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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중흥의 원력 키운 시간…대중의 힘 발견”

  • 교계
  • 입력 2021.10.17 18:29
  • 수정 2021.10.18 14:58
  • 호수 1606
  • 댓글 1

삼보사찰 천리순례 동참 대중, 10월17일 회향 앞두고 자자
천리 여정 돌아보며 감사·희망 나눠…‘인도순례’ 원력 다져

상월선원 삼보사찰 천리순례 423km 대장정의 마무리를 하루 앞두고 마지막 숙영지인 울산에 도착한 대중들이 그동안의 여정을 돌아보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10월17일 삼보사찰 천리순례 17일째를 맞이해 최종 목적지인 통도사를 목전에 두고 울산 캠핑장에 도착한 순례대중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무르익어가는 가을의 품에 안겨 지난 발걸음을 돌아보는 자자의 시간을 가졌다.

자자회에 동참한 순례대중들의 한 목소리는 ‘감사’와 ‘원력’이었다. 산을 넘고 강을 건너며 가을에서 겨울의 초입으로 들어서는 여정을 함께하며 서로를 격려해준 도반, 동참대중들의 잠자리와 공양을 비롯해 안전과 건강 등을 살피며 묵묵히 봉사해 준 외호대중,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도록 대중들을 이끌고 살핀 회주 자승 스님에 대한 감사였다. 그 여정에서 발견하고 무르익은 한국불교중흥의 가능성을 가슴에 아로새긴 순례대중들은 차오르는 원력으로 자자회를 영산회상 같은 감동으로 물들였다.

자자회는 숙영지 장소가 협소한 까닭에 하루 전 표충사에서 진행된 조별 자자의 내용을 공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천리순례 총도감 호산 스님의 사회로 마지막 8조부터 차례로 진행된 자자에서는 각 조 조장과 대표들이 조원들의 자자 내용을 발표하며 이번 순례 기간 느꼈던 좋았던 점과 감회를 전했다. 동시에 아쉬웠던 점과 각자의 참회, 앞으로의 계획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우바새로 구성된 8조 이재완 부조장은 ‘젊은 불자’들을 강조하며 불교중흥의 젊은 피가 될 것을 다짐했다. 이재완 부조장은 “8조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우바새들이 도반이 되어 천리순례를 함께 했다”며 “불자들의 결속력과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8조에서는 이번 여정이 불법승 삼보를 마음으로 느끼고 직접 친견하는 시간이 되었다는 소감이 눈길을 끌었다. 8조 조원 가운데 올해 처음 순례에 동참했다는 한 거사님은 “가장 싫어하는 일이 걷는 일이었지만 지금도 걷는 것이 좋아지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이번 순례를 통해 행복은 서로에게 조금씩 베푸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느꼈으며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의 국난을 극복하는 길 또한 서로에게 베푸는 마음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해 깊은 공감을 불러왔다.

우바이조인 7조에서는 감사의 인사가 이어졌다. 깨달음의 길을 열어주신 부처님과 불법을 수호하는 스님들에 대한 감사, 그리고 순례가 이어지는 동안 틈틈이 전해진 회주 자승 스님의 가르침에 대한 감동이 주를 이뤘다. “매일 새벽예불을 모시고 핸드폰을 꺼놓아 생각의 시간을 가진 것도 좋았지만 힘들 때마다 응원해주신 회주스님의 응원 덕분에 힘이 났다”며 “매일 회의를 통해 순례대중들의 소소한 불편함까지 풀어주려 애쓰시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우바이조 6조에서는 감사와 함께 참회의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도착지마다 환영해준 불자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6조 이태경 조장은 “긴 여정을 함께 하며 힘든 가운데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모습을 보며 우리 모두 부처님을 닮아가고 있음을 발견했다”며 “도착지마다 환영해주신 불자님들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지는 동시에 우리가 이런 환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말해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6조에서는 “순례단을 환영해주시는 분들의 보며 이런 불자님들이 바로 부처이고 보살임을 깨달았다”며 “마음으로 냈던 차별심과 잠깐 잠깐 마스크 내렸던 행동도 참회한다”고 말했다. 대중들은 박수로 이들의 참회를 받아들였다.

비구니스님 5명으로 구성된 5조에서는 순례 여정의 어려움보다 함께 한 도반과 대중들에 대한 감사의 목소리가 더 컸다.

5조 조장 지해 스님은 조원들의 자자 내용을 전하며 “많은 분들의 원력이 더해져 개인의 수행이 전법의 힘으로 확대됐다는 소감과 함께 순례단의 뒷바라지를 해준 봉사자들, 힘든 길에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도반스님들, 그리고 환희로운 순례의 길을 열어주신 회주스님에 대한 감사의 인사가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1조부터 4조까지는 비구스님 48명으로 구성됐다. 비구스님들은 이번 순례 기간 동안 아쉬웠던 점을 공유하며 다음 여정에 대한 새로운 제안들을 제시했다.

4조 조장 설암 스님은 “지난해 자비순례보다 모든 진행과 준비에 있어 체계가 잡힌 모습이었다”며 운영진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4조 스님들은 이번 순례 동안 많은 사찰을 참배했지만 미처 들리지 못한 작은 사찰들도 많았다는 점에서 다음 순례 계획이 잡힌다면 보다 많은 사찰을 참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한 설암 스님은 “무엇보다 포교 활성화를 위해 더욱 다양한 순례 프로그램들이 구성됐으면 좋겠다는 제안도 있었다”고 말했다.

3조에서는 내년으로 예정돼 있는 인도성지순례에 모든 조원들이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하며 보다 여법한 순례를 위한 제안들을 제시했다. 3조 조장 법원 스님은 “많은 대중이 함께 순례를 하는 과정에서 음식물 쓰레기 발생과 일회용품 사용이 불가피했다”며 “인도성지순례가 진행된다면 개인용 식기를 준비하고 뷔페식으로 음식을 차려 발우공양의 형태로 진행한다면 음식물쓰레기와 일회용품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제안했다.

2조에서는 이번 순례 기간 동안 대중들이 함께 한 공양게송이 대중화돼 음식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키우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눈길을 끌었다. 2조 조장 설도 스님은 “공양게송이 쉽고 간소할 뿐 아니라 내용도 좋았다”며 “이번 순례에 함께 한 스님들과 불자들이 각 사찰과 가정에서 공양게송을 생활화해 공양게송이 대중화되는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조는 순례대중 가운데 가장 연장자인 동명 스님의 당부 말씀으로 자자회를 마무리 했다. 동명 스님은 “한 사람의 스승을 모시기 위해서는 수천 명의 제자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가능하다”며 “이번 순례에 동참한 사부대중들이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후에도 수행자로, 불자로, 사회인으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 이 자리를 만들고 이끌어주신 회주스님이 불교계와 우리 사회를 이끌어 주시는 지도자가 되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회향”이라고 말해 대중들의 가슴에 또 하나의 화두를 심어주었다.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감사와 참회의 마음을 나눈 자자회는 동참 대중 모두가 회주 자승 스님과 동명 스님에게 합장 인사로 감사의 뜻을 전하며 마무리됐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06호 / 2021년 10월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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