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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공양 올리는 방법

기자명 황산 스님

권선부터 분리수거까지 다양한
과정 참여하는 모든 이에 큰 복
타인 성불 위한 끝없는 노력이
상구보리 하화중생 진정 실천

부처님 전에 올리는 꽃 공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불국토를 장엄한다는 뜻입니다. 꽃은 가장 깨끗하고, 맑고, 정미하며, 모든 것을 품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완성된 형태로 부처님 전에 올리게 됩니다. 꽃 공양은 꽃꽂이해서 장식하는 방식과 화분에 키워서 올리는 방식으로 나뉩니다. 장, 단점이 있기에 무엇이 더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꽃꽂이는 식물을 싹둑싹둑 자르니 나무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을 하는 것만 같고 화분은 그 속에 벌레나 오물 등이 들어 있을 수 있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단점이라는 것도 생각하기에 따라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년생 나무는 가지치기하면 더 튼튼하게 잘 자랍니다. 일년생이든 다년생이든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부처님 전에 공양 올려지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영광입니다. 들에서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그냥 식물이지만 부처님 전에 올리면 세상의 등불이 됩니다. 부처님과 인연 공덕도 놓칠 수 없는 장점입니다. 꽃 공양 올리는 사람이 보현행원의 원력을 담아서 올린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원력이 가득한 공양이 올려진 장소에서는 기도하는 이들도 소원 성취를 이루기 쉽습니다.

꽃 공양은 누구나 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사찰은 일반 불자들도 꽃 공양을 쉽게 올릴 수 있도록 서비스해야 합니다. 꽃꽂이반을 만들어 신도들이 배워가며 직접 올리는 것도 좋고, 혼자 올려도 좋으며, 누구라도 쉽게 공양 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사람 저 사람 언제든 꽃 공양을 올릴 수 있도록 권선을 하면 권선하는 그 사람도 꽃 공양을 올리는 것과 같습니다. 

공양 올린 꽃을 관리하는 것도 꽃 공양입니다. 시든 부분이 있다면 그때마다 정리해 주어야 합니다. 물이 필요하다면 물을 주고, 잎이 떨어지면 즉시 치워야 합니다. 시들면 내려서 정리해야 합니다. 너무 빨리 내려도, 보기 흉할 정도로 늦게 내려서도 안됩니다. 올리는 것만큼 관리하고 내리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내려서 분리수거를 하는 것은 더욱 힘든 일입니다. 

사찰마다 꽃 공양을 담당하는 소임자가 있으면 좋습니다. 소임자는 꽃 공양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서 열심히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소임자는 자신의 소임에 최선을 다하되 타인에게 일시적으로 권선하는 것도 훌륭한 일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든 오래 다닌 불자든 누구라도 꽃 공양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꽃 공양의 방법에 대해 자기방식으로만 해야 한다며 고집하고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형식은 변하는 것입니다. 이어받았다거나 자기가 해온 방식만 옳다는 것은 편견입니다. 

이렇듯 꽃 공양은 권선부터 분리수거까지 다양한 과정을 거칩니다. 그 모든 과정에 원력이 있으면 권선하는 사람부터 올리는 사람, 관리하는 사람, 장소와 참여하는 이까지 모두 큰 복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이치는 과일 공양, 차 공양, 쌀 공양, 향 공양, 초 공양도 마찬가지입니다. 청소를 비롯한 법당 일과 공양간의 일도 원리는 같습니다. 

사찰의 주인은 우리 모두입니다. 특정한 누군가 독점해서는 안 됩니다. 주지는 잠깐이요 도량은 천년이 넘게 이어집니다. 불교의 가르침이 훌륭하여 모두에게 잘 맞습니다만 도량을 운영하는 방식이 독점적이라면 모였던 사람도 흩어지게 됩니다. 신뢰는 상대를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남에게 존중받으려면 내가 먼저 존중해야 합니다. 그 존중에 차별이 있어서 공양을 올리지 않은 사람이나 조금만 올리는 사람은 귀하게 여기지 않고 반면 비용을 많이 내거나 친한 사람만 귀하게 여긴다면 신뢰가 무너집니다. 자신이 원력을 세우는 것처럼 타인도 원력을 세울 수 있도록 다양한 방편을 써야 합니다. 타인이 성불할 수 있도록 끝없이 노력하면 저절로 신뢰가 생기고 결국 존중받게 됩니다. 육법공양을 내가 주도하되 상대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상구보리 하화중생입니다. 그 과정이 양보·구설·시비·오해·희생 등이 따르는 가시밭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참고 견디며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보살의 길입니다.

황산 스님 울산 황룡사 주지 hwangsanjigong@daum.net

[1652호 / 2022년 10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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