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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정사, 향곡당 혜림 대선사 열반 42주기 추모재 봉행

  • 교계
  • 입력 2021.01.30 23:04
  • 수정 2021.02.01 09:52
  • 호수 1573
  • 댓글 1

1월30일, “운문 삼전어” 영전 공양
조계종 진제 법원 종정 예하 법어

“대선사 영전에 운문 선사의 삼전어 법문을 공양 올리겠습니다. 어떠한 것이 진리의 도입니까? 눈 밝은 이가 깊은 우물에 떨어졌습니다. 어떠한 것이 제바종(提婆宗)입니까? 은쟁반에 흰 눈이 가득했습니다. 어떠한 것이 진리의 보배 칼입니까? 산호나무 가지가지에 밝은 달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일제강점기 단절되다시피 했던 임제 선풍의 법맥을 이어 근·현대 한국불교 선풍의 중흥을 이끈 향곡당 혜림(1912~1978) 대선사의 42주기 추모다례재가 부산 해운정사에서 엄수됐다.

해운정사(조실 조계종 종정 진제 법원 대종사)는 1월30일 경내 원통보전에서 ‘향곡당 혜림 대선사 열반 42주기 추모다례재’를 봉행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봉행된 이날 법회는 분향 및 운문 삼전어 공양, 스님 및 신도 대표 분향, 법어 등의 순서로 전개됐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종정 진제 법원 대종사, 전 동국대 이사장 법산,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능종, 금당선원 유나 지환, 직지사 전 주지 자광, 운부암 선원장 불산, 동화사 금당선원장 능철, 해운정사 금모선원장 성담 스님 등이 참석해 선사의 가르침을 새겼다.

특히 이날 진제 종정 예하는 향곡 선사 영전에 분향한 뒤 당나라 말 운문종을 제창한 운문 선사와 파릉 선사가 나눈 선문답 ‘운문 삼전어(雲門三轉語)’를 직접 읊으며 선사의 향훈을 추모했다. 이어 스님은 추모 법어에서도 운문 삼전어의 유래를 설명하고 수행자들의 부단한 정진을 당부했다. 진제 스님은 “선의 황금시대를 이룬 당나라 때 삼종오가의 가풍 가운데 운문종을 창종하신 운문 선사께서 당대 명성이 높았던 위대한 도인, 훌륭한 제자들과 문답을 주고받으신 가풍은 공부인들이 지침으로 받아 지녀야 할 것”이라며 “향곡 선사께서도 기일이 되면 바로 이 문답을 공양 올려 달라고 하셨기에 오늘 운문 삼전어 공양을 올린다”고 밝혔다.

또 스님은 “앞으로 모든 참선하는 선객들이 선사께 공양 올린 이 세 법문을 깨달아 오는 눈 밝은 이가 있으면 주장자를 전하고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 남해 성담사 조실, 부산 해운정사 조실로도 임명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향곡 선사는 16세에 내원사로 출가해 조실 운봉(雲峰) 선사를 시봉하며 3년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용맹정진을 거듭했다. 정진하던 어느 늦가을 갑자기 돌풍이 몰아쳐서 문짝을 때리는 소리에 홀연히 마음의 눈이 열렸다고 전한다. 당시 스님은 삭발도 하지 않은 행자 시절이었지만 운봉 선사와의 문답으로 불조의 길을 확인하여 이때부터 줄곧 운봉 선사를 모시고 탁마(琢磨) 정진했다. 운봉 선사는 1944년 열반에 들기 전 향곡 스님에게 법호와 전법게(傳法偈)를 내리고 일제강점기 경허 스님으로부터 이어받은 임제정맥(臨濟正脈)을 부촉했다.

선사는 그 후 1947년 문경 봉암사에서 제방 선객들과 함께 용맹정진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다시 향상의 진리를 깨친 스님은 제방 선지식과 두루 거량하며 불조의 가르침을 거듭 확인했다. 이후 선사는 제방 선원의 조실 초청을 받아 후학들을 두루 지도했으며 부산 기장 묘관음사에 선원을 개설, 후학들을 지도하는 한편 조계산 선암사, 경주 불국사, 팔공산 동화사에서도 선풍 진작에 앞장섰다.

세수 56세이던 1967년, 선사는 태고 보우 선사로부터 경허, 혜월, 운봉, 향곡 선사로 이어져 온 임제정맥(臨濟正脈)을 법제자 진제(眞際) 스님에게 부촉했다. 이어 1978년 음력 12월15일 해운정사에서 열반게(涅槃偈)를 읊고 3일 뒤인 1978년 음력 12월18일 세수 67세, 법랍 50세로 원적에 들었다. 선사의 열반게는 다음과 같다.

석인영상취옥적(石人嶺上吹玉笛)
목녀계변역작무(木女溪邊亦作舞)
위음나반진일보(威音那畔進一步)
역겁불매상수용(歷劫不昧常受用)

목인은 잿마루에서 옥피리를 불고
석녀는 시냇가에서 춤을 추네
위음왕불 이전으로 한 걸음 나아가니
역겁에 매하지 아니하고 언제나 수용하리.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72호 / 2021년 2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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