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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도 빛나고 함께도 빛나야

  • 수행
  • 입력 2021.08.27 15:28
  • 수정 2021.08.30 06:29
  • 호수 1599
  • 댓글 0

실상사 회주 도법 스님 해제법문

반야바라밀은 참된 앎의 실천
참된 앎 실천 땐 스스로 빛나
나와 주변의 삶도 평화로워져
안거 끝나도 안주하지 말아야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불교에서는 여름에는 하안거, 겨울에는 동안거를 각 3개월씩 행합니다. 출가자들은 안거 기간 동안 외출을 일절 금하고 오로지 수행에만 매진합니다. 오늘은 하안거를 마치는 날입니다. 우리는 ‘홀로도 빛나고 함께도 빛나라’를 주제로 안거 기간 동안 수행했습니다. 비록 우리가 주제를 잡고 했으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실제 내용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우리 삶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오늘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부처님 가르침에 한 걸음이라도 더 가까워지는 데 도움 될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축원이나 독경 등을 마칠 때 ‘마하반야바라밀’을 외우곤 합니다. 왜 그런지 아시는 분 계실까요? 우리는 이유도 모른 채 습관적으로 합니다. 무엇을 뜻하는지 어떤 가르침이 들어있는지 세밀하게 파고들어서 알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의례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재가불자 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마하반야바라밀’ 중 ‘반야’는 ‘알아야 할 것을 참되게 안다’입니다. 즉 ‘마하반야’는 대지혜입니다.

그렇다면 바라밀은 무엇일까요? 실천하는 것을 뜻합니다. 맞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은 ‘대지혜를 삶에 온전히 녹여내 실천한다’는 뜻입니다. 앞서 읽은 발원문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발원문의 내용은 우리가 알아야 할 내용입니다. 발원문 내용이 곧 불교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그래서 참되게 알아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앎이라는 것은 삶에서 실천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아무리 아는 게 많아도 실천하지 않으면 참된 앎이 아닙니다. 자랑은 할 수 있더라도 삶을 변화시키고 완성하는 데 도움이 안 되는 겁니다.

참된 앎이 실천으로 연결되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스스로 빛나게 됩니다. 한 명만 빛나겠습니까? 아닙니다. 빛나는 사람은 이웃도 빛나길 바라기에 빛을 전하려 노력할 것이고 감화된 이웃들은 자연스레 빛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할 겁니다. 빛이 점점 퍼져나가는 것입니다. 나와 너,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출가자와 재가자 등 모두의 삶이 평화롭고 아름다워집니다. 이것이 이번 저희가 정한 주제 ‘홀로도 빛나고 함께도 빛나라’의 내용입니다.

여러분. ‘백척간두(百尺竿頭)’라는 말이 있습니다. 백 자나 높은 장대 위에 올라섰다는 말로 위태로움이 극에 달했다는 뜻입니다. 일반 사람들은 이 백척간두를 어떤 특별한 상황을 묘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스승들은 매 순간이 백척간두라 말씀하셨습니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깨어있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앞서 말했듯, 반야입니다. 지혜로 깨어있다면 올바로 보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것입니다. 이 네 가지를 실천하면 목숨을 유지하고, 올바로 부지런히 노력하고, 기억하고, 마음을 안정시킬 것입니다. 바로 고통을 소멸하는 참된 진리인 팔정도(八正道)입니다. 마하반야바라밀은 팔정도로 연결됩니다.

오늘 우리는 하안거 해제를 맞이했습니다. 하안거가 끝났다며 자리에 안주하지 않기를 당부합니다. 숨을 쉴 때도, 앉아있을 때도, 기도할 때도, 항상 깨어있도록 노력하며 해제 이후에도 이 자리에 동참한 모두가 수행정진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자신과 세상을 빛내시길 축원합니다.

정리=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599호 / 2021년 9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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