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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등 17건 지정…세계 무대서 가능성 확인 ‘한국불교학’

  • 학술·문화재
  • 입력 2022.12.16 22:10
  • 수정 2022.12.17 19:00
  • 호수 1622
  • 댓글 0

[2022 불교문화재·학술 결산]

창령사터 오백나한전 호주서 성황…뉴욕 타임스퀘어 해인사 소개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 첫 보물 탄생…성보 17건, 지정문화재로
‘불교학 올림픽’ 우리나라서 첫 개최…“높아진 한국불교학계 위상”

◆한류 힘입어 전통문화로서 불교에 주목

드라마·K팝 등 대중문화에서 시작한 ‘한류’가 한국의 전통문화에 관한 관심으로 확산되면서 ‘불교문화’도 세계의 주목을 받은 한 해였다.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상’이 첫 해외전을 열었고 ‘합천 해인사’ 영상이 보름간 뉴욕 타임스퀘어를 산사의 푸른 빛으로 물들였다. 시드니 파워하우스박물관(Powerhouse Museum)에서 열린 창령사 터 오백나한전은 첫 전시임에도 6개월간 23만명이 다녀갈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호주 일간지인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은 가라, 나한이 납신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백나한전을 “2022년 가장 아름다운 전시”라고 소개했다. 9월 보름간 타임스퀘어에 상영된 해인사 여행 영상은 애플TV ‘파친코’에 선자역을 맡은 배우 김민하가 소개해 큰 관심을 모았다.

 

◆세계가 인정한 대한민국 성보 

문화재 분야에도 세계적인 성과가 있었다. ‘양주 회암사 터’가 7월20일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랐고, 고려시대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가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돼 한국 성보의 위상을 짐작케 했다. 유네스코는 회암사가 “14세기 동아시아에 만개한 불교의 선종 문화의 번영을 보여주면서도 선종의 수행 전통과 사원의 공간 구성을 증명하고 있는 장소”라고 인정했다.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는 ‘삼국유사’를 세계가 보호해야 할 기록유산이라고 강조했다. 등재 목록에 오른 ‘삼국유사’ 가운데는 인출 시기가 가장 빠르다고 알려진 ‘부산 범어사 소장본’도 포함돼 의미를 더했다. 

 

◆성보 17건,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된 성보도 많았다. 국보 3건, 보물 11건, 사적 2건, 명승 1건이었다. 일명 ‘쌍둥이 불상’으로 불리는 ‘합천 해인사 법보전·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이 동시에 국보로 승격됐다. ‘쌍둥이 불상’은 각종 과학조사 결과 9세기 제작된 국내 최고(最古) 불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충목왕 2년(1346) 조성된 현존 유일의 고려후기 금동약사불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도 국보로 승격됐다. 

보물은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1755)를 포함해 모두 11건이 지정됐다. 신흥사는 6·25 한국전쟁 직후 사라진 영산회상도를 66년 만에 되찾고, 국내로 돌아온 지 2년 만에 보물로도 지정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에도 첫 보물이 탄생했다. 15세기 조성된 ‘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이다. 1938년 조선불교 총본산 건립에 맞춰 조계사로 이운된 이 불상은 조선왕실 발원으로 조성된 도갑사 대웅전에 봉안돼 있었다. 하지만 1977년 도갑사가 화재 발생으로 모두 전소돼 유일하게 남은 불상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의 복장유물(감지은니 묘법연화경·백지금니 법화경 변상도)과 ‘건칠보살좌상’ ‘금동아미타여래좌상’ ‘경주 (전) 염불사지 동·서 삼층석탑’ ‘경북 영주 부석사 안양루·범종각’ ‘상교정본 자비도량참법’ ‘법화현론 권3~4’ ‘묘법연화경’ ‘달마대사관심론’이  보물로 지정됐다.

사적으로 지정된 곳도 2곳 있었다. 이차돈 순교성지인 백률사가 위치한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과 신라 승관제도를 실증하는 유적이 발굴된 ‘강원 삼척 흥전리 절터’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명승도 1건 있었다. ‘경남 하동군 지리산 쌍계사·불일폭포 일원’이 명승이 됐다. 불일폭포는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 스님(1158~1210)이 수행하며 머문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다만 근대 문화유산 지정제도인 등록문화재로는 단 한 건도 지정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북악산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 논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올해 4월 청와대 인근 북악산 전면 개방을 하루 앞두고 산행 도중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아 논란이 일었다. 불교계가 청와대의 불교 문화유산 인식을 지적하자 김현모 전 문화재청장이 “이 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문화재가 아니”라고 해명해 논란을 키웠다. 조계종은 “자칫 국민에게 지정 문화재가 아니면 아무렇게나 대해도 상관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답했다.

더구나 천주교 신자인 문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청와대 관저에서 가톨릭 사제의 집례로 축복식을 열고 역대 정부 최초로 교황청에 특사를 파견한 일이나 재임 기간 중 두 차례 교황청을 방문한 ‘천주교 편향 정책’이 집권 내내 깔려 있어 불교계 공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문화재’→‘국가유산’ 명칭 변경

60년간 법률·행정 용어로 쓰여온 ‘문화재(文化財)’라는 명칭이 ‘국가유산(國家遺産)’으로 바뀐 것도 주요 사건으로 꼽힐 만하다. 문화재라는 용어가 과거 유물의 재화적(財貨的) 성격이 강하고 자연물과 사람을 문화재로 부르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지적 등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국민과의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고 ‘국가유산’ 명칭이 국가 귀속적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불교학계의 두드러진 세계화 행보

문화재 분야 못지않게 학술분야도 세계적인 행보를 보였다. ‘불교학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학술대회인 제19차 세계불교학대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Buddhist Studies, IABS)가 우리나라에서 막을 올리고 제6회 세계불교인식논리학회(International Dharmakirti Conference)도 연이어 개최된 것은 올해 주목할만한 성과다. 이에 세계적으로 점차 높아지고 있는 한국불교 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세계불교학대회는 2017년 중국 저장대학과 치열한 유치경쟁 끝에 차기 개최권을 따내 예정대로 라면 2020년 열려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2년이 연기돼 사실상 5년 만에 열리게 됐다. 공백이 길었던 만큼 세계불교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코로나 유행이 3년 차를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그간 멈칫했던 국내 학술대회가 속속 열리는 등 불교학계에 활기가 맴돌았다. 

 

◆‘한국불교학’ ‘불교학보’ 100집 발간

1960~1970년대 창간된 불교학술지들이 100집을 발행하며 불교학계의 새역사를 썼다. 국내 불교학계 가운데 100집을 발간한 건 한국불교학회의 ‘한국불교학’이 처음이다. 연이어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의 ‘불교학보’도 100집을 내놨다. 최초 불교학술지는 1958년 창간한 ‘동국사상’이지만 1998년 29집으로 종간됐다. 

◆새 불교박사 79명 탄생

올해도 많은 불교 박사가 탄생했다. 법보신문 조사 결과 상·하반기 불교 관련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박사는 모두 79명이었다. 이 가운데 27%(21명)가 스님이었고, 73%(58명)는 재가자였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62호 / 2022년 1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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