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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 불서
  • 입력 2017.02.06 16:02
  • 수정 2017.02.0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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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 정화 지음 / 북드라망

▲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시인: (부처님을 찬탄한 시를 써서 아는 스님께 보냄. 이 내용 중에 “칭찬 등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부처님”이라는 글귀가 있음)
선사: (시를 받아 보고 끝자리에 “헛소리”라고 써서 다시 보냄)
시인: (화가 나서 직접 찾아가 따져 물음)
선사: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면서.”
시인: ……

정화 스님의 첫 멘토링 모음
논리적 설명에 생동감 겸비
자비로움·냉철함 유지한 채
삶에서 꼭 필요한 지혜 전달

책 머리말 일부다. 책에 대한 소개나 집필 방향이 아니라 몇 가지 문답을 소개하는 것으로 머리말을 대신했다. 그렇지만 이 문답은 책의 처음과 끝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선사에게 시를 보낸 시인과 다르지 않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지만 관념에서 그친다. 오히려 잘못된 앎으로 인해 고통을 받거나 실의에 빠지기도 한다.

책은 공부공동체인 ‘남산강학원’과 ‘감이당’에서 오랫동안 불교경전과 함께 ‘가족이란 무엇인가’ ‘분노란 무엇인가’ 등 삶의 고민들에 대해 꾸준히 강의해온 정화 스님의 첫 멘토링 모음이다. 일생을 통해 만나게 되는 많은 문제들에 대한 스님의 친절한 조언 내지는 설명을 담았다.

책은 각 주제별로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이에 대한 적절한 판단과 행동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스님의 답변은 경전에 입각한 모호한 설명의 답습을 넘어서 있다. 질문을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불교교리와 양자역학과 뇌과학, 역사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논리적이면서도 치밀한 설명은 생동감까지 더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를 테면 칭찬과 비난에 쉽게 흔들리는 것에 대해 그런 것에 집착하지 말라는 통상적인 충고를 넘어 칭찬과 비난을 상과 벌로 해석하고 그에 따라 기분 좋은 호르몬과 나쁜 호르몬을 방출하여 감정 상태를 만들어 내는 뇌기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설명한다.  그런 뒤 이미 만들어진 뇌의 해석통로라 하더라도 의식 활동에 의해 얼마든지 새롭게 조정될 수 있음을 역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공부공동체의 학인들이 겪고 있는 고민을 듣고 상담했기에 ‘공부’와 ‘글쓰기’ ‘책읽기’ 등을 둘러싼 고민이 많이 나오는 것도 이 책만의 특징이다.

많은 과학적인 지식들이 동원됨에도 불구하고 스님의 설명은 자비로움과 냉철함을 잃지 않고 있다. 스님은 우리가 당면한 많은 문제들의 원인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면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처럼 알고 있는 답습된 지식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답습된 지식의 역설에 빠지지 말 것을 끊임없이 충고하고 있다.

책은 마음과 감정 관련 고민(1부), 관계 관련 고민(2부), 공부 관련 고민(3부), 몸과 건강 관련 고민(4부), 삶 관련 고민(5부), 정화 스님의 특강(부록) 등 총 6묶음으로 구성돼 있다. 각 부에 부여된 제목들, 이를 테면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상대에게 바라는 바를 적게 하세요, 몸과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것이 공부입니다, 건강의 기본은 밥·운동·명상입니다, 지금의 자기를 존중하십시오 등은 주제와 관련된 설명들의 총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부록으로 실린 무상과 무아 그리고 해탈 등 4가지 특강은 불교에 대한 정화 스님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1만6000원.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378호 / 2017년 2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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