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최고 사찰이었던 경북 경주 황룡사지 중문과 남문을 비롯한 건물터 6개의 기단이 복구되고, 남문터 바깥쪽에 광장이 정비된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6월2일 문화재수리기술위원회 심의에서 황룡사지 정비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술지도 자문단을 구성하고, 남쪽 광장의 담장은 시뮬레이션(모의 분석) 후 규모를 결정하기로 했다.
기단이 복구되는 건물터는 중문, 남문, 회랑 2개, 동서편 건물 2개다. 유구가 확인된 중문은 나무를 짜 맞춘 듯한 가구식 기단, 회랑은 장대석 기단이 각각 만들어진다. 유구가 드러나지 않은 남문과 동서편 건물은 기단 위치를 목재로 표시한다. 기단 복구도 국립문화재연구원 발굴조사와 고증 결과를 토대로 진행된다.
문화재청은 “기단 복구는 황룡사지 안에서 시행되는 첫 번째 문화재 복구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금당, 강당, 탑 등 중심 건물 기단이 복구되면 관람객이 사찰의 전반적 규모와 배치, 각 건물의 형태와 특징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룡사지 남쪽 광장은 너비 50m, 길이 500m의 대규모 공간이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이뤄진 발굴조사 결과와 학술연구를 바탕으로 유적 상부를 약 1m흙으로 덮고, 광장 상부면은 미사토로 다지고, 광장 남쪽 끝 지하 담장 유구 상부에 담장을 일정 구간 재현할 계획이다. 담장 주변에는 관람객 편의를 위한 탐방로를 조성하고, 나무를 심는다.
담장은 장소를 구분하고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재현 과정에서 시뮬레이션을 시행하고,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진행한 ‘황룡사 판축담장 축조기법 실험 및 설계’(2014) 결과를 반영한다. 판축담장은 흙을 층층이 다지며 쌓아올린 담장이다. 남쪽 광장이 정비되면 측면으로 진입했던 황룡사지 관람 동선이 광장, 남문, 중문, 탑, 금당, 강당 순으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또 황룡사지 구역이 동궁과 월지(전 안압지)와도 연결되게 된다. 문화재청은 “황룡사지의 동쪽과 남쪽 도시유적의 관계성과 한층 더 부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비 사업은 연내 착수하며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맡는다. 별도의 기술지도 자문단이 단계별로 조언을 하게 된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35호 / 2022년 6월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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