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황룡사 발굴조사 성과를 담은 세 번째 보고서가 발간됐다. 이번 보고서에는 황룡사의 공동 생활공간과 사용했던 용기들, 스님들 공간으로 이동하던 주요 통로(도로)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배)는 5월4일 황룡사지에서 생활공간에 해당하는 강당 북동편 구역 발굴조사 내용을 수록한 ‘황룡사 발굴조사 보고서Ⅲ - 강당지 북동편지구’를 펴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1981~1983년 조사한 강당터 북동편 구역 건물터와 출토 유물을 소개하고 있다. 그간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황룡사 강당터 북동편 건물 배치와 구조, 황룡사 공동 생활공간(추정) 건물터와 유물, 황룡사 스님들이 머문 장소[僧地]으로 이어지는 문지와 통로에 대한 조사 성과를 제공하고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강당터 북동편이 ‘황룡사의 생활공간’이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강당터 북동편에서 확인된 대형 ‘건물터 29호’는 음식 재료를 담았던 것으로 짐작되는 큰 항아리 조각 50여 개가 출토돼 식자재를 저장하는 창고로 판단됐다.
또 백제와 고대 일본 승방터와 구조가 유사한 ‘건물터 25호’는 전돌(벽돌)로 축조한 화로 시설이 나와 거주 공간으로 추측됐다. 규모가 386㎡에 이르는 대형 유적인 ‘건물터 48호’는 식당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동문·창고·승방·식당 등으로 추정되는 건물터 39개소와 담장·우물·배수로 등 생활 기반 시설도 확인됐다. 사찰 북쪽과 동쪽의 외곽 경계도 확인할 수 있다.
황룡사 동편 담장과 이어지는 ‘건물터 13호’는 승원 영역으로 출입하는 동문터로 추정됐다. 이 건물터 서쪽으로는 빈터가 조성돼 있는데 지반을 단단하게 다진 점으로 미뤄 통로나 내부 도로였다고 판단된다.
유물은 대부분 생활이나 의례와 관련된 물품이 출토됐다. 신라~고려시대 기와·벽돌(전돌)·용기·조각이 출토됐고, 토제 등잔도 각 건물터에서 발견됐고, 벼루나 생활 용기도 다수 발굴됐다.
황룡사는 발굴조사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8차에 걸쳐 이뤄졌다. 사찰 중심부(금당·목탑·강당 등 회랑 안쪽)에 관한 조사 결과를 담은 첫 보고서는 1984년 출간됐다. 이어 2019년 12월 동회랑 동편을 다룬 두 번째 보고서가 35년 만에 발간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강당 북서편 구역 조사 내용을 담은 보고서도 출간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연구소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32호 / 2022년 5월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