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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송이 필요한 이유

기자명 황산 스님

관세음보살 명호 부르는 명상
평화롭고 지혜로운 행복 도달
여럿이 함께하면 효과 커져
깨달음 향한 마음도 맑고 강력

명상 중 가장 효과적인 명상은 소리 파동 명상일 것입니다. ‘관세음보살’ 그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명호를 구구절절 외치는 명상은 일찍이 경전에서도 대단한 효과를 설해왔습니다.

‘관세음보살보문품’에 이르기를 “선남자야, 만일 한량없는 백천만억 중생이 여러 괴로움을 받을 때 이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듣고 일심으로 명호를 부르면, 관세음보살이 곧 그 음성을 듣고 모두 해탈케 하느니라” 하셨습니다. 물과 불의 재앙에서도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면 고난에서 벗어나는 등 가지가지 위험 속에서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불러 그 일이 해결된다고 하셨습니다. 다시 이르기를 “만일 어떤 중생이 음욕이 많더라도 관세음보살을 항상 생각하고 공경하면 곧 음욕을 여의며, 혹은 성내는 마음이 많더라도 관세음보살을 생각하고 공경하면 곧 그 마음을 여의며, 혹은 어리석음이 많더라도 관세음보살을 항상 생각하고 공경하면 곧 그 어리석음을 여의느니라” 하셨으니 마음 닦는데 이보다 훌륭한 방법이 또 있을까요?

명상이란 마음을 가다듬어 평화롭고 지혜로운 행복에 이르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름으로 그 목적은 쉽게 달성됩니다. 이렇게 좋은 명호 부르는 명상은 사실 혼자보다 여러 사람이 같이 부르면 훨씬 효과가 있습니다. 넓은 법당에서 수십, 수백 명이 큰 소리로 ‘관세음보살’ 명호를 간절하게 부르면 그 에너지는 온 우주 법계를 감싸게 됩니다. 명호뿐 아니라 경전 독송도 같은 효과가 나타납니다.

불자들에게 합송의 감동이 마음속 깊이 파고들면 불연이 심어집니다. 그러한 법회의 동사섭과 사찰문화 속에서 스님과 신도 사이의 신뢰와 원력도 확장됩니다. 보시하고 봉사하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일어나며 깨달음을 향한 마음도 맑아지고 강력해집니다. 이처럼 사찰에서는 합송 법회를 자주 열어야 출가자가 본분을 지키고 신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다행히 사찰에서는 새벽기도, 사시불공, 저녁기도 등에서 합송할 기회가 많습니다. ‘천수경’과 정근, 칠정례, ‘반야심경’ 독송 등이 기도시간에 포함된 덕분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좋은 프로그램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스님들의 기도를 이끄는 실력이 부족한 탓입니다. 신도들과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스님은 스님대로 신도는 신도대로 소리가 분리되면 에너지가 모이지 않습니다. 둘째, 기도 프로그램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선종 중심의 한국불교는 참선과 명상은 좋다고 강조하지만 불전에 올리는 불공과 기도는 강조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스님은 ‘목탁노동자’라며 법당에서 기도 집전하는 스님들을 비하하기도 합니다. 그런 대우를 받으니 합송하여 혼연일체의 법회를 만들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의무적으로 재와 불공, 예불만 하는 식이라면 결코 누구의 감동도 끌어낼 수 없습니다. 신도들에게는 기도를 열심히 하라면서도 막상 사찰에서는 뒷전이 된 셈입니다. 기도 프로그램이 어떤 수행보다 효과적이고 훌륭한데도 자신이 가진 보물은 모른 척하고 밖에서 다른 것을 찾고 있는 형국입니다. 

곧 백중 우란분절입니다. 백중은 선망 부모·조상님과 구천을 헤매는 영가님들을 위한 숭고한 기도입니다. 이 기도에서 ‘지장보살’의 명호를 간절히 부르고 ‘나무아미타불’ 장엄염불을 합니다. 승속이 하나가 되어 간절하게 염불하며 합송하면 그 환희심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기나긴 코로나19 방역으로 경제가 무너져 여기저기 곡소리가 납니다. 기후 위기로 지구촌 곳곳이 가뭄과 홍수, 산불, 태풍 등으로 아파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 위기와 식량·에너지·인플레 등의 위기까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불교에서는 더 기도에 전념하여야 하지 않을까요? 

인원 제한도 풀렸으니 신도님들이 많이 모일 기회입니다. 이번 백중기도에 전국의 사찰에서 지장보살의 명호가 하늘 끝까지 울려 퍼져 부처님의 가호 가피가 온 세계에 드리우길 간절히 축원합니다.

황산 스님 울산 황룡사 주지 hwangsanjigong@daum.net

[1640호 / 2022년 7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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