ‘불설아미타경’ ‘능엄신주’ ‘화엄경약찬게’ ‘반야심경’을 독경하고 전각에서 내려온다.

새벽 3시 예불기도 시작 후 2150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은 일과다. 올해 2월4일이면 만 6년이 된다. 1000일 이후부터는 100일마다 회향을 하며 천안 각원사 독거노인 급식에 빵을 보시했다. 2000일 회향 때는 회향 염주를 보시했다.

집에서 새벽기도를 여러 번 시도했지만 지속하기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겨울에는 독감으로 병원 외래진료를 다녀 너무 힘들었다. 주변에서도 새벽기도를 쉬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할 정도였다. 마음이 몇 번 흔들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다.

사찰 내 어른이신 조실 경해법인 큰스님께서 수행정진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절대 중단해서는 안 되며, 초발심을 되새기며 끝까지 해야 한다는 굳은 결의를 다졌다. 힘든 겨울이 와도 정말 잘 견뎠고 내 자신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스님께서는 2013년 10월15일 일본에서 영구귀국하신 뒤로 만 3년 이상 하루도 빠지지 않으시고 새벽 2시50분에 일어나신다. 3시30분이면 대불전을 비롯한 모든 전각에 향을 사르시고 대웅보전 새벽예불을 꼭 드리신다. 정말 대단한 신심이자 원력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새벽기도를 하면서 부처님에 대한 경외심, 감사함에 믿고 따르고 의지하며 눈물도 흘렸고 환희심에 감격했다. 마음속 충만함에 늘 행복했다. 또 기도수행을 하면서 힘들고 포기하고 싶던 와중에 각원사 조실 경해법인 큰스님과의 인연이 부처님과 불보살님들에 대한 깊은 신심으로 바뀌게 되었다.

새벽예불을 통해 얻은 신심을 나만 느끼기 아쉬웠다. 그렇게 포교사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huimang61@naver.com
 

[1375호 / 2017년 1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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