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재세시에 길을 걷던 상인이나 꼴을 베던 목동처럼 흔하게 마주칠 수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말로 법을 설했다. 오늘날 부처님 가르침이 팔만사천법문으로 전해지는 이유다.그런데 그렇게 모든 이들이 알아들 수 있는 말로 전했던 부처님 가르침이 지금에 와서는 어렵고 복잡한 것으로 느껴지고 있다. 그래서 많은 지식인, 혹은 나름 불교 공부에 깊이가 있다는 이들이 보통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최대한 쉬운 불교’를 추구하며 불교입문 관련 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반인이나 초심자들이 쉽
“금빛 노을 내려앉은 산자락/ 나부끼던 수풀 가쁜 숨을 삼키고/ 뭉게구름 쉬어가는 고요한 산사/ 땡그렁 땡 땡그렁 땡/ 처마 밑 물고기 바람에 기대어/ 눈물소리 나를 부른다/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보배라며 잔잔한 미소로/ 어루만져 주시던/ 어루만져 주시던 어머니 어머니/ 잡은 손 뿌리치고 돌아선/ 이 자식 그리워 가슴 조이며/ 황혼 빛 그늘에서/ 옥 같은 모습 사라진 어머니/ 긴 세월 불효함에/ 가슴 깊이 묻어둔 눈물 감추며/ 풍경소리에 어머니의 사랑담아/ 바람에 실려 보낸다.(어머니의 풍경소리)”수행자의 길을 걷
“묵언(默言)만 하면 후생(後生)을 가르치리. 산(山)에서만 산다고 지견(智見)이 나리. 풍상(風霜)에 병든 나무 큰 재목 않이 로다. 토우(土牛)가 석전(石田)을 갈아 쌀을 얻을까.”운허 스님이 번역한 ‘한산시’ 중 안치한(贗緇漢, 가짜 승려)이다. ‘한산시’는 중국 당나라 때 여구윤(閭丘胤)이 국청사의 승려 도교(道翹)에게 일러 시승(詩僧) 한산의 작품 300여 수와 습득(拾得)의 시 약간을 모아 만든 책으로, 현재 310수가 전해지고 있으며 대부분 5언시로 구성됐다. 이 ‘한산시’에는 ‘안치한’처럼 스님들의 올바른 수행을 독려
일본 사찰은 대부분 정원을 품고 있으며, 그 정원의 상당수가 물을 사용하지 않고 자갈과 모래로 이뤄졌다. 그리고 자갈과 모래 정원은 물결모양을 그린 듯 잘 정돈돼 있어 관광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종교적 신념을 가진 이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자연을 압축한다는 축경의 원리에 따라 인간의 의지를 구체적인 형상으로 조성하는 불교적 배경으로 이해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선경으로 격상시키는 도교적 배경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또 조상신에 대한 감사와 숭배의 원리를 자연에 빗대는 신도 사상으로 포장할 때도 있다. 그러나 일본 다회(
전 세계적으로 여러 수행법이 알려지면서 마음공부도 상품이 되는 시대다. 그렇다보니 가짜 영성 전문가와 수련센터들이 곳곳에 존재하기도 한다. 한때 국내에서 이른바 제3수행법이 유행하면서 오히려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경제적 손실까지 발생하는 피해사례가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마음공부에 관하여’는 티베트 스님이자 영적지도자인 초걈 트룽파(1940∼1987)가 미국으로 건너가 거짓 영성의 실체를 폭로하고 불교의 진리를 설파하면서 올곧은 마음공부의 길을 제시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어려서부터 티베트 불교의 수행법을 두루 익히고 18세에
부처님의 공덕이나 모습을 마음으로 생각하여 떠올리는 염불은 지금도 많은 이들이 행하는 수행법이다. 염불에는 부처님을 마음으로 생각하는 법신염불, 부처님의 공덕이나 형상을 마음에 떠올리는 관념염불, 부처님의 이름을 입으로 부르는 칭명염불 등이 있다. 초기경전인 ‘장아함경’에서는 이 염불을 6종, 또는 10종의 불수념으로 나누기도 한다. 또 대승불교에서는 찬불승이라는 입장에서 과거 부처님들의 덕을 칭송·공양하기를 강조했기 때문에 선정에 들어 염불하는 염불삼매를 널리 설하기도 했다. 특히 아미타불의 정토에 왕생하기를 바라는 정토신앙이 성
현대인들 중 상당수가 일상생활에서 컴퓨터와 핸드폰을 자주 사용하면서 거북목이나 손목관절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일쑤다. 때문에 노안이 찾아오는 시기가 빨라지면서 글자를 보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이에 책값의 1% 나누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불교전문출판사 불교시대사가 ‘큰 글씨 한글경전’ 시리즈를 펴냈다. 불교시대사는 시리즈 발간의 출발점으로 우선 ‘보현행원품’ ‘부모은중경’ ‘미륵삼부경’ ‘옥야경’ 등을 중심으로 4권의 큰 글씨 한글경전을 선보였다. 일반서적에 비해 2배 이상 큰 글자를
