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국제개발구호 튀르키예 지진구호 연합팀(굿월드자선은행, 더프라미스)은 2개의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굿월드는 튀르키예 지진피해 생존자들에게 물품 지원, 더프라미스는 시리아와 시리아인 지진 생존자 지원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이날 우리는 지금까지 지원했던 지역 가운데 가장 먼 지역 꼬냐(Konya)로 향하기로 했다. 새벽 4시 가지안테프를 출발해 서서히 떠오르는 아침 해를 등지고 자동차 그림자를 따라 서쪽으로 향했다. 꼬냐까지는 약 570Km, 차로 대략 6시간이 걸리는 상당히 먼 지역이었다.꼬냐(Konya)는 굿월드와도 인연이
동국대학교가 인도 나란다대학(Nalanda University)과 학술교류 MOU를 체결했다.학교법인 동국대 건학위원장 돈관 스님과 윤재웅 동국대 신임총장은 2월24일 인도 비하르(Bihar) 주 Nalanda지역 라즈기르(Rajgir)의 나란다대학에서 수나이나 싱(Sunaina Singh) 총장과 학술교류 협력을 논의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으로 도보순례 중인 기획부총장 종호 스님, 정각원장 진명 스님과 황순일 불교대학장, 김용현 교수 등이 함께했다.이번 협약식은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이 한국불교 중흥을 목표로 스님과 재가불자들
금세기 최악의 지진이 일어난 ‘튀르키예(Turkiye)’의 영어식 이름은 터키(Turkey), 아시아 동쪽 끝에 있는 한국과 서쪽 끝에 있는 튀르키예지만 형제요 사돈의 나라이다.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돌궐족인 이 사람들의 아이덴티티인 ‘돌궐(튀르키예의 한국식 한자음)’을 서구인들이 투르크→ 터키로 부르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오리지널 발음인 ‘튀르키예’를 국가명칭으로 천명한 데에는 스스로의 정체성에 강한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때 고구려 사람들과 연합하여 당나라와 싸우면서 우리와 형제였고, 연개소문에게 시집 온 공
여래의 미학은 모든 것을 아름다움이라는 하나의 평면 위에서 본다. 아름다움 하나로 모두가 평등한 평면. 그 평면에서 낡은 것은 낡은 것이어서 아름답고 새것은 새것이어서 아름답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평면 위에 있다 함이 모두가 똑같이 아름답다 함이 아니다. 반대로 기준이나 조건에 따라 아름다운 것이 추한 것이 되기도 하고, 별 것 아닌 것이 아름다움 것으로 부상하기도 한다. 평면이란 그렇게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데 어떤 근본적 차별과 장애가 없음을 뜻한다. 애시당초 아름다울 수 없는 것도 없고, 본성상 아름다운 것도 없다. 아름다운
2020년 봄부터 신종 코로나가 전 세계적인 팬데믹이 되면서 우리 일상생활이 많이 바뀌었다. 현실의 문제는 학문의 세계에도 큰 영향을 끼쳐 ‘전염병’이 갑자기 주목받아, 전염병사를 전공하던 나 역시 강의와 발표 및 원고 청탁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어느 날 영어 이메일을 받았는데, 전염병에 대해 발표 해달라는 유럽 어느 대학 총장님의 편지였다. 처음 듣는 대학 이름이라 피싱 메일인 줄 알고 답장을 안 했었는데, 주 벨기에 한국대사관에서 한국과 벨기에 수교 120주년 기념을 위해 전염병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하기로 했으므로
나는 어떤 책을 읽다가 우연히 에덴동산에 머물던 최초의 인간과 관련한 재미있는 문구를 발견하였다. 그에 따르면, 신이 아담을 창조할 때 예수가 죽은 바로 그 나이, 즉 세른세 살의 성인 남자의 치아와 골격구조를 갖춘 형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다만, 서양의 몽상가들은 어머니의 탯줄과 연결된 적이 없이 생겨난 이 최초의 사람은 아마도 ‘배꼽 없는 인간’이었을 것이라 상상하기도 한다. 이것이 나로 하여금 ‘겁초(劫初)의 사람’을 떠올리게 하였다. 그도 모태에 의존하지 않고 사지가 원만한 몸을 갖추고 태어난 자이기 때문이다. 저 배꼽 없
