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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권대자의 ‘분소의’

기자명 신현득

헌옷으로 기워 만든 스님 분소의 소재
탐욕 놓고 자연‧생명 사랑 가르침 제시

쓰레기로 버려질 옷 거둬들여
만든 분소의는 자연보호 시작
낡으면 방석 만들고 걸레 활용
부처님 친환경 가르침 시 표현

꽃이 만발하면 꽃 속으로 부처님이 오신다. 지금은 오시는 부처님을 기다리는 때다. 부처님은 인류의 스승인 ‘부처’를 이루기 위해 참으로 많고 좋은 인연을 지으셨다. 아득하게 오래 전 설산 수도자가 되셨다. 그때에 연등부처님을 뵙고 법문을 듣기 위해 3천년 만에 한 번 씩 피는 우담바라꽃 다섯 송이를 어렵게 구해다 연등부처님께 올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연등부처님이 진흙을 밟지 않도록 진흙 위에 엎드리고 머리를 풀어서 깔아드렸다는 것은 참으로 감동이 되는 이야기다. 

부처님 전생 이야기 547편을 모은 ‘본생경’에는 부처님이 여러 동물의 왕으로 있으면서, 착한 일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고기 왕으로 있을 때, 흉년이 들어서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었다. 그러자, 물고기 왕이 뭍으로 올라와서 자기의 살점을 배고픈 사람들이 뜯어먹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고기왕이 뼈만 앙상하게 남을 때까지 참고 견디었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그 고통을 참았을까? 부처님의 설법을 모은 팥만대장경은 동화의 바다다. 이처럼 부처님은 동화 속에도 와서 계신다. 우리가 힘을 모으는 자연보호 속에도 부처님이 계신다니, 명작 동시 한 편을 펼쳐보면서 생각해보자. 
   
분소의 / 권대자

부처님은 그 옛날에 
환경보호 하셨어요.
제자들도 분소의로
가사가 낡아지면 
방석으로 사용하고
또 낡으면 걸레로
사용하다 낡으면
잘게 썰어 흙과 섞어 
벽을 바르는데 사용했어요.

부처님은 풀잎마다
생명보호 자연보호 
지구환경 보전을 하셨어요.
자원을 소중하게
아껴 쓰시고 
다시 사용하셨어요. 

한국불교 아동문학회 2020 연간집 ‘마스크를 쓴 지구’에서.

분소의(糞掃依)는 쓰레기로 버리는 헌 옷을 거두어, 빨고 기워서 만든 스님들 가사다. 세속 사람이 옷을 입는 것은 남의 눈에 좋은 모습으로 보이기 위해서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좋은 옷, 값진 옷을 입으려 한다. 스님들이 버려진 옷으로 만든 분소의를 입는 것은 탐내는 욕심을 여의기 위함이요, 이미 그 욕심을 여의었음을 보이기 위함이다. 부처님과 부처님 제자들도 이러한 옷을 입으셨던 것이다. 이처럼 여기에 더 검소할 수 없는 옷이 분소의다. 쓰레기로 버려질 것을 거두어 입었으니, 벌써 자연보호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분소의가 낡아서 입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할까? 이것으로 방석을 만들게 하셨다.  다음으로 걸레를 만들어 쓰고, 걸레가 낡으면 어떻게 할까? 버리면 공해가 될 텐데. 부처님은 이 못 쓰게 된 걸레를 잘게 썰어서 흙에 섞어 벽을 바르게 하셨다. 벽은 튼튼해지고 공해를 일으키지 않았다. 부처님 가르침은 자연보호였던 것이다. 얼마나 실용적이고 경제적인가? 얼마나 친환경적인가?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시인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생명보호요, 자연보호였다고 내세우고 있다. 3천년 전 그때에 벌써 자원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가르치고, 자원을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라고 가르치셨다. 재활용을 그때부터 가르치셨으니, 자연보호 그 속에 부처님이 계셨던 것이다. 지금도 자연보호 속에 부처님이 계신다. 시인은 부처님이 풀잎 하나하나, 나뭇잎 하나하나에 생명보호, 자연보호, 지구환경 보존을 새겨두신 것을 동심의 시로 확인하고 있다. 

시의 작자 권대자(權代子) 시인은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동시 시인이며, 아동문학운동가, 불교운동가이다. 법명은 대각화(大覺華)이다. 문학예술 신인상으로 등단, 환경동시집 ‘세상은 자연’ ‘풀꽃 사랑’ 등을 냈으며, 영남아동문학상, 대구예술상 등을 수상하였고, 한국불교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1583호 / 2021년 4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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