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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uddhism 세계의 중심에 서다] 5. 보살행으로 ‘우뚝’ 한국불교 NGO

  • 새해특집
  • 입력 2022.12.28 17:17
  • 수정 2023.01.03 10:33
  • 호수 1663
  • 댓글 0

한국불교NGO가 심은 자비의 씨앗, 개발도상국의 거목 되다

물품·후원금 등 생계지원에서
구호·국제협력사업으로 전환
학교 건립·취업 지원 등 주력

로터스월드, 캄보디아 미용센터
청소년에게 한국미용기술 교육

동행, 아프리카 농업인재 양성
인도JTS, 달리트 학습권 보장

굿월드자선은행, 필리핀 마을에
보육·교육으로 안정적 성장 지원

아름다운동행이 탄자니아에 설립한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던지며 기뻐하고 있다. 졸업생은 총 330명이며, 민간과 관공서에 두루 진출해 국가경제를 이끌고 있다
아름다운동행이 탄자니아에 설립한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던지며 기뻐하고 있다. 졸업생은 총 330명이며, 민간과 관공서에 두루 진출해 국가경제를 이끌고 있다

한류의 열풍을 타고 한국불교 전통문화가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면 한국불교 NGO는 저개발국가에 진출해 부처님 자비심으로 구호활동 및 개발협력사업을 진행하면서 한국불교의 위상을 높이는 중이다. 2000년대 초반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 경제적으로 낙후된 국가를 대상으로 생계지원에 나섰던 NGO들이 최근 학교 건립 및 취업 지원 등을 통해 인재양성에도 힘쓰면서 해당 지역의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경제적 자립 지원, 로터스월드=로터스월드(이사장 성관 스님)는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를 중심으로 보육기관, 학교, 도서관, 진료소, 식수시설 등 인프라 조성 활동을 전개 중이다. 특히 직업 훈련과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면서 경제적 자립 기반 마련에도 앞장서고 있다.

캄보디아 내 희망의 교육기관으로 불리우는 ‘로터스희망미용센터’가 대표적이다. 미용 관련 직종은 소득이 높아 캄보디아인들이 선호하는 직업이지만 가난 탓에 배움의 문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당시 미용 기술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곳도 없었다. 이에 로터스월드는 유흥, 폭력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된 빈곤 청소년들에게 무상으로 전문미용기술훈련 기회를 제공해 취업과 자립에 도움을 주고자 2011년 사회적기업 로터스희망미용센터를 설립했다.

로터스희망미용센터에서 교육받는 학생.
로터스희망미용센터에서 교육받는 학생.

센터가 문을 열자 교육을 희망하는 청소년들의 열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센터는 네일아트, 펌·커트 등 한국 미용기술에 근거한 전문미용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훈련생 생활지원과 진로 상담을 연계한 취업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매년 20~25명을 선발, 9개월간의 교육과정을 거쳐 미용사를 양성하는데, 현재까지 150명이 로터스희망미용센터를 졸업해 전원이 캄보디아 미용 업계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직업훈련 교육의 모범사례로도 평가받는다. 프놈펜, 시엠립 등에 있는 미용실에 근무하며 캄보디아 미용계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13년 로터스뷰티(Lotus Beauty)를 열어 졸업생들의 취업을 돕고 미용센터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점도 특징이다.

캄보디아 빈민촌인 프놈끄라움 지역에는 수원 마을을 조성해 가재양식 사업도 시작했다. 가재양식 방법을 교육하며 주민역량 강화와 소득 창출을 지원해 경제적 자립을 도와주는 일에 소홀함이 없다는 평가다. 아울러 미얀마에서는 사회적 기업인 두부공장을 설립, 현지인을 채용해 운영 중이다. 이미 미얀마 식당 및 마트 11개 지점과 한인 식당 및 마트 10곳에 두부를 공급하는 등 안정적 수입원을 확보한 건실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로터스월드의 자비행에 힘입어 주민들은 굶주림에서 벗어났으며,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은 양질의 교육을 거쳐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 불교 불모지에 씨앗을 심다. 아름다운동행=아름다운동행(이사장 진우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을 전해 불제자를 양성하고 국가 경제를 이끌 인재를 배출시킨다는 목적으로 불교 불모지인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눈을 돌렸다. 탄자니아는 전체 노동인구 대비 농업 종사자가 66%일 정도로 1차 산업 비중이 큰 데 반해 농업기술이 부족해 만성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려왔다.

