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김지도의 ‘수로부인 헌화공원의 일출’
50. 김지도의 ‘수로부인 헌화공원의 일출’
  • 신현득
  • 승인 2019.01.29 13:26
  • 호수 14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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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부인 설화 분위기 느낀 공원에서
신라때 ‘헌화가’ ‘해가’ 다시 보여준 시

수로부인 헌화공원서 본 동해
힘이 되어 솟은 한 폭의 그림
날마다 새 빛으로 해 뜨는곳에
수로부인의 목소리도 어우러져

‘삼국유사’에 흥미를 끄는 이야기 하나가 있다. 수로부인 설화이다. 신라 선덕왕 때에 순정공(純貞公)이라는 벼슬아치가 있었는데, 그의 아내 수로부인(水路夫人)은 절세미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순정공이 동해안 지방의 백성을 돌보기 위해 강릉태수로 부임하고 있었는데, 그 행차가 볼만했다. 

이때 수로부인이 벼랑에 철쭉꽃이 곱게 피어 있는 것을 보고 그것을 갖고 싶어 했다. 그러나 아무도 험한 절벽에 올라가려 하지 않았다. 소를 몰고 가던 한 노인이 이 절새미인에게 꽃을 꺾어 바치면서 노래를 지어 읊었는데, 이것이 ‘헌화가(獻花歌)’이다. ‘자줏빛 바윗가에/ 잡은 손 암소 놓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라는 내용이었다.

이틀 째 같은 길을 가고 있는데, 미인을 노리고 있던 용이 갑자기 부인을 낚아채어 바다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에 여러 백성들이 지팡이로 땅을 치며 노래를 부르자 겁을 낸 용이 수로부인을 돌려주었다. 이때에 부른 노래가 ‘해가(海歌)’이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부인을 내놓아라/ 부녀를 뺏어 간 죄 얼마나 큰가?/ 네가 만약 거역해 내다바치지 않으면/ 그물을 쳐 잡아서 구워 먹으리라.’

‘헌화가’와 ‘해가’를 오늘에 다시 보여 준 동시가 있다.

 

수로부인 헌화공원의 일출
                                                   김지도 

그림이다!

수로부인 헌화공원에서 본 일출은
한 폭의 그림이다. 

날마다 새 빛으로 솟아오르는 힘찬 아침 해.  
반짝거리는 물고들의 힘찬 환호. 
통통대며 내닫는 어부들의 힘찬 출항. 
끼루룩 끼루룩, 갈매기들의 힘찬 축하 비행.
철썩철썩, 바위들의 힘찬 박수갈채까지
한데 담은 
한 폭의 그림이다. 

누구든 가슴에 걸면   
힘이 솟고 
힘이 솟는 
한 폭의 그림이다.

김지도 동시집 ‘짧지만 긴 이야기’
(2018)

신라시대 때 헌화가의 분위기를 다시 느낄 수 있는 곳이 삼척시 임원리 남애산에 있는 ‘수로부인 헌화공원’이다. 

그때의 태수 행차와 그때의 수로 부인이 나타나고, 쇠고삐를 든 농부가 나타나 ‘헌화가’를 부를 것 같은 이 공원에서, 동해 바다를 바라보면 한 폭의 그림이다. 가슴에 걸면 힘이 되어 솟을 한 폭의 그림이라 했다. 동해 바다는 날마다 새로운 새 빛으로 아침 해를 띄운다. 수로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여기에 몸이 반짝이는 물고기의 환호성이 어우러지고 있다. ‘해가’의 목소리가 아직도 들리고 있다.  

통통배를 탄 어부들이 먼 바다로 출항을 하고 있다. 끼루룩 끼루룩, 갈매기의 힘찬 날갯짓이 어우러지고 있다. 이 하루를 즐겁게 보내자는 축하비행이다. 철썩철썩, 파도를 받아치는 바위는 큰 박수 소리를 내고 있다. 수로부인의 목소리, ‘해가’의 목소리가 동해에서 크게 어우러지고 있다. 

시의 작자 김지도(金智道) 시인은 삼척 출신(1939)으로 시 전문지 ‘풀과 별’을 통해서 등단(1974)하였다. 이름난 교육전문지 ‘교육자료’ ‘새 교실’의 편집부장과 초등 교장을 지냈으며, 동시집으로 ‘짧지만 긴 이야기’(2018) 등이 있다.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1475호 / 2019년 1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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