“연민은 수행의 첫 단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중간 단계에서도 중요하며, 마지막 단계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연민이라는 가르침을 따라서 보살은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중생의 행복을 위해 일체지를 이룰 것을 서원한다. 이러한 서원이 이타심인 보리심이며, 연민은 바로 이 보리심으로부터 나온다.”아사리 까말라쉴라는 8세기의 위대한 학승이자 성인이며, 티베트에 인도불교를 전하고 계맥을 전수한 대수도원장 샨따락쉬따의 제자로, 정법이 티베트에 들어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는 티베트인들에게 무엇이
2008년 2월10일. 숭례문이 불길에 휩싸인 모습에 수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속으로 비명을 질렀고, 문화재보호에 대한 세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그때 머리에 얼음물을 끼얹은 듯 냉기가 돌고, 가슴이 숭례문과 함께 타 들어가며 망연자실했던 이가 있다. 이 책 ‘문화재 공부법’의 저자 조훈철이다. 그는 당시 생애 처음으로 먹고사는 문제가 아닌 삶의 근원적 문제로 깊은 사색에 빠져들었다. ‘나는 누구인가?’ ‘내는 왜 대한민국에 태어났을까?’ ‘나는 왜 남들이 외면하는 문화재를 전공했을까?’그는 동국
문화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다. 특히 무형문화재는 형체 없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더더욱 변화하거나 단절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살아있는 문화유산인 무형문화재의 가치를 후대까지 전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52호 ‘생전예수재’도 그동안 불교계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한 끝에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보존과 전승의 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불교계의 이같은 노력에 서울시도 힘을 더하고 나섰다. 2017년부터 진행한 서울시 무형문화유산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기록화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해 빛 한 줄기 비추지 않아도 그 구름 위엔 언제나 밝고 환한 태양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렇듯, 우리가 온갖 생각과 감정으로 마음이 흐려져 있더라도 그 아래엔 본래의 마음이 자리잡고 있다. 이를 ‘프리스틴 마인드(Our Pristine Mind)’, 즉 ‘청정본심’이라고 부르며 오염되지 않은 본래의 청정한 마음을 찾아가는 청정본심 수행을 펼치는 이가 있다.티베트불교 닝마파 지도법사이자 족첸 법맥의 지도법사로 활동 중인 올걘 초왕 린포체. 불교철학과 수행의 최상위 단계인 켄뽀 학위를 받은 후, 현재 미국 샌프란시
“사연 많은/ 이 몸뚱아리 속에/ 빨간 정열을 꺼내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목마름을 해결해 주고/ 나를/ 빨갛게 태워서/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꿈/ 오늘도/ 수박 속 같이 붉은/ 꿈을 꾼다. (‘수박’ 중에서)”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성희철 시인의 꿈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목마름을 해결해 주고 나를 빨갛게 태워서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부산에서 장애인 인권 강사로 활동 중인 시인이 자신의 꿈을 노래한 ‘수박’을 비롯해 상처받고 아픈 이들의 영혼을 희망으로 치유하기 위한 자작시 6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그리고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서면 고령 사회, 20%를 넘어서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한다. 우리사회는 이미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5.7%를 넘어서 고령 사회에 접어들었고, 2025년에 20.3%에 달해 초고령 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2060년에는 무려 43.9%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그러나 이미 고령 사회에 진입해 초고령 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그 시기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계획하고
보통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그 사람의 직업이나 사회적 위치에 맞게 ‘∼다워야한다’고 말한다. 대통령은 대통령다워야 하고, 스승은 스승다워야 하고, 학생은 학생다워야 하고, 부모는 부모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출가 수행자에게도 해당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지레 스님은 자비로운 마음을 쓰면서 인연법을 말하는 근엄한 존재일 것이라는 굳은 틀에 집어넣고 그 틀에 맞지 않으면 실망한다. 하지만 승복을 입었다고 곧바로 스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태어나 바로 어른이 되는
