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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 국보된다

  • 성보
  • 입력 2022.10.31 11:09
  • 수정 2022.10.31 22:54
  • 호수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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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공예 정수로 꼽히는 보물이자 익산 미륵사 창건 역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10월31일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를 국보로 지정한다고 예고했다.

이 유물은 2009년 서탑의 중심을 이루는 기둥인 심주석(心柱石)의 사리공(舍利孔·사리를 넣으려고 마련한 구멍)과 기단부에서 나온 금제 사리봉영기(舍利奉迎記)와 사리호, 청동합 등 총 9점으로 이뤄졌다. 사리장엄구를 사리를 불탑에 안치할 때 사용하는 용기나 함께 봉인되는 공양물을 통칭한다.

사리장엄구 중 금제사리봉영기는 얇은 금판으로 만들어 앞·뒷면에 각각 11줄 총 193자가 새겨져 있는데, 내용은 좌평(佐平)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딸인 백제 왕후가 재물을 시주해 사찰을 창건하고 639년에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발견 당시 학계의 화제를 모았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미륵사를 창건한 주체는 백제 무왕과 그의 왕비이자 신라 진평왕 딸인 선화공주(善花公主)라고 돼 있으나, 사리봉영기에는 왕후가 사택적덕 딸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사리장엄구는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진 미륵사 창건 설화의 조성 연대와 주체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제시하며, 곡선미와 우아함이 돋보이는 서체도 한국 서예사 연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문화재청은 평가했다.

금동사리외호와금제사리내호는 몸체의 허리 부분을 돌려 여는 구조로, 동아시아 사리기에서 유사 사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독창적이다.

청동합은 구리와 주석 성분의 합금으로 크기가 각기 다른 6점으로 이뤄졌다. 이중 하나에는 '달솔(達率) 목근(目近)'이란 명문이 새겨져 있어 달솔이라는 벼슬(2품)을 한 목근이라는 인물이 시주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명문을 바탕으로 시주자의 신분이 백제 상류층이었다는 사실과 그가 시주한 공양품의 품목을 알 수 있어 사료적 가치와 함께 백제 최상품 그릇으로 희귀성이 높다.

문화재청은 "7세기 전반 백제 금속공예 기술사를 증명해주는 한편, 동아시아 사리 공예품의 대외 교류를 밝혀주는 자료로써 역사·학술·예술적 가치가 매우 크므로 국보로 지정해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초조본 유가사지론(初雕本 瑜伽師地論) 권66' '대방광불화엄경소(大方廣佛華嚴經疏) 권88' '불조역대통재'(佛祖歷代通載)도 보물로 각각 지정 예고됐다.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66'은 100권 중 그간 발견되지 않은 권수로 현존 유일본이다. 고려시대 한문을 우리말로 읽을 수 있도록 토를 단 석독구결(釋讀口訣)이 있어, 국어사 연구에도 귀중하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구결을 통해 당시 고려 유식학(唯識學) 수준도 가늠할 수 있다.

'대방광불화엄경소 권88'은 12세기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며, 보존 상태가 우수하다. 동아시아 불교교류 양상을 볼 수 있다고 문화재청은 덧붙였다.

종로도서관 소장 '불조역대통재(佛祖歷代通載)' 22권 14책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원나라 염상 스님(1282~?)이 석가모니불 탄생부터 1334년까지, 고승들 전기(傳記)•일화를 시간순로 엮은 책이다. 문화재청은 1472년(성종 3년) 인수대비(1437~1504)가 성종 모친이자 인수대비가 왕과 왕자, 공주 등 왕실 안녕과 장수를 위해 발원하고 간행했다. 문화재청은 "전체 권차가 남아 있는 완질본이면서, 국내 두 건만 확인되고 있어 완전성과 희소성이 높다"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보 및 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앞서 지정 예고된 '영주 부석사 안양루(安養樓)' '영주 부석사 범종각(梵鐘閣)'은 보물로 지정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56호 / 2022년 1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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