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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지상‧민화‧불화 등에 등장

[호랑이와 문화재]

통도사 응진전 백호도. 김해 정암사 주지 법상 스님 제공.
통도사 응진전 백호도. 김해 정암사 주지 법상 스님 제공.

호랑이는 방위신이자 수호신으로 권위를 상징하고 악운을 막는다고 여겨 예로부터 능묘, 탑상, 불구, 생활용품에 호랑이 문양을 새겨넣는 풍습이 유행했다.

불교에서는 범 숭배신앙이 습합돼 사찰 내에서도 호랑이 탱화와 벽화를 찾아볼 수 있다. 산신을 모신 산신각과 삼성각에는 호랑이가 산신과 함께 근엄하게 앉아있다. 

응진전에선 나한상이 호랑이를 무릎에 앉혀 위세와 위엄을 상징한다. 또 사찰 벽화로 백호(白虎)를 그려 악으로부터 사찰과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장 역할을 했다. 통도사 금강계단 앞 응진전의 백호 벽화와 쌍계사 대웅전 백호벽화, 선암사 장경각 백호벽화 등이 유명하다.

삼국시대 고구려와 백제 고분벽화에서 호랑이는 사신(四神)역할을 맡아 무덤을 지키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신라에서도 12간지 토우 중 하나로 만들어져 고인에게 부조했다. 특히 호랑이 토우는 다른 12지 토우에 비해 사납게 울부짖고 있으며 디디고 서있는 발은 아주 큼직하게 만들어져 호랑이를 유독 강조했던 당시의 풍속을 보여준다. 국보 백제금동대향로의 호랑이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달려가는 듯한 역동적인 모습으로 표현됐다. 향로에 새겨진 동물들이 용, 봉황과 같이 상서롭고 길상적인 존재인 것을 보면 당시 호랑이를 두려워하며 신성시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 호랑이를 해학적으로 묘사한 민화들이 성행했는데, 까치를 바라보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등 친밀감 있게 표현된 그림들이 많다. 단원 김홍도의 ‘송하맹호도’와 작가를 알 수 없는 수많은 ‘까치호랑이’가 대표적이다. 

호랑이 석상도 있다. 호석(虎石)‧범바우‧용호석‧호랑이초석‧개바위라고 불린다. 마을의 입구나 중앙에 위치한 호랑이 석상은 액을 막는 수호신 역할을 한다. 풍수지리와 관련한 석상은 호랑이의 기운으로 명당 터를 발복시키기 위한 장치였다. 전북 남원시의 호석과 임실군 범바우, 경남 김해 흥부암 호랑이초석 등이 유명하다.

이밖에도 호랑이 연적, 호랑이로 장식한 벼루·필통·지통·인장 등도 호랑이와 관련된 대표적 문화재이다.

고민규 인턴기자 mingg@beopbo.com

[1615호 / 2022년 1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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