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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이어지는 다라니 108독 주력행자 신심 앞에 장애란 없다

기자명 법보
  • 특별기획
  • 입력 2018.09.10 14:28
  • 수정 2018.09.11 13:49
  • 호수 1455
  • 댓글 0

해천원경 스님과 함께하는 신묘장구대다라니108독 108번 기도

매월 첫 일요일 순례·정진 병행
8월5일 진관사서 100회 맞아

2010년 108독 108회 발원 입재
8년간 매월 정진 180여명 동참
기도 마치면 염주 한 알씩 모아
내년 4월 회향 때 108염주 완성

“기도는 불자들의 일상 신행
회향 후에도 정진 계속돼야”

2010년 시작된 신묘장구대다라니 108독 108회 정진기도에는 매회 평균 180여명의 불자들이 동참한다. 해천원경 스님과 함께 다라니 독송을 이어가는 불자들은 한 순간의 망상도 비집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일념으로 정진하며 주력삼매에 든다.

신묘장구대다라니가 북한산을 휘감았다.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초유의 무더위가 10여일 째 계속되고 있던 8월5일 오전 9시. 아침부터 30도를 훌쩍 넘겨버린 기온에 북한산 높은 바위, 깊은 계곡조차 지레 풀이 죽어갈 즈음 다라니가 울려 퍼졌다.

“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약 바로기제 새바라야 모지 사다바먀 마하 사다바야…”

한숨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이 이어지는 신묘장구대다라니 독송. 한 찰라 딴 생각에 눈 돌렸다가는 휘몰아 쏟아지는 계곡물처럼 빠르게 이어지는 독송에서 하릴없는 물방울처럼 튕겨져 나가고야 말리라. 일순간도 잡념에 마음 빼앗기지 않고 오로지 스님 목탁소리에 맞춰 또박또박 다라니를 독송해야 한다. 440여자의 신묘장구대다라니 1독에 2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렇게 108독을 이어간다. 망상 피어오를 틈도 없는데, 무더위가 비집고 들어올 리 없다.

‘해천원경 스님과 함께하는 신묘장구대다라니 108독 108번 정진기도’가 8월5일 북한산 진관사에서 100회를 맞이했다. 108번 정진기도는 내년 4월 회향예정이다.

주력행자들의 원력 담아 불을 밝힌 공양초.
108독 마친 불자들에게 염주알을 나눠준다.

신묘장구대다라니 108독 108번 정진기도가 처음 시작된 것은 2010년 3월이다. 하지만 108독 108번 정진이라는 대원력의 씨앗이 심어진 것은 그보다 앞선 2007년부터다. 씨앗을 심은 주인공은 당시 충북 제천 덕주사 주지로 부임한 원경 스님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불교세가 현저히 약한 충북지역 불자들의 신심을 고양시키고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덕주사에서 ‘다라니 독송 철야정진’을 마련한 것이 계기였다. 첫 철야정진에 동참한 불자는 2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비가 오는 여름과 눈이 쏟아지는 겨울에도 멈추지 않았던 스님의 기도정진에 불자들의 동참이 늘어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특히 2008년 4월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덕주사 포교당(현 법주사 서울분원 성관사)이 문을 열면서 서울지역 불자들까지 덕주사 철야정진에 속속 동참하기 시작했다.

덕주사에서 울려 퍼져 월악산 자락을 휘감는 주력행자들의 기도정진을 원경 스님은 더욱 독려했다. 108독 철야정진을 매월 첫째 토요일로 정례화 시키며 108회 정진을 발원했다. 특히 108회 정진의 대원력을 성취할 수 있도록 불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한 스님의 아이디어가 빛났다. 매회 기도정진에 동참한 신도들에게는 정진이 끝날 때마다 염주알을 하나씩 선물했다. 108염주에 신묘장구대다라니 440여자 나눠 새긴 염주알이다. 108회 정진기도를 모두 회향하면 신묘장구대다라니가 새겨진 108염주가 완성된다.

이후 매월 첫째 일요일 전국의 사찰을 순례하며 정진함으로써 성지순례와 다라니기도를 병행해 불자들의 신심을 다지는데 더욱 박차를 가했다. 그러는 사이 불자들의 동참도 점차 늘어나 이제는 매회 평균 180여명의 불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전국에서 동참자들이 모이는 점을 감안해 철야정진 대신 오전 9시까지 해당 사찰에 모여 다라니정진을 시작해 함께 점심공양을 한 후 108독 정진을 마치고 스님의 법문을 듣는 형태로 틀을 잡았다.

