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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에 생명 불어넣는 의식 제대로 행해야죠”

  • 인터뷰
  • 입력 2022.02.25 20:24
  • 호수 1622
  • 댓글 0

무형문화재 제139호 ‘불복장’ 3월부터 백양사서 전수 교육
후령통 등 복장 물목 손수 만들고 작법 배우는 특별한 자리

“불복장 작법은 불상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입니다. 불교의식 가운데 가장 비밀스럽고도 중요한 의식이죠. 스님이라면 누구나 제대로 알고 행해야 합니다. 귀의의 대상에 생명을 불어넣는 의식이잖아요.”

국가무형문화재 제139호 불복장 작법 보유단체 ‘불복장작법보존회’ 도성 스님이 3월부터 매주 2·4주 월요일 장성 백양사 향적전에서 불복장 작법과 점안의식 전수 교육을 진행한다. 도성 스님은 1974년 백양사에서 출가해 1976년부터 수산지종(1922~2012) 스님에게 작법을 익히고 1999년 인가를 받았다. 

복장물을 넣는 방식을 간단히 소개하면 오보(五寶: 금·은·진주·호박·유리), 오곡(五穀: 보리·벼·조·녹두·참깨), 오향(五香: 침향·정향·유향·곽향·청목향), 사리구 등 85가지의 복장물을 후령통(喉鈴筒)에 넣은 뒤 후령통을 오색실과 보자기로 포장한다. 불상의 중심에 후령통을 바르게 세우고 범서 다라니, 발원문 등으로 주변을 꽉 채워 기울어지지 않도록 고정한다. 이 과정마다 진언을 염송한다.

“불상 안에 사리나 오보, 오곡, 오향, 경전 등을 봉안하는 복장의식은 불상에 숨결을 불어 넣는 중요한 의식입니다. 엄격한 법식이 요구되기에 복장물을 만들고 의식을 봉행하는 전문적 기능이 요구됩니다.”

불복장 작법이 끝나고 점안의식을 봉행하면 불상은 비로소 광명과 신의를 지닌 생명력 있는 부처님이 된다. 불복장 작법에서 불상 내부를 채우는 복장 의식이 복덕을 상징하고, 부처님의 눈을 뜨게 하는 점안의식은 지혜를 의미한다. 

불복장 작법이 시작된 시기는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고려시대 후기 불상에서 불복장이 다수 확인돼 전문가들은 이 작법이 7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졌을 것으로 본다. 특히 장성 백양사는 불복장 작법이 가장 잘 전승된 사찰이다.

불복장작법보존회 도성 스님이 불상 안에 들어갈 복장물을 손수 만들고 있다. 오른쪽 첫번째가 도성 스님.
불복장작법보존회 도성 스님이 불상 안에 들어갈 복장물을 손수 만들고 있다. 오른쪽 첫번째가 도성 스님.

도성 스님은 선조 8년(1575) 담양 용천사에서 간행된 ‘조상경’과 관련해 “각 경전에서 불상 조성에 요긴한 것들을 발췌한 ‘조상경’은 백양사 말사였던 담양 용천사판이 가장 오래됐다”면서 “1500년대부터 간행된 저본으로 작법이 조선시대까지 활발히 설행될 수 있었고 일제강점기에도 비전돼 맥을 이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불상 조성 의식과 절차를 정리한 의례서인 ‘조상경’은 우리나라에서만 발간된 경전이다. 

중국, 일본과는 차별화된 독창성으로 국가무형문화재를 넘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까지 충분하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정작 불복장 작법을 설행할 수 있는 스님도 줄고 있다. 거기다 갈수록 절차가 간소화되고 있어 전통과의 단절이 우려되고 있다는 상황이다. 이에 도성 스님은 “불복장 작법에는 우리가 태어나서 출가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의식화한 것으로 각 과정이 모두 의미가 크다”면서 “경전만 읽어서는 불복장 작법을 행하기가 어려운 만큼 이번 전수 과정을 잘 활용해 복장에 들어가는 물목을 손수 만들고 배우는 특별한 기회를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22호 / 2022년 3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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