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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단 제주시총괄팀장 강금림-상

기자명 강금림

깊고 오묘한 부처님 가르침과 만남이 큰 선연

▲ 55, 진여행
“깊고 오묘한 말씀. 백천만겁이 지나도 만나기 힘든데 나 이제 보고 듣고 받았으니 부처의 진실한 뜻 알겠습니다.”

목탁·염불소리에 마음 편안
제주불교문화대학 과정 수료
1080배·3000배하며 정진

1998년 따뜻한 봄날이었다. 친정어머니 권유로 맺어진 부처님과의 인연이 어느덧 올해로 20년이다. 부처님 말씀처럼 아득히 먼 옛날부터 맺어져 있던 부처님과의 선근이 이제야 그 인연을 만났다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잔잔히 번진다.

절에 발을 디딘 인연은 내 나이 20살, 할머니와의 사별이었다. 수학여행 때 불국사를 가본 뒤 처음이었다. 49재를 지낸다고 해서 어머니 따라 절에 갔다. 전혀 낯설지가 않고 어딘가 모르게 정감이 갔다. 49재 내내 산사의 정적을 깨우는 목탁소리와 잔잔하게 들려오는 이름 모를 스님의 염불소리는 내 마음을 정말 편안하게 했다.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부처님 미소며 스님의 염불소리며 목탁소리가…. 돌이켜보니 참 기특하다. 왜 그때 막연하게 어머니 나이가 되면 절에 꼭 다녀야겠다고 생각했을까.

선연은 두터웠고 행복의 길이었다. 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에서 기초교리공부를 한다는 소식을 친구에게 들었다. 1998년 5월 ‘관음불교학교 3개월’ 과정을 수료했다. 석달 불교공부는 나에게 새로운 불법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과정으로 인도해 주었다. 이후 관음사 신행단체 ‘연화법회’에 가입하여 신행 및 봉사활동을 했다. 부처님오신날에는 가족들과 함께 새벽예불에 동참하고 사찰봉사활동을 했다.

2000년에 1년 과정 제주불교문화대학이 설립되면서 1기생으로 입학했고, 부처님과 인연은 더욱 견고해졌다. 교육과정 중 관음사에서 진행된 1박2일 여름 철야정진 가운데 1080배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108배도 겨우 하는 내가 과연 1080배를 할 수 있을까? 자신에게 화두를 던지면서 부처님만 믿고 무조건 1080호 반야용선에 올랐다.

대웅전 앞마당 부처님 사리탑 앞에 자리를 정돈하고 도반들과 함께 1080배 수행에 들어갔다.  고요함을 깨는 죽비소리. 70여명 도반의 관세음보살 정근에 산사의 적막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100배, 200배…. 도반들의 몸에 어느덧 송골송골 결실이 열리기 시작했다. 500배가 지나자 온몸이 마비됨을 느꼈다. 700배가 지났을까, 무아지경에 이른다. 아무생각도 없었다. 아픔, 눈물, 회한….  절을 하면서 끊임없이 내가 사라졌다. 관세음보살 정근소리도 잊었다. 끝이 났다는 신호가 들렸다. 좌복에 오체투지한 채 뜨거운 눈물이 앞을 가렸다. “부처님! 제가 정말 1080배를 했습니까?!”

‘천수경’을 외워보자 부처님께 다짐하면서 열심히 새벽기도에 임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도반언니와 만나 한라산 관음사로 향했다. ‘천수경’을 암기하기 위해 부분별로 한글 워드를 쳐서 싱크대, 화장대에 붙여놓고 오며 가며 봤다. 다라니 부분은 녹음해놓고 운전하면서, 걸어 다니면서 틈만 생기면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천수경’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100일기도 80일쯤 지났을까 관음법요집 ‘천수경’ 내용이 눈앞에 펼쳐졌고 곧 완전히 습득했다. 그때의 즐거움과 환희심 그리고 뜨거운 눈물…. 부처님 앞에 엎드려 정말 많이 울었다.

큰 아이 수능기도 입재를 하면서 이렇게 발원을 했다. “부처님, 착한 인연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수능입시라는 큰 관문을 맞이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한 만큼 실수 없이 능력 발휘하여 원하는 대학에 가서 열심히 공부해서 이 사회에 회향할 수 있는 좋은 인연 맺게 하소서. 남은 생 열심히 부처님일을 하겠습니다.”

도반언니와 수능 한 달쯤 전 관음사에서 1박2일 3000배 절수행에 들어갔다. 도반언니의 죽비소리와 108염주 돌리며 절하는 내 염불소리 ‘관세음보살’만 드문드문 들렸다. 태어나 처음으로 3000배라는 관문을 통과했다. 관문 밖에는 포교사의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강금림 제주지역단 제주시총괄팀장 kang714@hanmail.net
 

[1400호 / 2017년 7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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