누구나 한 번은 직접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기에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 죽음이 두려운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몸이 지속될 것이라는 착각과 망상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 착각과 망상을 끊어내는 일이 쉽지 않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지속되는 이유다.이강옥 영남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고전 서사문학 작품 속에 죽음이 깊고도 넓게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삶과 학문에서 ‘죽음’은 끊이지 않는 화두가 됐다. 그리고 불교수행을 시작하면서 죽음의 번뇌와 두려움이 줄일 수 있는 것임
“불교 역사에서 뛰어난 스님은 많았다. 밀라레파부터 쵸감 트룽파, 조주종심, 그리고 이들 외에도 자신의 명성은 물론, 사회적인 관습에도 개의치 않았던 위대한 광대들, 혹은 난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그런 기인들의 길고 긴 전통을 잇고 그들 못지않게 기이했던 스승 한 분을 모시는 영광을 누렸다. 이 스승은 불교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나에게 전수해주었으며 몸소 실천해서 보여주었다.”이 스승이 누구일까? 엉뚱하게도 한 마리 개(犬)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정신세계와 명상, 불교에 대해 글을 쓰는 작가이자 음악가, 강연자로 활동
‘나는 누구인가?’,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어느 날 불현 듯 떠오르는 이 근원적 질문을 마주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그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무엇인가 답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새로운 의문이 생기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그리고 그렇게 답답함이 이어지면서 생각 자체를 포기하고 다시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그럼에도 지난 40여년 동안 ‘나는 누구인가?’를 화두 삼아 서양철학은 물론 동양철학까지 아우르며 연구해온 한자경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던지는 마음 자체에서 그 답
“50년 수행자의 길을 걸어오시면서 원칙에서 벗어나거나 편법을 쓰는 일을 하지 않으셨으며 모든 일에 소홀함 없이 최선을 다하시며 우리 제자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당신의 신심과 진실함을 느끼게 하셨습니다. 올곧은 삶을 몸소 보여주시며 불도의 밝은 이정표가 되어주시는 은사님의 팔순을 진심으로 봉축드리며 은사님과 함께 했던 지난날들의 행복했던 인연을 소중히 하며 세세생생 이어가겠습니다.”서울 삼각산 도선사 회주 혜암동광 대종사 팔순을 맞아 문도와 후학들이 스승의 은혜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문집 ‘구도와 전법의 길’을 편찬하고 봉정식을 봉행
제주는 가는 곳마다 절 아닌 곳이 없을 정도로 절이 많고 불교와 융합한 당집이 많다고 해서 ‘절오백 당오백’으로 불리던 곳이었다. 그러나 숭유억불로 핍박받던 조선시대에 불교는 쇠퇴를 거듭했고, 급기야 1702년 이형상 목사에 의해 ‘절오백 당오백’이 무참하게 폐허로 바뀌기도 했다.하지만 사그라질듯했던 제주불교는 오랜 인고의 세월을 거치며 끊임없이 불국정토 건설을 염원해온 수많은 스님과 불자들의 정진에 의해 오늘날 새로운 불교문화를 싹틔우고 있다. 그리고 그들 중 제주불교 중흥조로 불리는 인물이 있다. 해월당 봉려관 스님(1865~1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불교는 교학에 대한 이해는 물론 여러 수행과 일상에서의 실천으로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불교수행은 현대에 이르러 다양한 명상법으로 발전하면서 신앙을 떠나 많은 이들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아 삶의 질을 높이는 방편으로 이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간화선, 위빠사나, 염불명상, 만트라명상, MBSR, 자기연민 프로그램 등 다양한 명상법이 의료와 스포츠, 심리상담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그럼에도 이 현대적 명상법들의 근원이 되는 불교명상 수행법의 본질과 전개과정, 그렇게 전개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