동국대학교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단(이하 LINC 3.0)'이 2월7일 ‘동국 산학협력 성과포럼 및 D-UNICON’ 행사를 개최했다. 산업계, 정부부처, 지자체 등 산학협력 분야 전문가 150명이 참석해 산학연 아젠다 발굴을 논의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가형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 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포럼은 1부 '동국 산학협력 성과포럼' 2부 'D-UNICON:산학연계 인재양성' '3부 D-UNICON:기술가치 창출 고도화'로 진행됐다.1부 '동국 산학협력 성과포럼'은 ▲LINC3.0 추진현황
이상기후의 배경으로 지목받는 지구온난화 현상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처럼 지구적 차원의 화두가 된 기후위기와 관련하여 불교도 적극적인 입장표명을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함께 읽어 볼 논문은 시몬 P. 제임스(Simon P. James)의 “기후정의: 불교윤리에 닥친 몇 가지 도전들(Climate Justice: Some Challenges for Buddhist Ethics)” ‘Journal of Buddhist Ethics, vol. 27, 2020’이다.논문에서 저자는 특히 “기후비용(c
조각이나 그림을 통해 석가모니나 ‘여래’의 상을 만들 때, 그 얼굴이나 신체적 형상과는 다른 무엇을 표현하고자 한다. ‘성스러움’이나 ‘장엄’ 같은 말로 표현되는 어떤 감응을 상 속에 담아 넣는다. 이는 불상을 둘러싼 대기 속에 스며드는 어떤 분위기이니, 얼굴이나 신체의 모습을 뜻하는 ‘상’은 아니다. 상 있는 것을 둘러싼, ‘상 없는’ 어떤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성스러움’이나 ‘장엄’ 같은 어떤 분위기인 한, 하나의 상임을 부정할 순 없다. 그래도 그것은 상 없는 상이고, 불상 아닌 ‘여래’다. 상을 넘어선 어떤 것을 표현하
전동협 동국대 WISE캠 창의융합공학부 교수가 리튬이온배터리 전해액 함침 현상을 규명했다.전동협 교수는 1월24일 자연과학분야 SCI급 국제 저명 학술지 ‘ACS nano’(Impact factor : 18.027)에 논문을 게재했다.전동협 교수는 논문에서 “리튬이온배터리 생산 중 발생하는 전해액 함침 현상을 규명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배터리 제조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수명도 향상시킬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주장했다.논문명은 ‘Mechanical Insight into Wettability Enhancement of Li
부처님 전생을 통해 자비, 인내, 정직 등 불자라면 반드시 배워야 할 삶의 지혜를 영어로 말하는 대회가 열렸다. 대회에 참가한 천진불들은 해맑은 표정으로 그동안 자신이 익힌 부처님 가르침을 다양한 표현으로 풀어냈다.국제포교사회(회장 정혜 스님)은 2월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제14회 자타카 영어말하기 대회를 개최했다. 국제포교사회의 자타카 영어말하기대회는 전생담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익히며 학생들에게 자연스레 불교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목적으로 2008년부터 매해
살아서 의식이 깨어있는 한 대상을 만나면 인식이 일어나고, 인식된 것을 바탕으로 여러 마음이 흘러간다. 인식과정은 바왕가→예비·변환→입력·수용→조사·결정→처리→여운을 거친다고 아비담마 교학은 설한다. 모든 외부 대상[色·聲·香·味·觸]에 대한 인식과정은 동일한 절차를 거치며, 그 과정은 마치 하나의 터널을 지나는 것과 유사하기에 이를 마음의 인식통로(vīthi-cittas)라 한다. 이 통로를 지나는 동안에 17개의 마음이 일어났다 사라지면서 각자의 역할을 하여 인식을 완성한다.이 인식과정은 스스로 완전하다. 과정을 지켜보고 통제하
지금으로부터 아주 오래 전(645년경) 중국의 한 스님이 서역에서의 길고 험난했던 구법 여행을 마치고 수많은 책들을 수레에 싣고 장안으로 돌아왔다. 그가 온갖 위험과 죽을 고비를 겪은 후 돌아온 그 땅에는 한때 자신의 재위 이전에 존재했던 모든 책을 불태워 버렸던 신비한 황제가 살았었고, 당시는 그 스님의 출국을 불허했던 임금이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하고 있었다. 그런 사실들이 그의 귀환을 영웅 신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게 했다. 세상 사람들은 그의 모험담에 오락과 풍자적 요소 등을 첨가하여 누구나 아는 민간 전설을 만들어냈다. 즉 마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 ‘꽃’ 중에서이름은 누구에게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세상에 드러내 보이는 또 하나의 얼굴이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자신만의 고유한 이름이 있고,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되 차별과 독립성을 인정받는 존재임을 나타내는 콜사인 같은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면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난다. 그래서 옛 선인들이 ‘이름값 해야 한다’는 가르침도 여기서 나온 것이 아닐까
