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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고승 진영’ 정밀 조사한 첫 보고서 나왔다

  • 성보
  • 입력 2022.04.22 20:14
  • 수정 2022.04.22 20:50
  • 호수 1630
  • 댓글 0

불교문화재연구소, 송광사·통도사·해인사 등서 진영 347점 조사
역사·미술적 의미 재평가…보존 사각시대 벗어나 체계 관리 기대  

양산 통도사. [문화재청]
양산 통도사. [문화재청]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 스님)가 4월18일 문화재청과 함께 ‘한국의 사찰 문화재-2021 한국의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 보고서를 펴냈다. 

고승진영은 불교 미술 경향을 가늠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자 한 시대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기록물임에도 그간 불교회화라는 틀에 갇혀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학술조사를 통해 재평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보고서에 담긴 진영은 모두 347점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4월부터 9개월 동안 순천 송광사를 시작으로 양산 통도사, 창원 성주사, 합천 해인사·국일암·백련암·원당암·홍제암, 구례 화엄사·천은사, 밀양 표충사, 해남 대흥사, 영광 불갑사, 영암 도갑사, 함양 용추사, 하동 쌍계사 등 29곳 사찰의 진영을 조사했다. 

2021년 한국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 보고서. [문화재청]
2021년 한국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 보고서. [문화재청]

보고서에는 고승 진영에 담긴 다양한 기록(영찬·화기·묵서)도 수록했다. 은유·중유적인 표현이 많아 해석이 녹록치 않았던 찬문은 정병삼 숙명여대 명예교수와 최연식 동국대 사학과 교수가 감수했다. 고승의 계보와 관련한 문화재(승탑·탑비·전적·회화·현판)도 파악해 함께 실었다. 

합천 해인사 부휴당선수 진영(왼쪽), 합천 해인사 홍제암 송파당각민 진영.  [문화재청]
합천 해인사 부휴당선수 진영(왼쪽), 합천 해인사 홍제암 송파당각민 진영.  [문화재청]

이중 해인사 소장 진영 4점은 제작연대, 도상의 특수성, 희소성 등을 고려해 보존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산대사(휴정)와 함께 조선 중·후기 불교 중흥을 이끈 부휴선수 스님을 그린 ‘부휴당선수 진영’(해인사 소장)은 부휴선수 스님의 유일한 진영이라는 점에서 불교사적 의의가 크다.

임진왜란·병자호란 때 의승장으로 크게 활약한 벽암각성 스님을 그린 ‘벽암당 각성 진영'(해인사 국일암)은 제작시기가 1780년으로 명확하다는 점에서 가치가 인정됐다. ‘환적당 의천 진영'(해인사 백련암)은 1750년에 만들어져 현존하는 고승 진영 중 제작 시기가 비교적 빠른 것으로 나타났고, ‘송파당 각민 진영'(해인사 홍제암)은 화면 오른쪽 상단에 여래가 내영(來迎)하는 모습을 그려 배치가 독특한 작품으로 평가됐다. 

보고서에는 보존과학 조사 결과도 함께 수록됐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훼손부에 나타난 손상 요인(균열·박리·박락·박해·충해·부식·이물질 등)을 분석해 3단계로 나눠 등급을 부여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진영은 고승의 삶과 사상, 불교문화와 의례, 문중관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 문화유산이지만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면서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해 많은 진영들이 보존의 사각지대에서 유실·훼손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한국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 보고서 내지. [문화재청]
2021년 한국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 보고서 내지. [문화재청]

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순천 송광사 십육조사진영’(보조국사·정혜국사·진각국사)은 보존과학 정밀조사를 진행했다. 진영을 채색한 안료를 분석하고, 디지털 현미경으로 안료입자와 표면상태를 관찰했다. 또 이동형 X선 형광분석기로 안료 동정을 분석하고 색차계를 활용해 색도를 분석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이번 학술조사를 통해 진영 보존처리 방향성을 제시하고 보존가치가 크다고 판단되는 것은 국가지정문화재로 등재 신청해 안정적 관리 체계로 편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가 주관하고, 불교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실이 진행한 ‘한국의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는 2024년 마무리되는 4개년 사업이다. 올해는 전남과 경북 사찰 19곳에 있는 고승 진영 200여점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국의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 보고서’는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밀양 표충사. [문화재청]
밀양 표충사. [문화재청]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30호 / 2022년 4월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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