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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명·덕관 스님 이연…은해사에 무슨 일이?

  • 교계
  • 입력 2021.07.24 13:38
  • 수정 2021.07.28 10:46
  • 호수 1596
  • 댓글 12

돈명 스님, 7월19일 불교신문에 이연 공고
덕관 스님 주지취임 이후 인사권 두고 갈등
은해사 국장단 사직…덕관 스님 ‘고립무원’
두 스님 갈등으로 은해사 내홍 우려 확산

은해사 회주 돈명 스님이 최근 자신의 법상좌이자 현직 주지인 덕관 스님과 이연을 선언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덕관 스님이 올해 1월 산중총회에서 은해사 주지로 당선된 뒤 당선증을 받고 있다.
은해사 회주 돈명 스님이 최근 자신의 법상좌이자 현직 주지인 덕관 스님과 이연을 선언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덕관 스님이 올해 1월 산중총회에서 은해사 주지로 당선된 뒤 당선증을 받고 있다.

조계종 10교구본사 은해사 회주 돈명 스님이 자신의 법상좌이자 현직 교구본사주지인 덕관 스님과의 이연(離緣)을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돈명 스님은 단순한 이연에 그치지 않고 문중 퇴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덕관 스님 측의 반발도 예상돼 은해사의 심각한 내홍이 우려된다.

돈명 스님은 7월19일 조계종 기관지에 “10교구 주지 법우 덕관 스님과 법상좌 인연이 다하였기에 동곡일타 문도들과 종도들께 이연을 알린다”고 공고했다. 그동안 몇몇 스님들이 스승·제자의 인연을 끊겠다는 이연 공고를 낸 적은 있지만, 교구본사 회주 스님이 현직 주지를 상대로 이연 공고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돈명·덕관 스님 사이에서 심각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은해사 교구 내부소식에 밝은 스님에 따르면 돈명 스님과 덕관 스님은 교구말사 주지 인사권을 두고 대립해왔다. 덕관 스님은 올해 1월 산중총회에서 선거를 통해 은해사 주지로 선출됐다. 이번 산중총회는 예년과 달리 선거과정에서 후보 간 치열한 승부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회주 돈명 스님은 덕관 스님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은해사는 동곡일타 문중 대표격인 돈명 스님의 의중에 따라 교구본사주지 및 중앙종회의원이 사실상 결정됐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은해사 중앙종회의원인 성로 스님의 지원을 받은 성담 스님이 선전하면서 선거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됐다.

더구나 덕관 스님은 범어사 문중 출신으로 단일문중 성격이 강한 은해사 대중들로부터 반감을 샀다. 이 때문에 돈명 스님은 덕관 스님이 10여년 전 자신에게 건당(建幢)한 법상좌임을 내세워 문중의 일원임을 강조했다. 결국 돈명 스님의 지원을 받은 덕관 스님이 성담 스님을 단 4표차로 신승하며 교구본사주지에 당선됐다.

두 스님의 갈등은 선거 이후부터 시작됐다. 올해 2월 교구본사주지로 임명된 덕관 스님은 은해사의 수말사인 경산 선본사를 비롯해 영천 거조사, 청송 대전사 등에 대한 주지 인사권 행사를 시사했다. 교구본사를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말사 인사권을 주지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자 교구 내에서 영향력 감소를 우려한 돈명 스님이 이에 반발하며 주지인사권 행사에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두 스님은 서로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파국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돈명 스님은 올해 6월 각 문중대표 스님들을 모아, ‘덕관 스님과 이연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7월19일 불교신문에 이연공고를 내면서 두 스님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불교신문(2021년 7월27일자)에 게재된 돈명 스님의 이연공고문.
불교신문(2021년 7월27일자)에 게재된 돈명 스님의 이연공고문.

두 스님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은해사 교구는 종무행정까지 마비되고 있다. 현재 은해사는 교구 종무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7직 국장단마저 모두 사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장단의 사직 배경에 돈명 스님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로 인해 덕관 스님은 교구본사주지 취임 5개월여 만에 사실상 고립무원의 상태에 놓이게 됐다. 더구나 덕관 스님이 범어사 문중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타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덕관 스님은 “어른스님의 입장에서 내가 말을 안 듣고 그러니 속이 상해서 그런 것 같다”며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이번 사태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러나 스님은 “말사 인사권은 교구본사 주지에게 있는 것이고, 교구본사주지는 임명직이 아니라 산중총회에서 뽑힌 선출직”이라며 “국장단에게 사표를 강요한 것은 업무방해에 해당된다. 이 부분을 풀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회주 돈명 스님과 교구본사주지 덕관 스님의 이연 사태로 은해사 내부에서 혼란이 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은해사 재적승 A스님은 “비록 법상좌라도 은사·상좌의 인연은 지중한데, 말사주지 인사권 문제로 이연하고 그것도 모자라 신문에 광고까지 하는 것을 보니 승가의 일원으로서 참으로 부끄럽다”며 “더구나 이 일로 교구까지 혼란으로 치달아 안타까울 뿐”이라고 개탄했다.

은해사 재적승 B스님은 “이번 일은 감정에서 출발한 것이기에 두 어른스님이 빨리 풀었으면 좋겠다”며 “이를 통해 교구가 화합하고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법보신문은 돈명 스님에게 이 문제와 관련해 전화인터뷰를 시도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596호 / 2021년 8월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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