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불설 ‘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에서 부모님은 열 가지 은혜로써 자녀를 키우신다고 가르치셨다. 첫째는 열 달 동안 배 안에 품어서 키워주시는 은혜요, 둘째는 해산에 임하여 고통을 이기시는 은혜요, 셋째는 자식을 낳고부터 모든 근심을 거두고 자식에게만 사랑을 쏟는 은혜라 하셨다.
넷째는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은 토해서 먹여주시는 은혜라 하셨는데 험한 음식은 부모님이 드시고 자식에게는 영양이 풍부한 좋은 음식을 먹이신다는 말씀이시다. 다섯째는 마른자리에 아기를 눕히고 부모님은 젖은 자리를 취해서 누우시는 은혜라 하셨다. 여섯째는 젖을 먹여 길러주시는 은혜요, 일곱째는 더러운 것을 씻어주는 은혜이며, 여덟째는 멀리 떠나 있으면 걱정해주시는 은혜이다. 아홉째는 자식을 위해서는 아무리 힘들고 험한 일도 마다 않는 은혜요, 열째는 끝까지 염려하고 사랑해주시는 은혜라 하셨다. 부처님이 설하신 열 가지 은혜는 적절한 예를 든 것이었다.
이에 우리 조상님들은 옛적부터 부모님 잘 모시는 일을 ‘효도’라 이름 짓고, 국가를 위하는 ‘충성’과 함께 도덕의 윗자리에 두고 장려해 왔다. 효자가 나면 마을 이름을 삼기도 하고, 효자비와 효자문을 세우고 가문의 자랑으로 여겼다. 어머니의 은혜를 담은 동시 한 편을 맛보기로 하자.
이더더 엄마 / 채정미
“하나만 더.”
“한 번만 더.”
하루 중
우리 엄마 제일 많이 하시는 말씀.
“조금만 더 먹어봐.”
“조금만 더 해봐.”
“조금만 더 더….”
예쁜 것, 좋은 것은
언제나 우리에게 먼저 주시고도
더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더 많이 아껴 주는
우리 엄마, 또 다른 이름
더더 엄마.
채정미 동시집 ‘송아리네 집’(2020)에서.
어머니가 하루 중에서 제일 많이 하는 말씀이 “하나만 더”와 “한 번만 더”란다. 자녀들이 많이 먹고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어머니가 하는 말씀이다. 아이가 안 먹으려 할 때는 숟가락에 놓인 밥을 들고 다니며, “한 숟가락만 받아라” “한 번만 받아라” 하고 타이르신다.
이것은 부처님이 설하신 네 번째의 부모님 은혜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은 토해서 먹여주시는 은혜’다. ‘연고토감은(咽苦吐甘恩)’이라고도 한다. 부모는 다 그렇다. 맛있는 것, 예쁜 것, 좋은 것을 자녀에게만 주려 하신다.
더 더 많이 사랑해 주고, 더 더 많이 아껴 주다가 어머니는 ‘더더 엄마’라는 이름이 생기고 말았다. ‘더더 아빠’라는 말도 생겼을 것 같다. 부모님 고마움을 재미나게 녹여 담은 명작 시다. 우리는 부모님의 이 고마운 은혜를 갚아 드리기 위해서 효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자식이 부모님 은혜를 다 갚기는 어렵다.
부처님은 ‘부모은중경’의 말씀에서 “두 어깨에 부모님을 업고 수미산을 여러 바퀴 돌아도 부모님 은혜를 다 갚지는 못한다”고 하셨다. 효도의 왕이었던 조선의 정조대왕은 ‘부모은중경’을 읽고 “백성에게 효도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좋은 경전이 없다” 하고 이 경을 인쇄하여 나라 안에 나누어 주었다. 정조가 이룩한 수원 용주사에는 ‘부모은중경’을 인쇄했던 경판과 ‘은중경탑’이 있다. 효도의 경전 ‘부모은중경’은 4·4조의 가사문학 작품이 되기도 하여 불교문학 발전에도 큰 몫을 하였다.
시의 작자 채정미(蔡玎味)시인은 대구 출생으로 아동문예 신인상에서 동시조로 등단했으며(2003), 동시집 ‘아함 잠 깨고 나온 씨앗들’ ‘엄마라서 그렇단다’ 등이 있다. 아르코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1592호 / 2021년 7월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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