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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압적 주술행위로 호환 방지 기원

  • 새해특집
  • 입력 2021.12.29 19:25
  • 수정 2021.12.30 09:21
  • 호수 1615
  • 댓글 2

[호랑이와 세시풍속]

포항 강사리 범굿. 창호지에 범 무늬를 그려 만든 탈과 옷을 입은 양중이 굿당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포항 강사리 범굿. 창호지에 범 무늬를 그려 만든 탈과 옷을 입은 양중이 굿당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민간에 전승돼 오고 있는 호랑이와 관련된 세시풍속은 사람과 가축이 다치는 호환(虎患)과 나쁜 액을 막고자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매년 정초를 범날로 정해 궁궐을 비롯한 일반 민가에선 호랑이그림을 대문에 붙여 나쁜 기운을 막았다. 범날 호환을 당할 수 있다고 믿어 왕래를 조심했다. 또 남의 집에 가서 대소변을 보면 그 집 식구가 호환을 입을 수 있다며 조심했고 짐승에 대한 악담을 삼가기도 했다. 

단오엔 쑥호랑이인 애호(艾虎)를 만들어 대문에 붙이거나 소지했다. 쑥의 진한 냄새와 정화력, 범의 용맹함을 결합해 귀신이나 집안으로 들어오는 재액, 잡신을 막을 수 있다고 여겼다.

또 동지를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며 부부간의 방사(房事)를 금기시했다. 호랑이는 평생 한 마리의 새끼만 낳고 동짓날에 교미를 한다고 여겨 사람도 방사를 하면 자식이 적을 것이라고 믿었다. 

동해안 지역에선 호환을 당해 죽은 영혼을 위로하고 방지하기 위해 ‘범굿'을 지냈다. 특히 포항의 ‘강사리 범굿'은 포수가 호랑이를 사냥하고 가죽을 벗기는 범탈놀이 후 소머리를 뒷산에 묻고 호랑이에게 사람 대신에 가져가라 하는 양면성을 보인다. 위압적인 주술행위를 함으로서 호환을 방지함과 동시에 호랑이에게 제물을 바치며 신성시하는 것이다. 강사리 범굿은 오랜 세월 전승돼 3년 주기로 10월마다 행해지고 있다.

고민규 인턴기자 mingg@beopbo.com

[1615호 / 2022년 1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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