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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강의

기자명 혜담 스님
  • 교계
  • 입력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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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3)반야바라밀의 신행(信行)

계(戒)란 산스크리트어 시라(sila)의 번역어로 반복해서 행하는 것, 즉 습관˙도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말이 불교에 채택되어 《대지도론》 권 제13에서는 `즐겨 선도(善道)를 행하여 방일(放逸)을 멀리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계란 성선(性善)을 가꾸는 것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 말은 인간은 본래 선한 것이며, 인간이 지니고 있는 본래의 그러한 성향을 키우는 것이 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반야경》에서는 지계바라밀을 어떻게 설하고 있는가? 《대품반야경》 문승품 제18에는 지계바라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무엇을 지계바라밀이라고 부르는가?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일체지에 합치하는 마음으로써 스스로 열가지 착한 행위(十善道)를 행하고, 또한 타인으로 하여 금 열가지 착한 행위를 행하게 하니, 붙잡을 것이 없음인 까닭이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지계바라밀이라고 말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초기불교 내지 부파불교는 비구와 비구니의 계율로서 2백50가지가 넘는 항목을 설정하고 있고, 또한 일반 불교도의 일상윤리의 규범으로 다음의 다섯 가지 조항, 소위 오계(五戒)를 들고 있다.

첫째 불살생(不殺生:살생하지 않는다). 둘째 불투도(不偸盜:도둑질하지 않는다). 세째 불사음(不邪淫:삿된 음행을 하지 않는다). 네째 불망어(不妄語:거짓말하지 않는다). 다섯째 불음주(불음주: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러나 《반야경》에서는 지계바리밀을 스스로 열가지 착한 행위(十善道)를 행하고, 또한 타인으로 하여금 열가지 착한 행위를 행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무엇이 열가지 착한 행위인가. 《대품반야경》 멸쟁품 제31에는 그 열 가지를 이렇게 설하고 있다. 스스로도 살생(殺生)하지 않고 타인을 시켜 살생케 하지 않는다. 스스로도 도둑질(不與取)을 멀리 여의고 타인을 시켜 도둑질함을 멀리 여의게 하다. 스스로도 삿된 음행을 하지 않고 타인을 시켜 삿된 음행을 하지 않게 한다. 스스로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타인을 시켜 거짓말을 하지 않게 한다. 이간질하는 말(兩舌)˙저주하는 말(惡口)˙이익이 없는 말(無利益語)도 이와 같다. 스스로도 탐내지 않고 타인을 시켜 탐내게 하지 않는다. 성내지 않음과 삿된 소견을 갖지 않음도 이와 같다.

열가지 착한 행위(十善道)란 살생(殺生)˙투도(偸盜)˙사음(邪淫)˙망어(妄語)˙양설(兩舌)˙악구(惡口)˙기어(綺語:경에서는 이익이 없는 말)˙탐욕(貪慾)˙진애(瞋愛)˙사견(邪見)이라는 열 가지 악행을 여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십선도라고 하면서도 음주(飮酒)의 계율이 부가되어 있기 때문에 11종이 열거되고 있다. 십선도는 출가˙재가에 공통된 계로서 설해진 것이긴 하지만, 재가는 그렇다고 해도 출가의 보살은 음주를 삼가했기 때문에 불음주의 항목이 십선에 부가된 것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십선도가 오계(五戒)에 포함되어 있던 음주계를 버리고 언어적 행위를 중요시하여 망어를 망어˙양설˙악구˙무이익어라는 네 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들고 있는 점이다. 이것은 역시 십선(十善)이 재가자의 덕목이었던 까닭에 사회생활에 보다 중요한 말의 계율을 늘리고 음주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용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혜담 스님 (선우도량 상임대표, 조계종 호법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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