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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제주 무량정사 대웅보전

기자명 법상 스님

모든 것 부처라는 도리 깨달아야

‘법화경’에 담긴 부처님 말씀
수행자 보리심 일으켜  뜻 세워
법 실천하면 이 세상 모든 것이 
부처님이고 극락 아닌 곳 없어

제주 무량정사 대웅보전/ 글씨 소암 현중화(素菴 玄中和 1907~1997).
제주 무량정사 대웅보전/ 글씨 소암 현중화(素菴 玄中和 1907~1997).

諸法本來寂滅相 佛子行道當作佛
제법본래적멸상 불자행도당작불 
本佛成道無量劫 常住靈山而不滅
본불성도무량겁 상주영산이불멸
如來付囑諸菩薩 流通宣說無悋惜
여래부촉제보살 유통선설무인석

모든 법은 본래부터 적멸한 상(相)이니/ 불자가 이러한 도를 행하면 마땅히 부처가 될 것이다./ 본불의 성도는 무량겁 전에 이루어졌으며/ 영산(靈山)에 항상 계시는 부처님은 없어지지 아니하셨도다./ 여래가 모든 보살에게 부촉하기를/ 불법을 유통하고 널리 설하기를 인색하지 말라고 하셨다.

 

이 주련은 제주도 애월읍 대원정사와 서귀포 무량정사에 걸려있으나 어느 것이 모본(模本)인지 알 수 없다. 대원정사의 것이 무량정사 번각으로 보이며 주된 내용은 ‘법화경’을 바탕으로 지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시문의 일부는 ‘법화경’에 나오는 게송에 덧붙였다.

첫 구절은 ‘법화경’ 제2방편품에서 ‘제법종본래 상자적멸상(諸法從本來 常自寂滅相), 부처님이 사리불에게 이르기를, 모든 법은 본래부터 언제나 저절로 적멸한 모습이다’에서 따온 내용이다. 제법실상(諸法實相)이란 표현은 아주 중요하다. 이는 모든 존재하는 사물이 가지고 있는 참다운 모습을 말한다. 자신의 감정대로 느낌대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닌 만물이 본래 가지고 있는 그대로의 경지를 말한다. 세상 모든 것이 각자 나름으로 가진 근본성품이니 이는 곧 법신불을 말하기도 한다. 적멸상은 곧 열반상이다. 열반의 모습을 제대로 안다면 불도를 구하지 않는 자가 없는 것이다. 까닭에 수행자는 보리심을 일으켜 반드시 큰 뜻을 세워야 한다.

두 번째 구절도 방편품의 게송 ‘불자행도이 내세득작불(佛子行道已 來世得作佛), 불자들이 이러한 도를 행하면 오는 세상에 부처님 되리라’를 변형했으며 앞서 설명한 게송에 이어 나오는 내용으로 이를 합해 ‘법화경’ 사구게라 한다. 작불은 성도 또는 성불과 같은 표현이다.

‘법화경’ 사구게 말씀은 곧 안목을 말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현상의 모습은 본래 그대로 부처님의 세상이며 열반의 세상이라는 의미다.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이 법을 실천하면 다음 세상에는 부처가 된다는 말씀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 모든 것은 부처가 아님이 없으며 극락이 아님이 없다. 

다만 우리들의 두 눈은 밉다 곱다하는 집착심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늘 불안하고 불평과 불만으로 살아간다. ‘법화경’ 사구게를 더 쉽게 말한다면 “이 세상 모든 것에 싫다, 좋다는 마음을 붙이지 말고 본다면 모든 것이 부처라는 도리를 깨달아야 한다”라는 말씀이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말씀하시기를 “모든 의혹을 다 풀어 버리고 일승의 가르침에 의지하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왜냐하면 일승의 길이 아니면 성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본불성도무량겁 상주영산이불멸’은 ‘법화경’ 여래수량품의 내용을 축약한 것이다. 여래수량품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실한 성도가 이미 구원겁전’이란 것을 밝히는 내용이다. 이 품은 ‘법화경’의 중심이며 모든 중생 성불의 근본을 밝히는 중요한 품이다. 

여래부촉제보살은 ‘법화경’ 제22 촉루품에 나오는 말씀을 추렸다. 촉루는 부처가 제자에게 그 가르침을 넓히도록 위탁하는 것이기에 즉 위임이라는 의미다. 유통은 부처님 말씀의 보고인 경전을 널리 펴는 것이고 선설은 부처님의 말씀을 널리 설하는 것이다. 마지막 구절은 ‘법화경’을 마무리하는 총결이지만 ‘법화경’ 곳곳에서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부촉하신 내용이기도 하다.

법상 스님 김해 정암사 주지 bbs4657@naver.com

[1593호 / 2021년 7월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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