이에 아름다운동행은 한국 농업기술을 전수해 비약적인 농업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2016년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교를 설립했다. 농업 전문가를 교수로 초빙하고 체계적인 커리큘럼, 유학 지원, 기숙사 등 생활지원까지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허허벌판이었던 곳에 번듯한 학교가 들어서자 입학을 희망하는 입·편입생이 늘어났고 2019년 130명대를 기록했다.

대규모 농업실습장과 가축실습장을 갖추고 있어 농업, 원예, 축산 이론뿐 아니라 실습까지 이뤄지고 있다. 교수진의 열정과 한국불교계의 지원 하에 학생들은 농업 전문가로서 민간과 관공서에 두루 진출, 식량 사정을 개선하는 등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인재로 발돋움했다.

옥수수죽을 배급받고 있는 모습.
옥수수죽을 배급받고 있는 모습.

대학교 인근 초등학교에 옥수수죽을 배급하는 해피콘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죽을 먹기 위해 등교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출석률과 중등학교 진학률도 자연스레 올라갔다. 아름다운동행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국가 인재양성의 요람이자 전체 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동력원이 된 셈이다.

▣ 불가촉천민에게도 기회를, 인도JTS=성지순례길에서 구걸하는 수많은 아이들을 목격한 법륜 스님이 1993년 인도 둥게스와리에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짓기 시작한 것이 인도JTS(이사장 법륜 스님)의 출발이다. 둥게스와리는 인도 불가촉천민으로 차별받던 달리트의 집단 거주촌이었다. 계급 피라미드에도 속하지 않는 이들은 사회와 철저히 분리돼 교육은 물론 의식주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초·중학교 과정을 위한 수자타아카데미를 설립해 힌디어, 수학, 영어, 산스크리트어, 지리 등의 정규 교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수자타는 상급생이 하급생을 가르치는 구조로, 교육봉사를 의무화함으로써 지역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 인도JTS의 노력 속에 문맹률이 85%에 달했던 둥게스와리 마을은 현재 인도 전역의 평균보다 훨씬 낮은 문맹률을 기록했다. 이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수치이다. 졸업한 학생들 일부는 철도, 군인, 경찰 등 국가공무원으로 근무하는 등 인도JTS는 불가촉천민 아이들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바카병원을 설립, 의료 취약지역인 둥게스와리 마을의 의료 접근성도 향상시켰다. 의료 인프라가 갖춰지고 안전한 진료가 가능해지면서 매일 100여명의 환자가 의료혜택을 받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의 건강 증진은 물론 위생상태도 크게 개선됐다.

▣ 아이보육에서 의료지원까지, 굿월드자선은행=굿월드자선은행(이사장 덕문 스님)은 설립 초기장학사업을 중심으로 네팔, 필리핀 등 저소득층 생활지원에 주력했다. 지속가능한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여러 스님들이 뜻을 모아 2014년부터는 필리핀에서 어린이교육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유아교육기관이 없던 지역을 선정, 2014년 스테파노데이케어센터 건립을 시작으로 2017년 문덕, 2018년 명궁센터를 설립했다.
 

센터들이 들어선 곳은 쓰레기매립지로 강제이주당한 빈민들, 미등록자들의 정착지다. 악취와 벌레가 들끓는 열악한 환경에 부모들은 아이의 양육과 교육에는 관심이 없었다. 방치되다시피 성장한 아이들에게 쓰레기는 친구였고, 먹거리였다. 부모들을 찾아가 아이가 왜 입학을 해야하는지, 교육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했다. 비로소 아이들은 데이케어센터에 입소해 돌봄과 함께 기본적인 교육을 받고 양질의 식사를 제공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나가고 있다.
 

마하의료회 도움으로 필리핀 아이가 진료 받고 있다.
마하의료회 도움으로 필리핀 아이가 진료 받고 있다.

마하의료회의 도움을 받아 마을주민들이 산부인과, 내과 등 수준 높은 진료 및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의료공백 해소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또 출생신고를 하지 못해 신분 없이 살아가는 시민들을 위해 ‘호적 살리기’ 캠페인도 진행했다. 시청과 1년 협의 끝에 400명의 주민들이 신분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필리핀 국민들에게 굿월드자선은행은 단순히 도움만 주는 단체가 아닌 지역을 재건해 거주민들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63호 / 2023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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