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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사, 중국 천태종과 구별되는 독자적 성격 뚜렷”

  • 성보
  • 입력 2021.08.18 17:28
  • 수정 2021.08.19 05:40
  • 호수 1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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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신륵사·불교학술원, 8월10일 학술대회 개최
‘고달사지 역사성과 활용 방안’ 주제로 4명 발표

여주 고달사지 전경. 문화재청 제공
여주 고달사지 전경. 문화재청 제공

여주 고달사가 중국 천태종과 구별되는 우리나라의 독자적 성격이 뚜렷했던 고려시대 사찰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연식 동국대 사학과 교수가 8월10일 여주 신륵사 강당에서 열린 ‘고달사지 역사성과 활용방안’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불교학술원(원장 자광 스님) HK연구단(단장 김종욱)과 신륵사(주지 법성 스님)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해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 최 교수는 논문 ‘신라~고려시대 고달사의 변천과정과 불교사적 위상’을 통해 고달사에서 수행했던 고승들의 행적을 좇아 고달사 성립과 변천과정을 탐색했다. 그에 따르면 혜목산 고달사는 12세기 이전까지 ‘선종사찰’로서 기능했다. 원감대사 현욱 스님(玄昱, 787~868)이 당나라 장경선사 회휘 스님(756~)의 문하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고달사를 개창했으며, 고달사는 840~860년대 신라의 대표 선종 수행도량으로 자리매김했다.

후삼국 전란 과정에서 일시 쇠퇴하긴 했으나 고려초 원감대사 법손인 원종대사 찬유 스님(璨幽, 869~958)이 중창했다. 30년 줄곧 고달사에서 선법을 펴며 고려 왕실 존숭을 받았던 찬유 스님 덕에 고달사의 위상도 나날이 높아져 갔다. 광종(925~975)은 ‘증진대사’라는 법호를 내리며 찬유 스님을 왕사로 책봉했고, 스님이 입적한 지 13년이 되던 해에 고달사를 부동선문(不動禪門)으로 지정, 원종대사의 문도 스님들이 연이어 주지를 맡아 고달사를 운영하게끔 했다. 이후 고달사는 선종 사찰 가운데서도 원종대사의 사상을 계승하는 사찰로서의 성격을 유지했다.

하지만 12세기 들어 고달사는 천태종 유력 사찰로 성격이 변한다. 고려 숙종 6년(1101) 대각국사 의천 스님의 주도로 천태종이 성립됐을 때, 고달사는 천태종 6산문 가운데 하나로 등장한다. 최 교수는 “고려말에 고달사에 주석했던 의징, 원통 스님 등은 천태종 소속으로 고려말까지 천태종 사찰로 존재했을 것”이라며 “특히 고달사는 일찍이 중국 절강지방의 천태종에 접했던 선종승들이 선종 전통을 유지하면서 집단 전향한 사례로, 중국 천태종과는 구별되는 독자적 성격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박상준 불교문화재연구소 실장은 “‘원종대사혜진탑비’의 귀부이수에 조각된 용두와 구름 문양을 2기의 승탑과 비교해보면 서탑(고달사지 승탑)의 운룡조각이 혜진탑비의 운룡조각과 친연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박상준 불교문화재연구소 실장은 “‘원종대사혜진탑비’의 귀부이수에 조각된 용두와 구름 문양을 2기의 승탑과 비교해보면 서탑(고달사지 승탑)의 운룡조각이 혜진탑비의 운룡조각과 친연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고달사지 발굴조사 결과를 통해 고달사 역사·미술·건축 역사성을 다각도로 탐색한 논문이 발표됐다. 박상준 불교문화재연구소 실장은 ‘고달사지 승탑과 탑비의 특징’을 발표해 현재 절터에 남아있는 원종대사혜진탑비와 2기의 승탑 특징을 꼼꼼히 살폈다. 특히 그간 논란이 됐던 ‘2기의 승탑 중 어느 승탑이 원종대사의 것인가?’의 문제를 파악하고자 승탑의 조각양식, 문헌을 분석했다. 그는 ‘고달사지 승탑’을 서탑으로, ‘고달사지 원종대사탑’을 동탑으로 지칭한 후 “두 승탑의 조각 양식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기단 중대석에 표현된 운룡조각”이라며 “‘원종대사혜진탑비’의 귀부이수에 조각된 용두와 구름 문양을 2기의 승탑과 비교해보면 서탑(고달사지 승탑)의 운룡조각이 혜진탑비의 운룡조각과 친연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여주 고달사지 연차별 조사범위. 1984~2020년, 10차에 걸쳐 이뤄진 발굴조사 결과를 분석한 박만홍 국토문화재연구원 팀장은 조영시기를 6기의 4단계로 나눈 후, 고달사가 어떻게 사역 확장을 확장해갔는지 탐색했다.
여주 고달사지 연차별 조사범위. 1984~2020년, 10차에 걸쳐 이뤄진 발굴조사 결과를 분석한 박만홍 국토문화재연구원 팀장은 조영시기를 6기의 4단계로 나눈 후, 고달사가 어떻게 사역 확장을 확장해갔는지 탐색했다.

박만홍 국토문화재연구원 팀장은 ‘고달사지 공간 구성과 정비방향’을 발표해 고달사지의 공간구성을 시기별로 구분했다. 1984~2020년, 10차에 걸쳐 이뤄진 발굴조사 결과를 분석한 박 팀장은 조영시기를 6기의 4단계로 나눈 후, 고달사가 어떻게 사역 확장을 확장해갔는지 탐색했다. 또 현장조사를 통해 고달사지 현황을 분석, 박 팀장은 “10차 발굴조사까지 진행된 부분이 현재 문화재구역으로 포함돼 있지 않아 문화재구역 및 문화재보호구역에 대한 재설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고달사지 내 목재데크가 대부분 부식돼 있어 관람객 안전과 경관을 위해 교체가 시급하며 진입동선도 일정하지 않아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주 고달사지. 문화재청 제공
여주 고달사지. 문화재청 제공

심준용 A&A문화연구소장은 ‘여주 고달사지의 체계적인 활용에 대하여’를 통해, 고달사 문화유산의 운영계획과 홍보방안 마련을 모색했다. 경주 황룡사지, 익산 미륵사지, 원주 거돈사지, 원주 법천사지, 청주 흥덕사지, 양주 회암사지, 강화 선원사지 등 국내 유적의 활용 사례를 분석해 관광자원 활성화 조건을 탐색했다. 심 소장은 “우선 대중 교통의 접근성이 용이해야 하고, 휴식공간 및 편의시설 구비돼 있어야 하며, 전시공간 및 체험공간 건축 마련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연 경기도박물관 학예사와 최태선 중앙승가대 교수,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도 앞선 논문에 대한 견해를 발표하며 고달사지 활용방안 논의에 깊이를 더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은 “신륵사,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단이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한 이번 학술대회는 현장 위주의 실질적인 논의를 해보고자 기획됐다”면서 “발표·토론자들 덕분에 10년동안 이어져온 HK연구단의 사업이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고 전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장 자광 스님이 학술대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불교학술원 제공
동국대 불교학술원장 자광 스님이 학술대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불교학술원 제공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단장 김종욱 동국대 교수가 “발표·토론자들 덕분에 10년동안 이어져온 HK연구단의 사업이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고 전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단장 김종욱 동국대 교수가 “발표·토론자들 덕분에 10년동안 이어져온 HK연구단의 사업이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고 전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98호 / 2021년 8월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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