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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사리 봉안 도량서 장한 신심 긷다

  • 교계
  • 입력 2017.05.22 15:41
  • 수정 2017.05.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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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왕 청계사 향기법문 108선원순례단이 5월17~18일 백담사, 봉정암, 영시암을 순례했다. 순례단은 봉정암 5층 석탑 앞에서 철야기도 회향을 기념했다.

서릿발 같은 기상으로 수행정진하는 수좌스님들을 위한 대중공양이 아니었다. 이번엔 장한 신심 얻고자 내디딘 걸음이었다. 선원에 공양 올리고 사찰 순례해 왔다. 삼보에 귀의해 오계를 지키겠다고 발원을 이어왔다. 그 신심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청계사 108선원순례단
불교대학 등 100여명
첫 적멸보궁 참배사찰
봉정암 철야정진 기도
백담사·영시암도 찾아

의왕 청계사 향기법문 108선원순례단(단장 성행 스님, 이하 순례단)이 5월17~18일 설악산 부처님 품으로 향했다. 보라색 순례단복 갖춰 입고 내설악 백담사부터 찾았다. 나한전에 도착하자마자 6가지 공양물을 정성스럽게 매만졌다. 순례단은 등, 향, 차, 꽃, 과일, 쌀을 불단에 가지런히 올렸다. 한결같이 정법 실현하겠다는 마음도 함께였다.

육법공양을 시작으로 사시예불이 진행됐다. 어김없이 단장 성행 스님이 목탁과 요령을 잡았다. 순례단은 물론 불교대학 동문과 청계사 신도 등 비순례단원까지 100여명이 합장했다. ‘천수경’  ‘반야심경’을 봉독했다.

예불 뒤 간단한 점심공양을 마친 순례단은 봉정암으로 잰 발걸음을 옮겼다. 적멸보궁 참배는 순례단 창립 이래 처음이다. 양산 통도사를 찾기도 했지만 선원 대중공양이 목적이었다. 백담사에 조계종 기본선원이 있지만 이번 순례는 한국불교 5대 적멸보궁 참배 첫 출발에 뜻을 뒀다. 5대 적멸보궁은 봉정암을 비롯해 양산 영축산 통도사, 평창 오대산 중대사자암 적멸보궁, 영월 사자산 법흥사, 정선 태백산 정암사다.

백담사에서 대청봉으로 향하는 내설악 최고 절경을 선보이는 기암괴석군 속에 봉정암이 있다. 백담사 부속암자로서 선덕여왕 13년인 644년 자장율사가 중국 청량산에서 구해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하려고 창건했다는 게 정설이다. 자장율사는 찬란한 오색빛과 함께 날아온 봉황새가 인도하는 곳에서 탑을 세워 사리를 봉안했고 작은 암자를 세웠다. 봉황이 부처님 이마로 사라졌다는 봉정암(鳳頂庵) 이름의 유래이기도 하다.  적멸보궁이라 법당에 불상이 없다. 산정의 5층 석탑에 불사리가 봉안돼 있어서다. 5층 석탑은 부처님 뇌사리를 봉안했다고 해서 불뇌보탑(佛腦寶塔) 또는 불뇌사리보탑(佛腦舍利寶塔)이라 불린다.

▲ 내설악 백담사 나한전에서 사시예불 올리는 순례단.

봉정암은 설악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암자다. 해발 1244m다. 6시간 산행은 차라리 고행이다. 산비탈에 설치된 줄 부여잡고 아슬아슬하게 올라야 다다를 수 있다. 깔딱고개는 누구나 두 발 두 손을 써야하는 바윗길로 봉정암 참배의 최대 고비다. 순례단 역시 쉬다 가다 반복하며 기어이 봉정암에 이르렀다.

순례단은 봉정암에서 1박2일 철야정진기도에 돌입했다. 다라니를 하다 혼침이 몰려오면 절을 했다. 참선하다 졸음 오면 염불로 정신을 일깨워가며 철야기도를 마쳤다. 설악산에 아침 빛이 들자 순례단 마음까지 맑게 갰다. 5층 석탑에 다시 합장인사 올리고 영시암을 참배한 뒤 백담사에서 이번 순례를 회향했다.

단장 성행 스님은 “만해 스님 시심과 독립정신의 기상이 오롯한 백담사 참배와 부처님 사리가 봉안된 봉정암 철야기도는 잊지 못할 기억이 되리라 믿는다”고 확신했다.

순례단 총무소임을 맡고 있는 심동숙(53, 무량심)씨는 봉정암 참배가 처음이다. 심씨는 “생전에 3번 참배하면 업장이 소멸된다는 도량으로 알고 있다”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관세음보살 염하며 한 발 한 발 올랐고, 철야정진했다는 뿌듯함에 환희심이 일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순례단은 백담사, 봉정암, 영시암 등 19차 순례를 마쳤다. 성행 스님이 순례단원들에게 3개씩 염주알을 건넸다. 참배도량 이름이 새겨진 염주알이었다. 염주알 받아든 순례단원들은 순례의 환희를 마음에 새겼다.
한 순례단원이 백담사 경내 고은 시인 시비 앞에 섰다. 찬찬히 시를 읽고 합장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인제=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92호 / 2017년 5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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