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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대 최고 선지식을 통해 본 수행자의 참모습

  • 교학
  • 입력 2022.05.27 21:43
  • 호수 1634
  • 댓글 1

승가학연구원, 5월27일 ‘우리시대 선지식 생애로 본 수행자상’
근현대 활약한 월주·광우·고산·무산·고우·혜해 스님 사상 조명

중앙승가대 승가학연구원이 5월27일 경내 본관 4층 대강당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인스님들이 논문 발표를 경청하고 있는 모습. [승가학연구원]
중앙승가대 승가학연구원이 5월27일 경내 본관 4층 대강당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인스님들이 논문 발표를 경청하고 있는 모습. [승가학연구원]

현대 한국불교에서 사표로 꼽히던 선지식들의 삶과 사상을 조명해 현 시대 수행자상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다.

중앙승가대 승가학연구원(원장 지은 스님)이 5월27일 교내 대강당에서 ‘우리 시대 선지식들의 생애를 통해 본 수행자상’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첫 번째 선지식은 월주 스님(1935~2021)이었다. 행복문화연구소장 원빈 스님은 월주 스님의 보살행을 4단계(파종기·발아기·개화기·회향기)로 나눠 생애를 조명했다. 월주 스님은 신군부가 집권한 1980년 제17대 총무원장에 선출됐으나 ‘10·27 법난’ 때 강제 연행돼 취임 6개월 만에 총무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1994년 ‘종단개혁’ 이후 총무원장으로 복귀했다. 총무원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북녘 동포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미얀마·캄보디아 등 6개 저개발국에서 교육 및 생활환경 개선 사업에 심혈을 쏟았다. 원빈 스님은 “월주 스님의 보살행에는 두 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면서 “개인적 차원의 보살행을 종단 차원으로, 또 지구촌으로 확대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가학연구원]
[승가학연구원]

운문사 승가대학 교수이자 조계종 교육아사리인 원법 스님은 광우 스님(1925~2017)의  행적을 조명했다. 한국 비구니계 선구자로 평가받는 광우 스님은 1944년 최초의 비구니 강원인 남장사 관음강원을 1기로 나왔고, 1956년 비구니 최초로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했다. 조계종 최초로 원로 비구니에게 내리는 명사(明師) 법계를 받기도 했다. 전국비구니회 회장 시절엔 전국비구니회관 건립을 주도했다. 1958년 서울 성북구에 정각사를 창건하고 반세기 넘게 도심 포교에 진력했으며 ‘법화경’을 번역 출판해 법화산림법회를 10년 넘게 열었다. 원법 스님은 “광우 스님은 최초라는 수식에 걸맞은 교육·역경·포교 불사의 면모를 보여줬다”면서 “광우 스님은 비구니 승가 주체성과 위상, 긍지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행불선원장 월호 스님은 고산 스님(1933~2021)의 사상을 생애와 전법교화로 나눠 분석했다. 고산 스님은 조계종 제29대 총무원장을 거쳐 계율을 관장하는 전계대화상을 지냈다. 포교에 힘쓰면서도 평생 수행자의 강직함을 지켜 ‘지리산의 무쇠소’로도 불렸다. 한 번 옳다고 믿는 일에는 물러섬이 없었고, 부처님 법에 어긋나는 일이라 여길 때는 단호히 거부해 붙여진 별칭이었다. 고산 스님의 상좌이기도 한 월호 스님은 “고산 스님이 남긴 수행과 전법의 행적이 널리 현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승가학연구원]
[승가학연구원]

동국대 객원교수이자 봉은사 교육지도법사인 공일 스님은 무산 스님(1932~2018)의 문학세계를 탐색했다. ‘설악산 호랑이'라는 별칭이 따랐던 무산 스님은 정치권과 문화계, 사찰 인근 지역 주민까지 이념과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이와 거리낌 없이 인연을 쌓았다. 특히 ‘조오현’이라는 필명으로 1968년 등단한 스님은 시조시인이자 한글 선시의 개척자로 꼽힌다. 공일 스님은 “7세 생계를 위해 절에 들어온 무산 스님의 출가는 자발적이라기보단 버려짐, 고립과 가까웠다. 이 정서는 ‘심우도’ ‘일색과후’ ‘파도’ 등에 고스란히 투영됐고 무애도인으로 활약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중앙승가대 불교사회학부 교수 금강 스님은 고우 스님(1937~2021)의 선사상을 조명했다. 조계종 수좌(선승)들의 맏형으로 불렸던고우 스님은 선승들의 본산인 봉암사를 조계종 유일의 특별선원으로 자리 잡게 한 주역이다. 한국전쟁으로 전통이 끊긴 봉암사를 되살리고자 당대 선지식인 서옹·서암·지유 스님을 조실로 모시고, 총무와 주지 소임을 맡아 결사 정신과 선풍을 되살렸다. 금강 스님은 “고우 스님은 언제나 자신과 상대방이 이미 본래부터 깨달음을 완성한 존재라고 강조하셨다. 하지만 착각에 빠져 깨닫지 못할 뿐이라고 했다”면서 “특히 선수행 준비요소로서 신심, 발심, 정견이 중요하다고 했고 참선이 공·무아를 체험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승가학연구원]
[승가학연구원]

조계종 교육아사리 유정 스님은 혜해 스님(1921~2020)의 출가인연, 수행과정과 선사상을 살폈다. 1921년 평북 정주에서 태어난 혜해 스님은 1944년 금강산 신계사 법기암으로 출가했다. 1945년 북한이 공산화되자 이듬해 목숨을 걸고 38선을 넘어 봉암사와 해인사·묘관음사 등에서 효봉·성철·향곡 스님 등의 지도를 받으며 참선수행에 전념했다. 1970년대부터 경주 흥륜사에 머물며 천경림선원을 열어 비구니 스님들의 참선 수행을 이끌었다. 유정 스님은 “혜해 스님이 보여준 올곧은 모습은 탈종교인구가 급증하고 출가자가 급락하는 현시대 많은 여운을 남긴다”고 말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34호 / 2022년 6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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