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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사의 음악 선물’…나눔 콘서트로 소외이웃에 온정

  • 문화
  • 입력 2021.11.14 21:45
  • 수정 2021.11.15 11:42
  • 호수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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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국사 ‘제7회 나눔의 노래’ 개최
11월14일, 최근 신축한 월초당 1층서
따뜻한 마음 담은 노래로 나눔 가치 새겨
은평구장학재단·구산동에 장학금 전달

나눔은 연기법의 사회적 실천이다. “네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기에” 자신이 가진 능력을 타인에게 전하며 스스로 행복해지는 길을 찾는 방법. 바로 나눔에서 시작된다. 받기만 했던 일상을 돌아보고 나눔의 가치를 되새기는 자리가 마련됐다.

‘상월결사 실천도량’ 수국사(주지 호산 스님)가 11월14일 경내 템플스테이관 월초당 1층에서 7번째 나눔의 노래를 열었다. 이날 월초당에 모인 지역민들과 불자들은 공연을 통해 스쳐지나가는 일상에서 나눔의 가치를 되새겼다.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해오던 ‘나눔의 노래’는 2000~3000명이 운집하던 수준 높은 공연으로 정평이 났다. 1000개의 객석은 언제나 점유율 100%. 호산 스님은 세상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곳을 찾아 보듬고자 티켓 수익금을 고스란히 지역사회로 돌려 왔다.

이번 콘서트는 수용 인원을 30분의 1로 줄였다. ‘위드코로나’로 규제가 일부 완화되긴 했지만, 인원을 99명으로 제한하는 신중한 결정을 내렸다. 입구에 있는 방역 센터에서 체온 측정, 백신 접종 증명서 확인, 문진표 작성 등 검역 절차를 마치고 입장해야 했고, 공연 내내 관객들은 마스크를 벗어선 안 됐다. 코로나 이전과는 확연히 비교됐지만, 그래도 관객은 차분히 공연을 즐겼다.

함성과 ‘떼창’이 사라진 자리는 박수로 채웠다. 이날 압권은 단연 국보급 소리꾼 장사익씨였다. 그의 한 음 한 음이 살랑이는 손끝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관객들 마음을 묵직하게 울렸다. 관객들은 살짝 들었다 내리는 그의 발끝마저 숨죽이며 지켜봤다. 제1회부터 ‘나눔의 노래’에 출연해온 장사익씨는 하얀 한복을 입고 등장해 ‘찔레꽃’ ‘꽃구경’ ‘하늘가는길’ 등을 열창했다. 마지막 곡이 끝나자 관객들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무대로 내려가기 직전 장사익씨는 대중을 향해 ‘나눔’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그는 “초록잎이 물들어가는 초가을도 좋지만 낙엽이 다 떨어져가는 지금이 가을의 제맛”이라며 “가을에 수확된 생명들, 과일·곡식 등은 대부분 사람들이 먹는다. 하지만 가을에 대한 감사함을 모르고 지낸다. 자연이 우리에게 나누는 고마움을 오늘이라도 함께 가져보자”고 전했다. 이어 “낙엽이 제게 그러더라, 나는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는 것이라고. 낙엽이 건넨 메시지를 다시금 새기는 나눔 콘서트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7080 인기가수’ 우순실씨는 화려한 무대 매너로 대중을 휘어잡았다. 1982년 대학가요제에서 ‘잃어버린 우산’을 불러 동상을 받았던 우순실씨는 “내년이면 벌써 가요제에 나간지 40주년이 된다”면서 “세월이 참 빠르고 별로 한 것이 없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호산 스님을 만나 제가 ‘불자’로 거듭난 게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 전했다. 수국사 합창단(단장 김옥희)과 소프라노 연정연씨, 테너 허철영씨, 이하윤씨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 3학년 이하윤씨도 주옥같은 명곡으로 달아오른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날 호산 스님은 은평구장학재단에 300만원을, 구산동주민센터에 100만원을 전달하며, “작은 나눔 음악회에도 열일 제치고 함께 해준 모든 인연에게 고맙다”면서 “티켓을 판매하지 않아 적은 금액이지만 큰 마음으로 받아달라. 이웃에 보탬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러자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호산 스님이 수국사에 온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스님이 앞장서서 지역 사회에 나눔을 실천해주셔서 신도분들도 자긍심을 가지실 거라 생각한다. 은평구 발전에 함께해주시는 스님께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양주 석굴암 주지 도일 스님, 삼보사찰 천리순례대중 묘수 스님,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 상임감찰 법정 스님과 최상원 조계종 직할교구신도회장을 비롯한 임원진 5명, 조현우 조계종 총무원 직할교구사무처 팀장, 박용근 은평구의회 의장, 김태두 구산동 주민센터 통장 등이 함께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10호 / 2021년 11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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