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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를 만나는 길’ …“삶의 경이로움 확인하는 94분”

  • 문화
  • 입력 2022.04.27 10:54
  • 수정 2022.05.02 14:14
  • 호수 1631
  • 댓글 0

5월12일 개봉 앞두고 4월26일 시사회 개최
프랑스 명상공동체 ‘플럼 빌리지’ 일상 그려
올해 입적한 틱낫한 스님 정정한 모습도 담겨

“강아지가 있었는데 죽었어요. 어떻게 하면 안 슬플까요.”

어린아이가 단상 위로 올라와 마이크를 들고 숨을 크게 몰아쉰다. 아이가 마음속 고민을 털어놓자 틱낫한 스님은 “참 어려운 질문이구나”하며 말문을 연다.

곧이어 스님은 “하늘을 바라보면 아름다운 구름이 있지? 구름이 사라지면 비가 된단다. 강아지도 똑같단다. 죽은 게 아니라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 있는 거야”라고 답한다. 그러자 상기됐던 아이의 얼굴에 어느새 맑은 미소가 번진다.

5월12일 개봉하는 ‘나를 만나는 길’(Walk with Me)은 프랑스 명상 공동체 플럼 빌리지 일상을 담아낸 영화다. 마크 제임스 프랜시스, 맥스 퓨 감독이 3년에 걸쳐 수행자의 생활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올해 1월22일 입적한 틱낫한 스님의 정정한 생전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삭발 염의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차곡차곡 채우듯 일상의 에피소드를 이어나간다. 걷고, 먹으며, 두 손으로 찻잔을 감싸 천천히 차를 마신다. 아주 평범하고 고요한 일상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며 ‘스크린을 보는 이 순간’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때 파문을 느끼는 건 오롯이 관객의 몫이다.

재소자들 눈높이에 맞춰 틱낫한 스님을 ‘스타워즈 요다와 비슷한 분’이라고 소개하는 한 수행자, 어느날 사라졌던 신부가 스님으로 돌아온 사연, 스님이 된 딸을 보며 ‘하나님’을 외치며 기뻐하는 아버지 등 곳곳에 숨겨진 위트와 감동도 의외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내레이션은 틱낫한 스님의 저서 ‘향기로운 종려나무 잎’에서 발췌했다. 이는 스님이 1962년부터 1966년까지 쓴 일기이다. 이를 ‘셜록홈즈’ ‘닥터 스트레인지’로 유명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읽었다. 

바스락거리고 소곤대는 자연의 소리에 치유되는 건 덤이다. 영국의 영화잡지 ‘스크린 인터내셔널’(Screen International)이 이 영화를 “삶의 경이로움을 확인하는 94분”이라고 평가한 이유이기도 하다.

중앙승가대 교수 금강 스님(왼쪽)과 부산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오른쪽)이 4월26일 시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 VIP시사회에 참여했다. 

개봉을 앞두고 4월26일 시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 VIP시사회에서 중앙승가대 교수 금강 스님은 “틱낫한 스님이 열반하셨어도 제자들의 일상에는 스님의 정신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알았다”면서 “스님의 뜻을 잇고 있는 제자들 마음이 장면마다 고스란히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부산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은 “스승은 참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면서 “저 역시 ‘스님의 한 사람으로서 잘 살아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부대중 모두가 영화를 보고, 듣고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31호 / 2022년 5월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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