옳고 그름의 원칙을 강조하면 답답해 보이고, 좋고 나쁨의 성과를 우선하면 경박해 보인다. 그렇다고 이 둘의 입장을 뛰어넘어 아예 시시비비의 대상이 될 수도 없는 완전한 성품을 갖추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각각 의무론과 결과주의 및 덕론을 단순화시켜 본 말이다. 실제로 사람들에게는 이런 세 가지 윤리적 요소들이 저마다 비대칭적으로 뒤섞여 있어서 자신의 선택과 판단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건 그렇고. 산티데바의 입장이 현대의 행위·결과주의에 가깝다면, 아상가는 다소 복잡한 버전의 규칙·결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것
태초에 무명이 있었다. 12연기는 그 태초의 무명에서 시작한다. 그때 무명이란 중중무진으로 중첩된 무상의 카오스다. 무상하기에 포착할 수 없는 어둠, 그것이 무명이다. 그것은 어두워서 안 보이는 무명이 아니라, 아무리 밝아도 안 보이는 근본무명이다. 그것은 빛을 비추어 몰아낼 수 있는 어둠이 아니라, 빛을 비추어 상을 만들기에 놓치게 되는 무상한 실상이다. 석굴의 어둠은 그 자체로 무명이다. 빛이 들어서기 전의 어둠이다. 그건 물론 익숙한 것들이 지워지기에 우리를 방황케하는 혼돈이지만, 동시에 실상이라 믿던 상들이 지워지며 모든 것
‘엇, 이건 분명히 이동인 스님 사진인데….’한상길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는 최근 고양 원각사에서 고문헌과 사진을 조사하다 깜짝 놀랐다. 개화파 이동인(1849?~1881) 스님으로 알고 있던 사진에 못보던 짧은 문구가 있었기 때문. 하단에는 ‘朝鮮風俗(조선풍속) 僧侶(승려) No.142 A PRIEST OF COREAN’이라는 글자가 뚜렷이 보였다. 한 교수는 의구심이 생겼다.한상길 교수가 최근 ‘대각사상’ 제38집에서 ‘한국 최초의 스님 사진에 관한 고찰-이동인과 화계사 스님 사진’을 발표했다. 이동인 스님으로 알려진 사진의 실
‘날마다 좋은 날’ 선화를 보시하며 평생 수행에 매진해 온 운담당 정현 종사가 1월19일 오후 6시 강화도 불은암에서 원적에 들었다. 법랍 65세, 세랍 83세. 정현 스님은 “판치생모(板齒生毛)라! 철판에 보리수가 웃자라니 법계가 그대로 춤을 추노라. 꿈결에 붓끝을 허공에 향하니 사대가 그대로 보리수 향이로다”라는 임종게를 남겼다.화성 용주사 주지를 역임한 정현 스님은 생전 “날마다 좋은 날이 되려면 결국 날마다 좋은 일을 하루하루 실행해야 하나니 모든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이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을 만드는 문수동자의 현신이
붓다는 ‘마음은 대상을 아는 것’이라고 하였다. 역으로, 대상이 없으면 마음도 없다. 안다는 것은 인식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한 우리는 인식을 하거나 하지 않는 과정을 반복한다. 인식하지 않을 때의 마음을 바왕가(bhavaṅga)라 한다. 단지 존재를 지속시켜주는 수동적 마음인 존재지속심(存在持續心)이다. 바왕가의 마음으로 있다가 인식대상이 나타나면 바왕가에서 깨어나 인식과정을 거치고 다시 바왕가로 돌아간다.대상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나의 마음이 결정된다. 그만큼 인식은 마음의 괴로움, 즐거움, 평온함을 결정하는데 직접적인 관
나는 우연한 계기로 신라 출신 유식학자 원측(圓測) 스님의 ‘해심밀경소(解深密經疏)’를 번역하기 시작하여 지난해 그 역주서의 마지막 권을 출간하였다. 이 책은 분명 위대한 고전이기는 하지만, 이 한국 땅에서 그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무슨 대단한 인기와 명성을 누렸던 것도 아니다. 이것은 ‘해심밀경’에 대한 백과사전적 주석서로, 사람들이 다 읽어볼 마음을 내지 못할 정도의 방대한 분량으로 되어 있다. 내가 철학 전공의 대학원생 신분이었을 때만 해도 이런 지루한 주석서의 번역과 원문 교감으로 세월을 보낸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