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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허 스님 광활한 사유 담긴 한국학의 새 지평

  • 불서
  • 입력 2022.01.24 13:07
  • 호수 1618
  • 댓글 1

탄허학 정립자가 20여년간 쌓아올린 탄허 스님의 진면모
탄허 스님 관련 다양한 연구성과·희귀사진·간산필첩 수록

탄허학 연구
문광 스님 지음 /조계종출판사
2만8000원 / 476쪽

문광 스님은 희대의 선지식이었던 탄허 스님의 광활한 사유의 스펙트럼을 21세기 한국학을 여는 새로운 지평으로 제시했다.
문광 스님은 희대의 선지식이었던 탄허 스님의 광활한 사유의 스펙트럼을 21세기 한국학을 여는 새로운 지평으로 제시했다.

탄허 스님(1913~1983)은 경허에서 한암으로 이어지는 한국선의 계승자다. 일평생 저녁 8~9시에서 새벽 12~1시까지 잠깐 수면을 취한 뒤 반드시 몇 시간의 참선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 것은 선사로서의 엄밀함을 보여준다. 스님은 20세기 최고의 대강백으로도 꼽힌다. ‘화엄경’ 현토와 번역 및 강원 교재 편찬이라는 방대한 역경불사를 이뤄냈으며, 각성, 통광, 무비 스님의 ‘탄허 3걸’이라는 기라성 같은 강백들을 양성했다. 명실상부한 한국불교의 ‘고승’이며 ‘대종사’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스님은 불교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는다. 유교와 도교 등 동양사상 전반에 대한 안목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이를 모두 포용해 통섭하고 있다.

조계종 교육아사리이며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 문광 스님이 ‘탄허학’이라고 명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효학’ ‘퇴계학’ ‘다산학’ 등과 같이 한 개인을 학술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경우는 단순히 그의 사상을 연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시대 사상과 정신, 사회상과 인간학 전반을 이해하고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탄허 스님은 동서(東西)와 고금(古今)이 교차하고 온갖 사상과 주의가 난무하는 20세기 격동의 한반도에서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유불선 삼교의 동양 정통사상을 하나로 꿰뚫고 기독교와 서양사상까지 겸해 융합회통하면서도, 인간의 영원한 과제인 심성수행을 선교겸수로 온전히 수행한 뒤 제시했다. 인재양성과 역경·교육사업의 보살행까지 총망라하고 주역과 정역의 방대한 역학적 근거 위에 한국인에게 미래와 비전을 제시한 미래학자였기에 ‘탄허학’의 성립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2013년 탄허 스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한 학술대회에서 ‘탄허학’이라는 용어를 처음 공식화한 문광 스님은 탄허학 연구의 실질적인 정립자다. 동국대 불교대학, 연세대 중어중문학과 학사·석사 과정을 거쳐 한국학중앙연구원 철학과에서 탄허 스님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탄허 스님의 지적 영역이 드넓은 만큼 그 사상을 연구하는 일도 지난한 일이다. 문광 스님은 탄허학 연구를 위해 수백 개에 이르는 육성법문 테이프를 정리하고, 관련 인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자료를 모았다. 유교, 도교 관련 경전들을 비롯해 주역과 정역을 이해하려 십수 년간 매달리기도 했다. 그렇지 않고선 탄허 스님의 진면모를 드러내는 일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탄허학 연구
탄허학 연구

‘탄허학 연구’는 스님이 20여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선보인 탄허학의 첫 결실이다. 탄허학과 21세기적 의미, 탄허학의 체와 용, 탄허와 한국불교의 정체성, 탄허선의 열린 지평과 구경처, 탄허의 선각(先覺)과 예지력, 탄허학의 모색과 향후 과제 등 탄허 스님에 대한 다양한 연구성과와 방향들을 제시함으로써 탄허학의 큰 틀을 보여주고 있다. 또 현존하는 탄허 스님의 묵적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출가 전 20세 때 쓴 ‘간산필첩(艮山筆牒)’의 탈초와 역주도 덧붙였다. 탄허 스님의 입적 직전 사진을 비롯해 당대 여러 큰스님들과 함께 찍은사진 10여점의 사료적 가치도 크다.

탄허 스님에 대한 연구에 천착할수록 조금씩 스님을 닮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문광 스님. 희대의 선지식이었던 탄허 스님의 광활한 사유의 스펙트럼은 문광 스님에 의해 21세기 한국학을 여는 새로운 지평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18호 / 2022년 1월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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