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도회장상을 받은 정정례(무등행) 불자는 “수상 소식을 들으니 어려웠던 당시 상황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고 했다.
정정례 불자는 2006년 남편이 뇌종양 선고를 받자 눈앞이 캄캄했다.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남편이 모두 자기 탓인 것만 같았다. 남편은 아무것도 삼킬 수 없었고 그때마다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흘렀다. 그러나 그런 남편 대신해 어린 세 딸을 키워야 했기에 마냥 슬픔에 빠져있을 수만은 없었다.
“저라도 힘을 내야했어요. 밥을 먹으려 숟가락을 들면 목이 메어 삼킬 수가 없었어요.”
매일 새벽 익산 연국사로 가 참회기도를 했다. 하루에도 수백번 슬픔이 일어났지만 남편이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되뇌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었어요. 알고 지은 죄업도, 모르고 지은 죄업도 참회했어요. 누군가에게 섭섭한 말이나 행동을 했다면 용서해달라 기도했어요.”
정진을 이어간 지 6개월이 됐을 무렵 아무것도 삼키지 못했던 남편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이후 다시 걷기 시작했다.
“기적이 이런게 아니면 뭘까요. 지금도 세상 어딘가 목이 멘 밥을 삼키는 이들을 위해 기도의 끈을 놓치 않을 겁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86호 / 2021년 5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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