동참불자들의 규모가 늘어나고 전국 사찰순례가 병행되면서 원만한 기도정진을 위한 자원봉사모임들도 꾸려졌다. 눈길을 끄는 점은 남자신도들이 중심이 된 거사들의 활동이다. 매월 새로운 사찰을 순례하며 기도를 이어가는 까닭에 사전답사와 준비는 필수가 되었다. 6명의 거사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전답사에 동참한다. 불자들이 모여 다라니기도를 하게 될 법당이나 전각의 규모를 파악하고 필요한 준비물도 챙긴다. 180여명에 가까운 신도들이 함께 기도하는 만큼 좌복이 부족하지 않은지, 음향시설은 잘 갖춰져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할 경우에는 좌복과 스피커, 마이크 등을 싣고 와 미리 설치하는 일도 도맡아 한다. 또 기도 시작에 앞서 불자들의 소원을 담아 밝히는 공양초를 준비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기도 회향 후에는 장비를 회수하고 뒷정리를 하는 것도 마다 않는다. 덕분에 100번의 기도정진은 한 번의 오차도 없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었다.
 

염주 한 알씩을 모아 완성되가는 108염주.
108독 기도정진 준비를 돕는 자원봉사자들.

누구 하나 앞서거나 뒤쳐지지 않도록 모두 한 마음으로 독송해야하는 다라니기도정진은 회를 거듭할수록 자연스럽게 불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 되었다. 8년째 이어지고 있는 100회의 기도정진을 한 번도 빠짐없이 동참한 불자들도 적지 않다.

권인숙(63, 해일화) 불자는 108회 기도정진을 입재하기 전 덕주사 철야정진 때 부터 빠짐없이 동참해온 주력행자다. “6·25한국전쟁 때 전사해 유해조차 찾지 못했던 큰시숙의 유해를 발굴하는 것이 원력이었는데 다라니기도정진을 하는 중에 유해를 찾을 수 있었다”며 “딸 결혼식이 있을 때에도 빠지지 않고 기도에 동참했는데 다라니기도 시작 후로 모든 장애가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부처님의 가피와 기도정진의 힘이 무한함을 느꼈다”고 감회를 밝혔다.

충주에 사는 이진우(61, 무량심) 불자는 다라니기도에 동참하는 충주지역 불자들의 인솔책임을 맡아 한 차례 결석도 없이 100회 기도에 동참하고 있다. “여러 명의 불자들을 인솔하다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생기지만 다라니기도에 동참한 후로 큰 장애를 만난 적이 없다”며 “내가 느낀 기도의 힘을 모든 이들이 함께 느끼며 부처님 가피 안에서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랄 뿐”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다라니기도는 개인의 일상에도 커다란 변화를 불러 왔다. 백춘자(79, 월광도) 불자는 “몸이 좋지 않아 건강회복을 발원하며 시작한 기도가 100번을 개근하게 됐다”며 “건강회복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신감이 생겨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머뭇거림 없이 결단을 내리고 실천하게 되었다. 일념으로 집중해서 독송해야 하는 다라니기도의 힘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8년간 이어진 100번의 기도. 이날 동참한 불자들의 얼굴엔 뜻깊은 감회가 서렸다. 하지만 기도를 이끄는 원경 스님의 얼굴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108독 108회 기도가 오늘로써 100회를 맞이했습니다. 특별한 감회를 느끼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100번이라는 숫자가 특별할 것은 없습니다. 기도의 마음과 평상시의 마음이 달라서는 안 됩니다. 기도할 때의 마음이 그대로 일상의 마음이 되는 것. 그것이 명훈가피입니다. 안개처럼, 연기처럼 젖어 들어서 기도할 때의 마음과 일상의 마음이 다를 것이 없는 것이 참된 수행자의 자세입니다. 그러니 100회가 특별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를 기억하는 것은 108번의 기도정진을 회향하겠다는 원력을 더욱 굳건히 다지고 회향 이후 우리의 기도와 정진을 어떻게 계속 이어갈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을 때 오늘 100회 기도정진이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될 것입니다.”

108독 정진을 마친 불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찰을 나서는 시간, 한 낮의 태양은 머리위로 솟아올랐지만 더위는 그 기세를 떨치지 못했다. 신묘장구대다라니의 가피로 충만한 주력행자들의 앞길을 막을 장애는 그 무엇도 없었기 때문이다.

 

[1455호 / 2018년 9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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