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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청도 대산사 무애당(無礙堂)

기자명 법상 스님

자신이 짓는 업은 도로 받게 돼

‘정법염처경’ 바탕으로 편집
사람 몸 얻고 도 닦지 않으면 
다시 악업 지어 괴롭히는 것

청도 대산사 무애당(無礙堂) / 청송 대전사 봉향각(奉香閣).
청도 대산사 무애당(無礙堂) / 청송 대전사 봉향각(奉香閣).

汝得人身不修道 如入寶山空手來
여득인신불수도 여입보산공수래 
憂患苦痛欲何爲 如今自作還自受 
우환고통욕하위 여금자작환자수 
(그대가 사람의 몸을 받았음에도 도를 닦지 않는다면/ 보물이 있는 산에 들어가 빈손으로 나오는 것과 같다./ 우환과 고통을 어찌하려 하느냐?/ 지금 네가 짓는 것은 바로 네가 돌려받는다.)

이 게송의 일부는 ‘정법염처경(正法念處經)’ 권 제17 아귀품(餓鬼品)에 나오는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여 논소(論疏)의 흐름에 맞게 편집되었다. 현수법장(賢首法藏 643∼712) 스님은 ‘화엄경탐현기(花嚴經探玄記)’ 권6에 “‘정법염처경’에서 염라왕이 죄인들에게 들려주는 게송”이라고 하였으나 경에는 이 게송이 없다. 당나라 숭복사(崇福寺)의 지승(智昇) 스님이 지은 ‘집제경예참의(集諸經禮懺儀)’ 권상(卷上)에도 게송이 일부 실려 있다. 주련은 ‘화엄경탐현기’뿐 아니라 ‘집제경예참의’도 그대로 인용하지 못했으며 순서도 틀렸다. 이 글에서는 순서를 바로잡아 설명하겠다. 대산사 무애당 주련의 글씨는 짐작하건대 대전사 봉향각 주련의 번각으로 보인다. 

먼저 ‘화엄경탄현기’ 권 제6의 내용을 살펴보자.

‘汝得人身不脩道 如至寶所空手歸 
汝今自作還自受 叫喚苦者欲何爲
여득인신불수도 여지보소공수귀
여금자작환자수 규환고자욕하위
(그대가 사람의 몸을 얻고서도 도를 닦지 않으면/ 보배 있는 곳에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으리./ 이제 그대가 스스로 지어서 다시 스스로 받으리니/ 괴롭다고 비명을 지르는 자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또 ‘집제경예참의’에 나오는 구절은 아래과 같다.
‘汝得人身不修道 如向寶山空手歸
汝今自造還自受 號咷啼哭知向誰
여득인신불수도 여향보산공수귀 
여금자조환자수 호도제곡지향수
‘(너희가 사람의 몸을 얻었으면서도 도를 닦지 않으니/ 그것은 마치 보배산을 앞에 두고서도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네./ 너희가 지금 스스로 짓고서 도리어 스스로 받으니/ 울부짖고 통곡한들 누가 알아주리오.)’

‘여득인신불수도(汝得人身不修道), 그대가 사람의 몸을 받았음에도 도를 닦지 않는다면’ 첫 구절과 관련하여 경에서는 ‘그로부터 목숨을 마치면 업을 따라 생사의 고통을 받지마는, 사람의 몸을 얻기 어렵기는 마치 바닷속의 눈먼 거북이가 떠도는 나무의 구멍을 만나는 것과 같다’라는 표현이 수차례 나온다. ‘여입보산공수래(如入寶山空手來), 보물이 있는 산에 들어가 빈손으로 나오는 것과 같다’ 두 번째 구절은 염라왕이 죄인들에게 게송으로 꾸짖는 내용이다. ‘여금자작환자수(如今自作還自受), 지금 네가 짓는 것은 바로 네가 돌려받는다’ 이 구절을 이해하려면 다음의 게송을 살펴보아야 한다. 

“汝於前世作衆惡 此業今當還自受
 自作自受不爲他 若他所作非己報
여어전세작중악 차업금당환자수 
자작자수불위타 약타소작비기보
‘(그대는 전생에 온갖 악업 지었기에 / 그 업을 지금에 도로 받는 것이다./ 자기가 지어 자기가 받음이나 남 때문은 아니다./ 만일 남이 지었다면 너의 갚음은 아니다.)’

‘우환고통욕하위(憂患苦痛欲何爲), 우환과 고통을 어찌하려 하느냐?’ ‘정법염처경’에는 죄인들이 받는 고통을 설명하는 게송도 여러 번 나온다. ‘화엄경탄현기’에서는 ‘규환고자욕하위(叫喚苦者欲何爲)’, 괴롭다고 비명을 지르는 자(者)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하였으며, ‘집제경예참의’에서는 ‘호도제곡지향수(號咷啼哭知向誰)’, 울부짖고 통곡한들 누가 알아주겠느냐?고 하였다. 그러므로 이 주련의 핵심은 자작자수(自作自受)다.

대전사나 대산사 모두 주련 뒤에 제법부동본래적(諸法不動本來寂)이라는 표현이 있다. 기둥 숫자에 맞추고자 의상조사의 ‘법성게(法性偈)’를 인용한 것이므로 여기서는 설명을 생략한다.

법상 스님 김해 정암사 주지 bbs4657@naver.com

[1619호 / 2022년 2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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